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 베이비,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60-4

발행일자 | 2009.08.01 12:04

우린 세뇌되고 있다. 람보르기니란 이름을 들었을 때, 먼저 황소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달려오는 억센 황소에 뿔로 들이 받히는 그 무시무시한 충격까지도 느껴지니 말이다. 그런데 과연 람보르기니들이 황소같은가? 사실 무르시엘라고 이후로 그렇지 않다.

글, 사진 / 박기돈 (www.rpm9.com 편집장)


그러고 보니 람보르기니들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것이 불과 6년 전부터다. 람보르기니에도 V12가 아닌 모델들이 있었다. 1970년 우라코, 1976년 실루엣, 1982년 잘파가 있었다. 이들은 모두 V8 엔진을 얹었다. 그리고 잘파가 단종되고부터는 V12 모델인 카운타크의 후계차 디아블로만 살아 남았다.

자동차를 잘 모르던 시절, 아주 인상적인 자동차 사진을 봤었다. 이름은 칼라. 난 그차가 실제 판매되고 있는 차인 줄 알았다. 알고 봤더니 이탈디자인에서 디자인한 차로 V10 엔진 베이비 람보르기니를 위한 컨셉트카였단다. 당시의 람보르기니였던 디아블로와 어딘지 닮은 듯, 또 많이 다른, 너무나 매력적이었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 차를 실제 도로에서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실망감 또한 잊혀지지 않는다.

오랜 기다림과 우여곡절 끝에 디아블로의 후계차는 무르시엘라고가 되었다. 첫 눈에 람보르기니임을 알 수 있을 만큼 람보르기니 다우면서 또 미래적인 모델이었다. 무르시엘라고가 등장하기 전에 제안되었다가 거절 당한 자가토의 컨셉이 양산되지 않아서 무척이나 다행이었다. 무르시엘라고가 순풍에 돛을 달고 출항하자 곧이어 베이비 람보 이야기가 다시 흘러나왔다. 아우디가 가세한 만큼 가능성은 높아 보였고, 불과 그 이듬해 (비록 그 예뻤던 칼라는 아니지만) 베이비 람보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우디 산하에서 모든 것이 만들어진 첫 작품이었다.

공개와 함께 국내에선 이름 때문에 여러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금은 Gallardo를 모두다 가야르도라고 발음하지만 처음엔 어느 누구도 그렇게 발음하지 못했다. 여러 모터쇼를 취재해 온 대 선배 저널리스트가 원어 발음에 맞게 가야르도라고 기사에 섰고, 그 후 모두들 확인을 거쳐 현재처럼 부르게 된 것이다.

가야르도는 람보르기니에 날개를 달아준 모델이다. 당시 경쟁모델인 페라리 360 모데나에 비해 월등히 앞서는 성능으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것이다. V8 3.6과 V10 5.0이 어디 경쟁이 되겠는가? 사실 베이비가 베이비가 아니었던 것이지. 이 후 가야르도 스파이더가 2005년, GT 경주차 컨셉의 경량 가야르도 수퍼레제라가 2007년 등장했다.

그리고 지난 해 2세대 가야르도라 할 수 있는 LP560-4가 등장했다. 지난 무르시엘라고 LP640 시승기에서 설명했듯이, LP는 엔진을 뒤쪽에 세로로 얹었다는 뜻이고, 560은 출력을, 4는 4륜 구동을 의미한다. 디아블로 VT 이 후 줄곧 4륜 구동 모델을 선보여 왔지만 정작 이름에 4를 붙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4륜 구동 시스템도 개선을 거쳤지만 이전과 전혀 다른 시스템이 적용된 것은 아닌데도 말이다. 설마 최근에 등장한 ‘가야르도 LP550-2 발렌티노 발보니’를 염두에 둔 포석이었을까?

오늘은 지난 해 등장해 강력한 성능으로 수퍼 베이비로 자리 잡은 가야르도 LP560-4를 시승했다. 출시 후 1년 이상이 지나긴 했지만 과거 어느 때보다 완성도가 높은 람보르기니의 현주소를 잘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모델임과 동시에 람보르기니 견인의 핵인 모델인 만큼 관심이 클 수 밖에 없다.

강물이 노랗다고 해서 황하 위를 달리는 것이 아니다

지난 해 큰 물난리 없이 지난 것을 갚기라도 하듯, 하늘에 구멍을 뚫고 쏟아 붓던 빗줄기가 잠시 멈춘 날 하얀색 560-4가 등장했다. 람보르기니 서울에서 담당자가 시승에 동행한다는 조건으로 진행된 시승이었는데, 담당자는 여성이다. 직접 끌고 약속장소로 나오겠단다. 잠실 종합 운동장 정문에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는데, 삼성동에서 잠실 방향으로 흰색 총알이 하나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설마 저것이, 설마 그녀가…… 잠시 후 연료를 가득 채운 흰색 가야르도가 나타났다. 아까 총알 소리를 냈던 그 녀석이다. 아니 그녀(담당자)였다.

