구기정 ‘매크로 하이브리드 풍경’ 디지털에서 재창조된 자연을 담은 미디어아트

발행일자 | 2024.08.12 15:46

구기정 작가의 <매크로 하이브리드 풍경(Macro Hybrid Scenes)>은 자연의 이미지를 디지털과 결합된 입체공간에서 재창조한 미디어아트 작품이다. 이 작품은 LG아트센터 서울 2층 아트 라운지에서 <빛과 인간을 담아내다>로 전시 중이다.

이번 전시는 LG아트센터 서울, LG전자 주최, 한국메세나협회 주관으로, LG아트센터 서울 개관 1주년 기념으로 진행된 ‘미디어아트 신진작가 공모전’(2023)의 선정 작가 전시이다.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공연장에서 만나는 미디어아트 전시로 주목받고 있으며, 2024년 8월 9일부터 11월 7일까지 무료로 공개된다.

구기정 ‘매크로 하이브리드 풍경(Macro Hybrid Scenes)’ 작품 캡처 이미지. 사진=LG아트센터 서울 제공
<구기정 ‘매크로 하이브리드 풍경(Macro Hybrid Scenes)’ 작품 캡처 이미지. 사진=LG아트센터 서울 제공>

◇ 자연계에서 존재하는 곡선의 기본 정서를 그대로 살리다

<매크로 하이브리드 풍경>은 자연계에서 존재하는 곡선의 기본 정서를 그대로 살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고해상도 카메라와 3D렌더링 기술로 실존하는 자연의 이미지를 변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런 곡선의 정서는 미디어아트와 작품의 구조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자연계에 원래 존재하는 선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역사적으로 다수 있다.

<매크로 하이브리드 풍경>이 펼쳐지는 OLED TV는 사각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 차분히 몰입하면, 미디어아트가 펼쳐지는 세상은 사각의 세계가 아닐 수 있다는 상상도 가능하다. 사각의 통유리 창을 통해 자연의 풍광을 보는 것처럼, OLED TV의 사각은 자연을 바라보는 통로, 자연으로 통하는 통로라고 볼 수도 있다.

구기정 ‘매크로 하이브리드 풍경(Macro Hybrid Scenes)’ 전시 이미지. 사진=LG아트센터 서울 제공
<구기정 ‘매크로 하이브리드 풍경(Macro Hybrid Scenes)’ 전시 이미지. 사진=LG아트센터 서울 제공>

실물 공간의 곡선 파이프가 미디어아트 속의 곡선 파이프의 조화와 연결에 주목하면 그런 상상은 더욱 구체화된다. 전시장과 디지털이 별개의 공간이 아닌 연결된 하나의 공간처럼 보이게 만든 <매크로 하이브리드 풍경>의 구도 덕분에, 미디어아트의 공간에서 실존하는 이미지와의 이질감이 별로 다가오지 않는다. 이는 미디어아트의 힘임과 동시에, 고해상도 대형 화면의 힘으로 보인다.

◇ 색체심리학으로 살펴보는, <매크로 하이브리드 풍경>의 은색

은색은 기본적으로 하이테크놀러지의 색이다. 금보다 더 각이 진, 뾰족한 형태를 연상시키며 빠른 속도감을 느끼게 만드는 색이다. 그런데 <매크로 하이브리드 풍경>에서 구기정 작가는 은색의 이미지를 곡선과 원형에 사용했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은 <매크로 하이브리드 풍경>을 보며 다양한 정서를 받아들일 수 있고, 다채로운 해석도 가능하다.

<매크로 하이브리드 풍경>에서 자주 보이는 색은 초록색 계열과 밝은 파랑색 계열이다. 구조물을 이루는 원형 파이프의 은색과 미디어아트 속 원형 파이프의 은색은, 디지털로 구현된 자연의 풍경과 부드러운 조화를 이룬다.

구기정 ‘매크로 하이브리드 풍경(Macro Hybrid Scenes)’ 전시 전경. 사진=LG아트센터 서울 제공
<구기정 ‘매크로 하이브리드 풍경(Macro Hybrid Scenes)’ 전시 전경. 사진=LG아트센터 서울 제공>

은빛 찬란한 오후의 서해 바다, 강변의 고층 건물에서 바라보는 대낮의 반짝반짝한 한강, 여름에 시원하게 청량감을 주는 은색 탁자와 의자, 은색의 고급 가전제품에서 우리는 은색을 경험한다.

<매크로 하이브리드 풍경>의 은색은 빠른 속도감과 밝고 깨끗함, 현대 문명과 하이테크놀로지를 상징할 수도 있다. 첨단의 아트인 미디어아트와 연결한 해석도 가능하다. 실존하는 자연의 이미지를 현대적인 디지털의 이미지로 재창조하면서, 그 연결고리에 은색의 이미지를 선택한 작가의 예술적, 기술적 감각은 무척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그 은색은 곡선과 결합해 사용한 점이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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