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격투기] 인피니티 G25 vs. 골프 GTI

발행일자 | 2011.03.07 15:57
[이종격투기] 인피니티 G25 vs. 골프 GTI

인피니티 G25를 제주에서 다시 만났다. 지금까지의 인피니티에서 볼 수 없었던 낮은(?) 배기량의 엔진을 장착한 최초의 모델로 그 동안 큰 인기를 얻었던 G37세단의 파이를 더 키우기 위한 전략 차종이다. 하지만 이미 G35와 G37을 거치면서 그 강력한 퍼포먼스와 매력적인 스타일을 충분히 만끽해 온 터라 더 작은 힘을 가진 G25가 과연 매력이 있을까, 그리고 G37 역시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가진 모델로 인기를 끌었는데, 비록 가격이 낮아진다 하더라도 굳이 G25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겠는가 하는 의구심들을 가지고 대면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동안 2.5리터 엔진을 가진 거의 모든 모델들이 그냥 밋밋한 느낌을 선사한 것처럼 G25도 그저 그럴 것이라는 기대(?)는 지난 번 서울에서 시승을 시작한 지 불과 수 분만에 여지없이 깨졌다. 그 때는 하필 그 짧은 시승 기간마저도 폭설이 내린 지 며칠 지나지 않은 때라 맘껏 즐길 순 없었지만 상당히 기분 좋은 시승이었다. 다행히 이번에 아름다운 섬 제주에서 G25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이종격투기] 인피니티 G25 vs. 골프 GTI

시승을 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경쟁 상대는 실제 경쟁모델인 IS250이나 BMW 325i 이런 게 아니었고, 다소 뜬금없이 들리겠지만 폭스바겐 골프 GTI였고, 그 다음은 최근 시승한 현대 5G 그랜저였다. 오늘은 인피니티 G25와 폭스바겐 골프 GTI를 한 판 붙여보고자 한다. 엔진과 차체의 체급이 다르고 추구하는 목적도 서로 다르며, 심지어 굴림방식도 서로 다르지만 인피니티 G25와 폭스바겐 골프 GTI를 이종격투기 링 위로 함께 불러 올린 이유는 파워풀한 달리기 실력이 비슷해서다.

단, 아쉬운 점은 현행 6세대 골프의 GTI가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부득이 예전에 시승했었던 5세대 골프의 GTI와 비교할 수 밖에 없었다.

[이종격투기] 인피니티 G25 vs. 골프 GTI
[이종격투기] 인피니티 G25 vs. 골프 GTI

우선 가격부터 비교해 보자.

G25는 4,390만원이다. 이전에 판매됐었던 5세대 골프의 GTI는 3도어 4,110만원, 5도어 4,150만원이었다. 5도어 기준으로 GTI가 240만원 더 싸다. 이 정도 가격 차이라면 한 판 붙어볼 만하겠다.

그럼 본격적으로 크기부터 살펴보자.

G25는 장x폭x고가 4,780x1,775x1,450mm에 휠베이스는 2,850mm이고, GTI는 4,216x1,759x1,469mm와 2,578mm다. 무게는 G25가 1,635kg이고, GTI가 1,440kg이다. 당연히 체급이 다르지만 엔진 파워도 다르니 마력당 중량비가 중요하겠다.

[이종격투기] 인피니티 G25 vs. 골프 GTI

엔진은 G25가 V6 2.5리터 직분사이고, GTI는 4기통 2리터 직분사 터보다.

최고출력은 G25가 221마력/6400rpm, GTI가 200마력/6,000rpm으로 G25가 높고, 최대토크는 G25가 25.8kg.m/4,800rpm, GTI가 28.6kg.m/1,800~5,000으로 GTI가 높다. 직분사 터보 엔진답게 최고출력과 토크가 나오는 회전수는 GTI 쪽이 더 유리하다.

마력당 중량비는 G25가 1,635/221=7.40Kg/마력, GTI가 1,440/210=6.86Kg/마력으로 GTI가 더 가볍다.

[이종격투기] 인피니티 G25 vs. 골프 GTI

변속기는 GTI가 6단 DSG를 장착해 수동변속기와 거의 동일한 효율성과 뛰어난 편의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변속감도 좋고 다운시프트 시 회전수 매칭도 확실하다. G25는 7단 자동 변속기로 완성도는 GTI에 뒤지지 않는다 다운시프트 시 회전수 매칭도 탁월하다. 결론은 GTI에는 있지만 G25에는 없는 시프트 패들에서 갈린다. 운전 재미를 감안할 때 시프트 패들을 갖춘 GTI가 더 높은 점수를 얻었다.