먼저 촬영을 하면서 560-4를 감상했다. 가야르도라는 이름이 황소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녀석은 새끼 황소(송아지?)와 썩 어울리는 모습은 아니다. 마침 흰색이어서 그런지 설원을 누비는 늑대같이 보였다. 달리는 실력으로 보자면 치타이거나……

앞모습에서는 무르시엘라고 LP640처럼 좌우 공기 흡입구를 잔뜩 키우고 각을 살려 과격한 인상을 더했다. 레벤톤을 살짝 닮았다. 각진 부분이 더 뾰족하게 돌출되어 보는 각도에 따라서는 마치 송곳니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입으로 들어온 공기가 일부가 빠져 나가는 배출구가 펜더 앞쪽에 추가되었다. 헤드램프도 내부가 새롭게 디자인됐다. 원형 램프 두 개가 있던 구형에 비해 훨씬 더 세련된 이미지를 풍긴다. 앞쪽으로 전진하고 있는 사이드미러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뒷모습도 많은 부분이 강렬하고 세련되게 바뀌었다. 위에서부터 걸쳐서 내려오던 리어 램프는 얇게 변하면서 안쪽에 LP640을 닮은 표창 모양 반사경을 더하고 가로로 길게 방열망을 설치했다. 엔진룸 내부를 볼 수 없게 덮여 있던 엔진 후드에는 유리를 넣어 멋진 심장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배기구도 좌우에 각각 2개씩 배치했다. 범퍼 아래 디퓨저의 형상도 바뀌었고, 자동으로 오르내리는 스포일러에는 후방 카메라도 추가되었다. 뒤통수에도 눈이 달린 황소가 달리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사실 가야르도의 후방 시야는 무르시엘라고에 비하면 훨씬 양호한 편이다.

가야르도 LP560-4는 앞, 뒤, 좌, 우, 위, 아래 어디서 봐도 그 강렬한 인상이 돋보인다. 그 중에서 가장 맘에 드는 것은 바로 정측면 주행모습이다. 앞이 짧고 뒤가 긴데다 머리에서 뒤로 길게 뻗어 나가는 라인이 전형적인 미드십 스포츠카의 미니멀리즘을 보여준다. 무르시엘라고의 옆 모습이 안정적인 속도감을 보여준다면 가야르도의 그것은 불안정해 보여 더 속도감이 살아 있다. 가야르도의 디자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부분적으로는 라인의 예리함이 파고들듯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가야르도의 디자인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부끄럽지만- 아주 심플하다. 바로 걸윙 도어가 없어서다. 아무리 베이비지만 왜 걸윙 도어를 달아주지 않았을까? 람보르기니 측에서는 무르시엘라고와의 차별화를 위해서라고 하는데, 과연 잘한 것일까? 걸윙 도어가 달렸다면 가야르도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팔렸을 것이 분명한데, 그렇게 되면 무르시엘라고가 적게 팔릴까? 우리가 통틀어서 걸윙도어라고 부르는 것도 사실은 조금씩 방식이 다른데, 람보르기니에서는 자신들의 것을 씨저(scissors, 가위)도어라고 부른다.

인테리어는 수퍼카답게 극히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죽으로 덮여 있다. 화려하면서 단단하다. 560-4는 그야말로 흠잡을 데가 별로 없으니 인테리어에서 아우디 냄새가 많이 나는 것으로라도 흠을 잡아야겠다. 센터페시아는 아우디의 것을 그대로 가져왔다. 아니다. 모니터와 에어컨 사이에 그나마 아우디에는 없는 다양한 토글 스위치들을 화려하게 배열해 차별화하고 있다. 스위치 사이에 크롬으로 벽을 세운 것은 새롭게 바뀐 부분이다. 사이드 미러 조절 장치 옆에 후방카메라 작동 버튼도 추가되었다.

엠보싱 처리된 스티어링 휠도 아우디 냄새가 많이 난다. 알칸타라였다면 금상첨화였을텐데. 스포크와 아랫부분엔 알루미늄으로 장식했다. 그 뒤에 장착된 고정식 패들 시프트는 의외로 수수한 플라스틱을 그냥 썼는데, 사이즈도 기대보다 작다. 동행한 람보르기니 여성 직원의 작은 손으로는 패들이 다소 멀게 느껴진다고 한다. (그래도 그녀는 항상 패들을 이용한 수동변속으로 주행한다고…...) 스티어링 휠 사이로 보이는 계기판은 배열이 아우디의 그것을 닮았지만 그 속에 있는 글씨들은 모두 람보르기니스럽다. 센터 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3개의 미터도 마찬가지. 계기에는 모두 이탈리아어가 표기되어 있다.

