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도 나이를 먹는다. 닛산 로그 플러스

발행일자 | 2010.12.17 17:19
악동도 나이를 먹는다. 닛산 로그 플러스

닛산 로그 플러스(Rogue+)는 로그의 데뷔 만 3년 째(미국 기준)를 맞아 출시된 부분변경 모델이다. 안팎의 디자인을 조금씩 바꿔 분위기 쇄신을 노렸다.

우선,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롬 도금부위가 대폭 넓어졌다. 실은, 그릴 뿐 아니라 도어 손잡이와 도어 하단부 몰딩, 트렁크 손잡이에도 크롬 장식이 추가됐다. 처음 나왔을 당시에는 젊고 스포티한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크롬을 자제했던 것 같은데,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나 보다. (미국에서 팔고 있는 Krom에디션과는 별개의 얘기다.) 솔직히, 원래의 로그는 좀 심심했다. 그래서, 블링블링…아니, 번쩍거리는로그 플러스의장식들이 거슬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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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인상이 달라 보이는또 한가지 이유는, 매끄럽게 넘어갔던 안개등 주변을 툭 튀어나오게 강조한 데 있다. 사진으로 처음 접했을 때는 실물이 이상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역시나 이상하다 그와 함께 헤드라이트 주변등 전체적인 윤곽선들이 더 또렷해져 세련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사진으로는 잘 티가 나지 않지만, 헤드라이트의 깜빡이 부분도 앞으로 돌출시켰다. 가짜 언더가드(스키드 플레이트) 부분을 여전히 차체 색 그대로 놔둔 것은 유감이다. 형제차인 르노삼성 QM5처럼 액세서리로 꾸밀 여지가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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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모습이 바뀐 것과 달리 측면과 후면은 크롬 장식 외에 달라진 것이 없다. 17인치 알로이 휠의 디자인조차 그대로이다. 앞모습에 보조를 맞춰 테일램프와 뒷 범퍼, 사이드미러의 디자인도바꿔 줬으면 좋았으련만. 지금 모습에 리어 스포일러만 달아줘도 느낌은 달라진다. 아무튼, 지나가던 여성들이 여느 차들과 달리 호감을 표시하는 것을 보니 아직 기본적인 매력은 먹히는것 같다. 로그는 SUV라기 보다 크로스오버의 느낌이 강해서 여성 운전자들도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이미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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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도 외관처럼 조금 플러스 됐다. 가장 쉽게 눈에 띄는 변화는 센터페시아의 작은 오디오 디스플레이가 알티마의 것을 연상시키는 4.3인치 화면으로 대체된 점이다. 단색 액정으로 값싼 느낌을 주었던 기존 오디오와 달리 배경을 컬러로 깔아주기 때문에 고급스러움까지 묻어난다. 은색 다이얼 엑센트도 효과가 좋다. 예전처럼 AUX단자는 있으나 USB단자는 보이지 않는다. 오디오 조작부에 있었던 보스(Bose) 상표는 대시보드 위의 스피커 쪽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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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는 생겼지만 기대와 달리 내비게이션 기능은 이번에도 없다. 대신 후방카메라가 추가됐다. 주차 안내선이 스티어링과 연동되는 것은 바라지도 않았다. 하지만, 화면의 위치와 크기 때문에 보기가 편치 않은 것은 아쉽다. 무슨 생각인지, 사이드미러 조작부가 바닥 쪽을 향하도록 한 것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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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은 예전의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많이 덜어냈다. 여기까지크롬 테두리를 두른 모습이 조금은 안쓰럽다. 그래도 이런 작은 변화들은 나머지 부분들까지 더 좋아 보이게 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다양하고 쓸모 있는 수납 공간들은 여전하다. 시트와 팔걸이 등에서 볼 수 있는빨간색 스티칭은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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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소재는 뛰어나다고 할 수 없지만 대시보드나 센터페시아에 쓰인 부드러운 소재를 보면 포장에 신경 썼구나 하는 생각은 든다. 도어트림은 여전히 앞문의 것만 부드러운 재질이다. 에어컨은 수동처럼 생겼지만 자동이고, 헤드램프는 이래 봬도 제논이다. 구형에 빠졌던 ECM룸미러가 추가된 것도 반갑다. 선루프는 그냥 선루프다. 저렴한 수입차에서 너무 많은 것을 바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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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은 요추받침까지 전동 조절이 된다. 그런데 시트를 최대한 낮춰도 포지션이 상당히 높다. 약간은 붕 뜬 느낌이고 헤드룸이 기대만큼 넉넉하지 않다. 대신 보닛 끝이 보일 정도이기 때문에 운전이 익숙지 않은 이들에게는 유리한 부분도 있다. 시트의 가죽 질은 나쁘지 않고 크기도 적당하다. 대신 몸을 잡아주는 기능은 평균적이다. 운전대는 각도 조절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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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의 실내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부분으로는 운전대의 변속 패들을 꼽을 수 있다. 