0~100km/h 가속 시간과 최고속도는 인피니티의 경우 제원을 제공하지 않는다. GTI는 6.9초와 235km/h다. G25의 체감 가속력은 GTI와 비슷한 수준이며, 시승 중 최고속도는 230km/h에 이르렀다.

[이종격투기] 인피니티 G25 vs. 골프 GTI

주행감각은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GTI의 안정감은 탁월하다. 230km/h 부근까지 가속해도 안정감은 여전하다. 반면 G25는 고속영역으로 가면 안정감이 떨어진다. 하지만 안락함에서는 G25의 압승이다. GTI는 안정적인 주행에서 최고의 매력을 느끼며 딱딱한 승차감을 감수해야 하고 G25는 평소 안락한 주행을 즐기다 가끔씩 강력한 가속력과 고속 주행을 즐길 수 있다. 안정감이 다소 떨어지므로 과감한 공략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브레이크는 정확히 비교할 수는 없었지만 인피니티의 브레이크가 조금 약하다. GTI는 충분히 만족스럽다.

[이종격투기] 인피니티 G25 vs. 골프 GTI

GTI의 시트는 버킷시트에 가깝다. G25는 몸을 잘 잡아주지만 승용차에 가깝다. 거기다 원터치로 작동하는 2명 메모리 시트다. 시트를 조절하면 스티어링 칼럼이랑 계기판까지 움직이므로 더 없이 편리하다. GTI는 다이얼을 돌려서 등받이 각도를 조절한다.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GTI에 어울리는 정교한 방식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불편하다.

스티어링 휠은 G25에 근육질이 잘 가미된 가죽 스티어링 휠이 제공되고, GTI에는 근육질이 더 잘 발달한데다 아래 부분을 D컷 처리한 레이싱 타입 스티어링 휠이 제공된다. 아, G25는 전동식이다.

[이종격투기] 인피니티 G25 vs. 골프 GTI

이처럼 성능 면에서는 박빙이거나 서로 성격이 다른 면을 가지고 있다. 주행 성향과 관계가 깊은 시트와 스티어링 휠도 차의 성격과 잘 어울린다. 하지만 편의 장비 면에서는 스마트 키 시스템, 메모리 시트, 보스 오디오 시스템 등으로 무장한 G25가 단연 앞선다.

G25에는 G37과 동일한 10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이 제공된다. 동급 오디오에서는 가장 강력한 파워와 최상의 사운드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꼭 짚고 넘어갈 것은 구동 방식의 차이다. GTI의 운전재미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거기다 드리프트는 아니어도 잘만 공략하면 오버스티어도 곧잘 난다. 하지만 꼭 드리프트를 하고 싶다면? G25는 원한다면, 그리고 실력이 된다면 얼마든지 드리프트도 즐길 수 있는 성능과 구조를 갖추었다. 평상시에는 프리미엄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소임을 충실히 다하면서 가끔 원한다면 GTI 수준의 달리기 실력을 즐길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차가 G25다.

[이종격투기] 인피니티 G25 vs. 골프 GTI

[부심 판정]

작고 예쁜 차를 좋아한다면 : G25 ≒ GTI

크고 멋진 차를 좋아한다면 : G25 > GTI

해치백을 좋아한다면 : G25 < GTI

세단을 좋아한다면 : G25 > GTI

성능이 중요하다면 : G25 ≒ GTI

연비가 중요하다면 : G25 < GTI

주행 안정감을 중시한다면 : G25 < GTI

안락한 주행감각을 선호한다면 : G25 > GTI

조금이라도 더 빠른 차를 원한다면 : G25 ≒ GTI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한다면 : G25 ≒ GTI

가격 대비 편의 기능을 중시한다면 : G25 > GTI

가격 대비 고급스러움을 중시한다면 : G25 > GTI

드리프트를 꼭 하고 싶다면 : G25 > GTI

글, 사진 / 박기돈 (RPM9 팀장)

>>인피니티 G25 시승기

-기분 좋은 길들임, 인피니티 G25

인피니티 G25 in 제주도 갤러리
<인피니티 G25 in 제주도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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