가야르도 역시 실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시트다. 흰색 스티치와 파이핑이 엑센트 역할을 하며, 특히 분리되어 있는 헤드레스트를 연결해 주는 지지대가 마치 황소의 뿔처럼 보이는 것이 매력이다. 시트 뒤쪽에는 약간의 공간이 있어 작은 가방을 놓을 수 있다. 시트를 접을 수 있는 폴딩 레버도 등받이 뒤쪽에 마련되어 있다.

센터 터널에는 기어 변속 모드 선택 버튼과 주차 브레이크 레버가 위치한다. 무르시엘라고처럼 시트 왼쪽 바닥에 있는 주차 브레이크 레버가 훨씬 수퍼카스럽긴 하지만 만약 특별한(?) 용도로 주차 브레이크를 자주 사용하고자 한다면 이 쪽이 더 쉽긴 하겠다. 센터 터널이 높고 넓은 것은 람보르기니의 전통이기도 하다. 끝부분에는 2단으로 조절되는 컵홀더와 그 뒤에 CD체인저가 마련되어 있다.

한마디로 가야르도의 실내는 수퍼카답다. 외관도 성능도 중요하지만 실내에 앉았을 때 내가 수퍼카에 앉아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게 만드는 것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포인트다.

촬영을 일단락 지은 후 스티어링 휠을 넘겨 받았다. 무르시엘라고를 시승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많은 부분이 익숙하지만, 의외로 차이가 나는 부분도 꽤 있었다. 일단 변속기에 오토 모드가 있다. 센터 터널 동그라미 안에 있는 버튼들 중 가운데 A 버튼을 누르면 자동변속기처럼 작동한다. 적당한 포인트에서 변속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무르시엘라고 LP640에는 자동 모드가 없다.

가야르도의 변속기 또한 e-기어 6단이다. 수동 6단도 선택할 수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고객의 90%가 e-기어를 선택한다고 한다. e-기어는 A와 SPORT, 그리고 CORSA의 3가지 모드로 구성된다. 변속되는 방식과 엑셀에 대한 반응, 그리고 변속에 걸리는 시간에서 차이가 난다.

A는 일반 자동변속 모드로 자동변속기처럼 적당한 때 변속이 이루어진다. 물론 킥다운하면 레드존까지 가서 변속된다. 변속 시에는 약간의 변속 충격이 발생한다. 그래서 오히려 패들을 이용해 수동으로 변속하는 오너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스포츠 모드 역시 자동변속이긴 하지만 낮은 기어를 선택해 높은 회전수를 이용한 주행을 제공한다. 배기 사운드도 달라지고 엑셀 반응도 더 민감해 진다. 스포츠 모드에서도 레드존에 이르면 자동으로 변속이 이루어진다. 재미있는 것은 A를 선택한 상태에서 스포츠 버튼을 눌러 스포츠 모드가 되었을 경우 자동으로 변속이 이루어지는데, 속도가 낮아져 기어를 내려야 할 경우 변속기가 스스로 힐앤토를 구사한다. 기어를 내리는 순간 회전수를 높여서 맞추어 주는데, 회전수를 높일 때 순간적으로 상승하는 엔진 사운드가 아주 자극적이면서 매력적이다. 변속이 자동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변속기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데 가끔씩 혼자서 ‘퓽, 퓽’ 소리를 내면서 기어를 내리는 것이 무척이나 대견하다.

코르사 모드가 되면 전적으로 운전자가 패들을 이용해 변속해 줘야 한다. 레드존에 이르면 변속이 되지 않고 연료가 차단된다. 코르사 모드에서는 변속에 걸리는 시간이 극히 짧아지고 그런 만큼 패들을 당길 때마다 충격도 함께 전해진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이 참 간사함을 이때 또 느끼게 되는데, 다른 자동차를 탈 때 이런 변속 충격이 생기면 그렇게 싫은 소리를 해 댔는데, 어쩐 일인지 560-4의 이 충격은 너무도 신선하다. 마치 람보르기니는 당연히 이런 충격이 있어야 하는 듯 받아 들여진다. SMG를 장착한 M3를 탈 때도 충격이 싫었었는데, 람보르기니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참 신기할 따름이다. 강자 앞에서 나약해지는 약자의 모습인가? 내구성만 보장된다면 충분히 이 정도의 충격은 즐길 수 있겠다. 실제 개발팀에서도 의도적으로 충격을 줄이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듀얼 클러치 방식인 포르쉐의 PDK역시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는 빠른 변속으로 인한 충격이 남아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가야르도 LP560-4의 V10 엔진은 560마력을 뿜어낸다. 이 때 회전수는 8,000rpm이다. 회전수가 이렇게 높게 올라가니 엔진 사운드 역시 매력적으로 변하지 않을 수 없다. 최대토크는 6,500rpm에서 55.1kg.m를 발휘한다. 배기량이 5.2리터로 늘어났고, 직분사 시스템이 더해졌다. 그 결과 이전 SE와 스파이더 버전에 비해 40마력, 수퍼레제라에 비해서도 30마력이 더 높아졌다. 이제 자연흡기 엔진에 직분사 시스템은 약방의 감초이거나 더 나아가 만병통치약이 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다.