막상 조작해보면 그냥 스위치와 다를 바 없지만, 적어도 눈으로 보기에는 인피니티가 부럽지 않다. 르노삼성에서는 QM5의 컨셉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변속패들을 달 계획이 없다고 했었다. 확실히, 형제라 해도 성격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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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의 인텔리전트키(스마트키)가 적용되어 있지만, 시동은 스티어링 컬럼에 달린 손잡이를 돌려야 하는 과도기 방식이다. 4기통다운 엔진소리는 좋게 얘기해서 스포티하다. 회전수가 낮을 때나 높을 때나 일관성이 있다. 로그 플러스는 같은 엔진의 QM5보다 잘 나간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잘 나가는 것 같다.’ 체감 가속력에서는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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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25DE 엔진과 엑스트로닉의 조합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로그 플러스의 2.5리터 엔진은 일단 저회전부터 풍부한 토크가 터져 나오고, 고회전까지 부드럽게 올라간다. 여기에는 엑스트로닉의 역할이 지대하다. 상황에 맞게 기어비를 바꿔 엔진의 효율을 높이고 있다. 오르막, 내리막 경사도 잘 파악하고, CVT지만 엔진브레이크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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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상태에서부터 출발하면서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아보면 “제법 나가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풀 가속 시에는 회전수가 6,200 rpm에 고정되는 것이 약간 이질감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성능 자체는 나무랄 데가 없다. 180km/h까지는 무난히 가속된다. 시내 주행도 경쾌하다. 동력 성능에는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다. 엑스트로닉은 한층 매끄러워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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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게이트에 엑스트로닉CVT 엠블렘을 따로 만들어 붙인 것이 특이하다 싶었지만, 엑스트로닉은 엔진보다도 내세울 만하다. 근래에 타본 CVT 중에서는 가장 성능이 좋다. 타이어는 이전과 동일한 콘티넨탈의 4×4 컨택트이다. 크로스오버에 맞는 디자인 패턴을 갖고 있는 게 특징이다. 사이즈는 225/60R/17로, 로그 플러스의 차체와 엔진을 생각할 때 적당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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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체는 여전히 물렁하다. 어디까지나 미국식 푹신함을 지향한다. 그래도 예전처럼 출렁임이 심한 것은 아니고, 상하 움직임에 세련됨은 숨어 있다. 다만, 움푹 파인 부분을 넘을 때의 충격음 유입은 조금 아쉽다. 물렁한 댐핑에 비해 직진 안정성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스티어링 휠을 가볍게 휙휙 돌리면 앞머리도 잘 움직여준다. 악동 같은 느낌은 여기에 살아있다. VDC는 비교적 개입이 빠르고 브레이크는 초기 응답이 빠른 대신 노즈 다이브가 큰 편이다. 브레이크를 살짝 밟을 때 들리는 딸깍거리는 소리가 신경 쓰인다. 주차 브레이크는 발로 밟는 식이고, 경사로 밀림방지 기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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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 플러스의 장점 중 하나는 2.5리터 가솔린치고 연비가 좋다는 점이다. 국산 동급 차의 가솔린 2리터 모델과 비교해도 나쁘지 않은 정도다. 그런데 QM5는 그러한 장점에다가(공인연비가 11.8km/L로 같다.) 사양까지 -훨씬- 더 좋다. 바꿔 말하면, 바로 그것이 로그의 단점이다. QM5를 어떻게든 처치해야 살길이 열릴 것 같다. 물론 "QM5의 디자인은 용서가 안 되는데, 로그는 마음에 든다."라는 취향의 구매자에게는 그 정도 단점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2WD의 경우 채 3천만 원이 안 되는 값에 남들이 흔히 타지 않는 수입SUV를 탈 수 있다는 매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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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로그 플러스는 2WD가 2,990만원이고 4WD는 3,640만 원이다. 시승차는 4WD이고 2WD보다 사양이 좋다.

글/ 한상기, 민병권 (RPM9.COM)

사진/ 고병배, 민병권 (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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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닛산 로그 플러스 시승 사진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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