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요타, 추가 도입 모델과 성공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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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 야리스

“한국 팬들이 토요타 GR 브랜드를 기다리고 사랑하고 있다는 점은 저희도 충분히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은 구체적인 계획을 말하기 힘들지만, 'GR을 한국에서도 보고 싶다'는 목소리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그 움직임이 현실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응원과 기대, 앞으로도 부탁드립니다.”

최근 열린 FIA WRC 랠리 재팬 경기에서 만난 다카하시 토모야 GR(Gazoo Racing) 컴퍼니 대표는 GR 차종의 한국 도입 가능성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묘한 표정으로 이런 대답을 한 그의 속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한국 도입을 바라는 목소리를 알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한국에 수입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일단 앞서 언급한 GR 브랜드 산하의 모델들을 살펴보자. GR은 'Gazoo Racing(가주 레이싱)'의 약자로, 토요타의 스포티한 모델들을 가리킨다. 현재 판매되는 모델은 GR 코롤라, GR 86, GR 수프라, GR 야리스 등 네 종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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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 코롤라

이 가운데 GR 86과 GR 수프라는 한국에 소개되었고, 현재는 GR 86만 판매 중이다. 아직 도입되지 않은 GR 코롤라는 미국에서 기본 가격이 3만9920달러(약 5855만원, 12일 매매기준율. 이하 동일)에 판매되고 있다. 최고출력 300마력 엔진에 풀 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이며, 8단 자동변속기 또는 6단 수동변속기가 장착된다. 미국에서 구입하면 1년 동안 NASA(National Auto Sports Association)에 가입돼 활동할 수 있다.

GR 야리스는 미국에서 판매되지 않아서 일본 판매 모델을 살펴봤다. 일본 내수용 모델은 356만 엔(약 3374만원)부터 582만5000엔(약 5521만원) 사이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작은 차지만, 기본형 가격이 GR 86의 최상위 모델과 비슷할 정도다.

GR 야리스의 도입 가능성에 대해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모든 모델을 검토 중인데, 한국에서 판매하기 위한 인증 절차가 아주 복잡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GR이 아닌 일반 야리스는 어떨까? 이에 대해 그는 “과거 프리우스 C와 코롤라를 들여온 경험으로 볼 때 준중형급이나 소형급은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정리하자면, 일반 준중형차나 소형차는 가능성이 작고, 고성능 GR 모델은 검토해보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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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크루저

이와 별개로, 랜드크루저의 한국 상륙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랜드크루저는 1951년 탄생한 토요타의 대표적인 SUV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무사히 돌아올 수 있는 자동차'가 개발 모토인데, 이는 한국에 시판 중인 렉서스 LX 700h와 같다.

랜드크루저 미국 판매 모델은 5만7200달러(약 8388만원)부터 시작한다. 직렬 4기통 2.4ℓ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얹고 최고출력 326마력을 자랑한다. 진흙 길 등에서 안전한 주행이 가능한 '크라울 컨트롤'이 기본이고, 멀티 터레인 셀렉트(MTS)는 옵션이다.

일본에서는 좀 더 다양한 모델이 판매된다. 클래식한 랜드크루저 70은 480만 엔(약 4545만원)이고, 랜드크루저 250은 520만 엔(약 4924만원)부터 735만 엔(약 6960만원)에 팔린다. 도입 모델에 따라 현대자동차나 기아의 모델들과 충분히 겨뤄볼 만하다.

랜드크루저의 판매 가능성이 큰 이유는, 앞서 상륙한 렉서스 LX 700h의 성공 덕분이다. 이 차는 한국에서 약 1억6000만원에 판매되는데, 올해만 335대가 팔렸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RX 500h(96대)보다도 많이 팔린 것이다. LX 판매가 이 정도라면, 거의 절반 가격인 랜드크루저는 두 배 이상 팔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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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이

수소전기차 '미라이'의 한국 도입 가능성도 눈길을 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열린 재팬 모빌리티쇼에서 수소전기차 신형 '넥쏘'의 일본 시판을 알린 바 있다. 토요타가 이에 대응해 미라이를 한국에 판매할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아직 논의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미라이는 세단형 수소전기차로, 3분 충전으로 약 850㎞를 달릴 수 있다. 일본 판매 가격은 741만4000엔(약 7016만원)~821만5900엔(약 7775만원)이다. 현대 넥쏘가 세제 혜택 전 기준으로 8050만원이니까 미라이도 가격 경쟁력이 꽤 있는 편이다.

한국토요타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렉서스 브랜드가 1만2855대로 전년 대비 12% 성장했으며, 토요타 브랜드는 7887대로 전년 대비 0.9% 성장했다. 렉서스의 판매 증가에 비해 토요타는 거의 제자리에 머물렀다는 게 데이터로 나타난다. 토요타 브랜드에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인데, 한국토요타가 어떤 선택을 할지 기대된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