가야르도의 0~100km/h 가속은 3.7초가 걸린다. 무르시엘라고 LP640과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페라리 430 스쿠데리아의 3.4초에 비해서는 조금, 아주 조금 느리다. 스티어링 휠을 잘 부여잡고, 엑셀을 끝까지 밟는다. 1초, 2초, 3초, 헉, 벌써 100km/h를 돌파했다. 장난도 아니고 거짓말도 아니다. 그냥 총알처럼 빠르다. LP640에 비해서는 휠베이스가 더 짧고 작은 차체이다 보니 몸에 전달되는 느낌은 약간 다르다. 무르시엘라고가 극도로 안정적이면서 묵직하게 빠르다면 가야르도는 훨씬 더 경쾌하다. 몸이 긴장하는 정도도 더 높아진다.

자동으로 시프트업이 되는 것을 기준으로 변속은 70, 120, 180, 225, 그리고 마지막으로 280km/h에서 한 번 더 이루어진다. 당연히 뒤로 갈수록 변속 사이의 인터벌이 길어지는 것이 당연한데도 몸이 느끼기에는 그냥 일직선으로 속도가 상승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가속도가 줄어들지 않는 것 같다. 6단으로 변속한 후에도 속도는 그냥 계속 상승한다. 제원상 최고 속도는 325km/h인데, 시승에서는 그 직전까지만 달려 보았다. 제원상 최고 속도가 나온다는 데는 전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궁극의 초고속에서도 안정감은 여전하지만 역시 더 무겁고 휠베이스가 긴 무르시엘라고와는 차이가 난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같은 4륜 구동에 트윈터보를 장착한 911 터보와 무르시엘라고 LP640의 중간 정도에 위치하는 느낌이다.

시승차에는 옵션인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가 장착되어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이 브레이크는 충분히 달구어지면 무시무시한 감속을 자행한다고 한다. 하지만 시승 동안 제대로 테스트해 볼 수는 없었다. 서킷에 들어가야 가능한 일이다. 반면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심하게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처음 몇 번 살짝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동승한 그녀는 심하게 긍정을 표현했다. 맞아요, 끄덕. 하지만 쉽게 익숙해졌다.

4륜 구동 시스템도 개선을 거쳐 마찰을 20% 줄여 효율을 높였다. 적극적인 4WD 덕분에 EPS의 개입 없이 적극적으로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해 줄 수 있다. 전반적으로는 약한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이지만 과거의 람보르기니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뛰어난 그립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중 고속에서 차선을 변경하는 동안 변속이 이루어지면 의도와는 달리 차체가 순간적으로 뒤뚱거리는 반응을 보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가야르도 LP560-4는 엄청나게 빠른 차다. 덩달아 엔진과 배기 사운드도 무척이나 매력적인 차다. 무르시엘라고에 비해서도 기통이 2개 적은 만큼 더 화려한 음색을 발휘한다. 코르사 모드가 되면 사운드는 더 커지고 거칠어진다. 그러고 보니 코르사 모드에서의 사운드가 이전 기본형 가야르도의 사운드와 비슷하고, 일반 모드에서의 사운드는 많이 부드러워진 느낌이기도 하다. 그렇게 강렬한 사운드를 뿜어내지만 실내는 아주 평안하다.

가야르도 LP560-4의 차체 크기는 길이 4,345, 너비 1,900, 높이 1,165mm다. 심하게 작고 아담하며 납작하다. 중량은 1,410kg으로 구형에 비해 20kg 가벼워졌다. 19인치 블랙 휠에는 피렐리 P제로 235/35ZR19와 295/30ZR19 타이어가 신겨져 있다. 국내 판매 가격은 3억 5,500만원이다.

가야르도 LP560-4에서 우직한 황소의 이미지를 찾기는 어렵다. 560마력을 8천 rpm에서 뿜어내고, 최고 8,200rpm까지 빠르게 돌아가는 심장을 가진 초고속 스프린터를 어찌 황소에 비할까? 또한 더 이상 베이비로 부르는 것도 무리가 있어 보인다. 굳이 베이비로 부르고 싶다면 ‘수퍼 베이비’라 부르자.

이 사진 속의 가야르도는 회색 유령 도시에 나타난 하얀 유령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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