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발효로 관세가 1.4% 가량 낮아지면서 독일등 유럽산 자동차 가격이 최고 300만원까지 내리고 있는 가운데 폭스바겐만 신차를 들여오면서 무려 1천만원 가까이 가격을 인상했다.
폭스바겐은 또, 관세인하로 인한 가격인하 요인을 7월 선적분 차량이 국내에 들어오는 시점에 검토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한-EU FTA 체결로 인한 관세인하 혜택을 혼자 독차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4일 신형 투아렉의 국내 판매가격을 3.0 V6 모델은 8천90만원, 4.2 V8 모델은 1억1천470만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3.0 V6모델은 시판가격이 종전의 7천290만원에서 8천90만원으로 800만원이나 인상됐다.
폭스바겐코리아측이 신형 투아렉의 국내 시판가격은 FTA 체결로 인한 가격인하분이 반영됐다고 설명한 것까지 감안하면 신형 투아렉은 무려 1천만원 가까이 인상된 셈이다.
폭스바겐은 지난 5월 국내에 들여온 제타 신형모델도 기존에 비해 170만원 가량 가격을 인상했다.
BMW코리아가 지난 2월 X3 풀체인지모델을 내 놓으면서 국내시판가격을 종전에 비해 160만원 가량 낮췄고,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도 지난 6월 풀체인지에 가까운 신형 C클래스를 출시하면서 국내 판매가격을 최고 80만원 가량 낮춘것과 비교하면 매우 대조적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한-EU FTA 체결로 인한 관세 인하분에 대해서도 종전 가격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7월 선적분부터 관세인하가 적용되기 때문에 아직 가격을 어떻게 할 지에 대해서는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으며, 이들 차량이 국내에 도착한 뒤에 다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코리아는 한-EU FTA 발효에 앞서 지난 6월부터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전 차종의 시판가격을 기존에 비해 평균 1.4%가량 인하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FTA 발효로 인한 관세 인하분을 한국 소비자들에게 돌려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우디코리아도 모든 차종의 가격을 모델에 따라 50만원에서 최고 370만원까지 하향 조정했고 독일 고급 스포츠카 전문메이커인 포르쉐의 한국 수입업체인 스투트가르트 스포츠카도 이달부터 국내에 판매되는 포르쉐 2011년형 전 차종의 가격을 2.6% 인하했다.
영국 고급차브랜드인 재규어. 랜드로버도 이달부터 전 차종의 판매가격을 종전에 비해 평균 1.2% 가량 인하했다.
프랑스 푸조도 먼저 출시된 508모델에 대해 최고 70만원이 낮아졌으며 그 외 모델에 대해서는 옵션강화 및 보증기간을 연장해 주는 방법으로 가격 인하분을 반영시켰다.
폭스바겐코리아가 다른 브랜드와 달리 관세 인하분을 차값에 반영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지역의 한 폭스바겐 판매딜러 관계자는 "골프는 1-2개월, 신형 제타는 2-3개월씩 출고가 밀려있는 상황에 관세가 인하됐다고 해서 굳이 가격을 내릴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차들의 경우, 관세 17%가 반영된 가격으로, 관세가 낮아지면 낮아진 만큼 수입업체는 한국정부에 세금을 적게 내게 되고, 한국 소비자들에게 종전 가격으로 팔게되면 그만큼 더 많은 수익을 챙길 수 있게 된다.
때문에 폭스바겐을 제외한 벤츠나 BMW등 유럽업체들은 관세 인하분을 한국 소비자들에게 돌려주지만 폭스바겐은 관세 인하분까지 자신의 몫으로 챙기게 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상반기 동안 국내에서 총 6천625대를 팔아, 한국에 진출한 이후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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