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하고 스마트한 젊은 차... 쉐보레 크루즈5

발행일자 | 2011.05.26 15:55
섹시하고 스마트한 젊은 차... 쉐보레 크루즈5

한국지엠이 6월 1일부터 시판할 쉐보레 크루즈5를 기자단 시승행사를 통해 미리 만나봤다. 크루즈5는 기존의 쉐보레 크루즈, 즉 쉐보레 브랜드의 국내 도입 전까지 GM대우 라세티 프리미어로 판매되던 4도어 세단의 가지치기로 새롭게 추가되는 5도어 해치백 버전이다.

세단의 트렁크 부분을 짧게 줄여 뭉툭하게 만든 대신, 뒷유리 부분이 짐칸 덮개와 함께 열리는 커다란 해치를 달았다. 차명에 들어간 숫자 ‘5’는 짐칸의 해치를 포함해 문짝이 총 다섯 개 임을 의미한다. 대우자동차 시절의 ‘르망 펜타5’나 ‘누비라D5’의 계보를 잇는 모델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세단 버전과 전혀 다른 모양으로 나오긴 했었지만 `라세티5`라는 차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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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백은 왜건과 함께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시장에서 높은 선호를 보이는 차종이지만, 국내에서는 세단에 밀려 인기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는 국산차뿐 아니라 수입차까지 제법 다양한 모델이 시장에 나오고 있고, 구매자들의 인식도 예전과는 달라져가는 모습이다.

한국지엠은 크루즈 세단을 바탕으로 하되, 보다 높은 실용성과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크루즈5를 개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젊은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애쓰고 있는 쉐보레 브랜드의 전략에도 잘 들어맞는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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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5의 직접적인 경쟁모델로는 현대 i30과 기아 포르테 해치백이 꼽힌다. 비슷한 급의 수입차로는 ‘해치백의 교과서’로 불리는 폭스바겐 골프가 대표적이다. 세단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해치백이라는 점에서는 포르테 해치백과 잘 통한다. 포르테 해치백과 마찬가지로 크루즈5도 앞모습은세단과 다를 것이 없다. 대신 크루즈5는 일반적인 해치백들과 달리 지붕에서 뒷 유리까지 이어지는 선이 아치형, 혹은 쿠페 스타일로 날렵하게 만들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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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과는 다른 느낌인 테일램프와 범퍼 쪽으로 옮겨진 번호판, 고속주행 시 횡풍의 영향을 최소화해 주행안정성을 높여준다는 뒷유리의 지느러미 부착물 등이 눈길을 끈다. 바디킷 사양의 경우에는 번호판 주변의 디퓨저 부분이 별도의 색상으로 강조된다.

날카로운 모서리를 갖고 있는 앞모습과 달리 뒷모습의 인상이 대체로 둥글둥글 한 것은 세단과 통하는 부분. 조금은 아쉽지만 세단과 비교하자면 한층 숙성되고 고급스러워진 인상이다. 휠 디자인까지 차별화되지 않은 것은 조금 아쉽다. 어쨌든, 완전히 바뀐 뒷모습에 비중을 두어 한국지엠은 크루즈5를 ‘섹시’하다고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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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해치백 특유의 높은 활용성과 짧은 차체로 인한 기동성은 ‘스마트’로 표현된다. 크루즈5는 뒷바퀴에서 뒷 범퍼 끝까지의 거리인 리어 오버행을 세단보다 줄였기 때문에 차체 길이가 9센티미터 짧아졌지만, 동급 해치백 중에서는 가장 길다. 기본 적재공간은 세단보다 37리터가 줄어든 413리터. 그래도, 6:4로 분할되는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동일 기능을 가진 세단보다 훨씬 넓고 유연하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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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받이는 어깨 부분의 손잡이를 이용해 간편하게 접을 수 있고, 접히는 형태도 깔끔하고 쓰기 좋은 모습이다. 뒷좌석은 지붕형상에도 불구하고 여유로운 머리 공간을 확보했으며, 세단의 다리 공간 등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그 외의 실내 디자인이나 공간 면에서는 세단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올란도 발표 때와 달리 인대시 타입 내비게이션을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다. 시승차들 대부분은 내비게이션이 없어서 로드맵을 보고 다녀야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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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1.8리터 가솔린과 2.0리터 디젤의 두 가지로 준비했다. 그런데, 변속기는 6단 자동변속기 한 가지 뿐이다. 수출용 모델에야 당연히 수동변속기도 들어가지만, 국내에서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수동변속기를 제외시켰다는 설명이다. 현실이 그러니 이해는 가지만 그렇다고 아쉽지 않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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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마력을 내는 1.8리터 가솔린 엔진은 무난한 달리기 성능을 보여준다. 1.6리터만큼 부족하지는 않지만 넘치지도 않는다. 풀 가속시 D에서의 자동변속 시점은 6,300rpm을 기준으로 50, 75, 115, 150 km/h 부근. 이후의 가속은 몹시 더디며, 5단 5,500rpm에서 힘들게 190km/h를 넘긴다. 100km/h 정속 주행시의 회전수는 2,200rpm이다. 여의도의 서울마리나를 출발해 자유로를 타고 통일동산까지 다녀오는 약 100km의 구간에서 시승차는 11km/L의 평균연비를 기록했다. 공인연비는 13.7km/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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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5의 스포티한 외관에 어울리는 박력 있는 달리기를 원한다면 163마력을 내는 2.0 디젤이 답이다. 낮은 회전수에서부터 1.8 가솔린의 두 배가 넘는 최대토크(36.7kg•m, 1,750~2,750rpm)를 분출하기 때문에 달리는 재미가 쏠쏠할 뿐 아니라, 공인연비(15.9km/L)까지 더 좋다.

변속기는 킥다운 반응이 올란도 만큼 느리지 않고, 가속페달을 살살 밟아도 잘 뻗어나간다는 인상을 준다. 다만 기어와의 궁합 탓인지, 토크를 좀더 알차게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100km/h 에서의 회전수는 1,600rpm으로 올란도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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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엔진은 과거의 거친 소음과 진동을 상당부분 걷어냈다는 점에서도 흡족하다. 거칠게 운전할 때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한 1.8 가솔린과 비교하면, 음량이 크긴 해도 음색이 나쁘지 않은 이쪽이 차라리 호감형이다. 다 좋은데, 문제는 역시 가격. 최상급인 LTZ 고급형 사양끼리 비교해보면 2.0 디젤의 가격이 1.8 가솔린보다 288만원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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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 모델에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온 서스펜션은 해치백의 무게 배분 등 달라진 특성에 맞게 다시 최적화시켰다고 한다. 트렁크 부분을 잘라냈으니 차의 무게가 세단보다 가벼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차체 강성을 보강한 해치백 쪽이 더 무겁다. 이는 포르테 해치백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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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크루즈5는 추후 개별 시승을 통해 좀 더 오래, 제대로 만나볼 예정이다. 아무튼, 맹목적에 가까운 세단 선호 경향을 보여온 국내 시장의 분위기를 바꾸는 데 적잖이 기여할 젊은 차의 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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