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좋은 차, 디젤 살래? 하이브리드 살래?

발행일자 | 2011.09.02 00:32
연비 좋은 차, 디젤 살래? 하이브리드 살래?

일본은 최근 2020년 연비 기준을 발표했다. 현재의 평균 연비 16.3km/L를 2020년에는 20.3km/L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이하 하이브리드)이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올해 7월까지 승용 디젤 자동차(이하 디젤)의 판매가 지난해 대비 38.5%가 증가했다. 폭스바겐 제타 TDI 5,206대, 골프 TDI 966대, BMW X5 x드라이브35d 562대 순으로 많이 팔렸다. 아직은 미미한 숫자이지만 미국이 디젤의 무덤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성장이다. 하이브리드 판매는 소폭 상승해 가장 많이 팔린 프리우스가 7907대 판매되었다. 현대 기아차 그룹도 최근 하이브리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 미국과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는 보다 연비가 높은 친환경 차에 대한 소식을 끊임없이 쏟아내며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RPM9은 창간 3주년을 맞아 9월 한 달간 대표적인 고연비 자동차인 하이브리드와 디젤에 대한 이야기를 연재하고자 한다. 그 첫 회로 하이브리드와 디젤의 기본적인 특징과 장단점을 살펴 보았다.

(기사 우측에 설문조사를 마련하였으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결과는 기사로 보도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9월 한 달간 참여 하신 분 중 33분을 추첨하여 아이패드 2대를 비롯한 다양한 상품을 드립니다.)

하이브리드카의 대표 토요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카의 대표 토요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 혹은 디젤 엔진과 전기모터 등 서로 다른 2가지 이상의 동력원을 함께 사용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현재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의 하이브리드다. 가솔린 엔진의 경우 아무리 효율성을 높인다 하더라도 연료의 에너지를 100% 자동차에 전달할 수는 없다. 에너지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높은 량의 에너지 손실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하이브리드는 이처럼 손실되는 에너지를 모아서 배터리에 저장한 후 이를 전기모터를 통해 재 사용하는 것이다. 결국 연료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장치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가솔린 엔진에서 손실되는 에너지를 얼마나 많이 저장할 수 있는가와 이 전기를 또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가가 큰 과제다.

반면 디젤은 과거 환경파괴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고 최근 휘발유 엔진 대비 약 30% 높은 연비를 달성해 친환경차로 각광받고 있다. 디젤은 엔진 자체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경우인데 디젤 엔진의 괄목상대할 기술 발전의 핵심은 고압 직분사 시스템이다. 커먼레일, 피에조 인젝터 등의 첨단 기술의 도움으로 연소 효율이 크게 높아져 강력한 힘과 높은 연비를 동시에 이루었고, 과거에 비해 월등히 조용해진데다 매연이라 불렸던 여러 미세입자 및 배기 가스를 잘 정화해 내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하이브리드와 디젤 중에서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그 이유는 당연히 뛰어난 연비 때문일 텐데, 두 모델 모두 연비는 뛰어난 만큼 연비 이외의 장단점을 살펴보는 것도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이브리드의 장점은 휘발유 엔진의 정숙성을 유지하면서, 전기모드로 주행할 경우에는 아예 소음이 발생되지 않는 점이다. 시끄러운 엔진음에 익숙해져 있는 운전자들에게 소리 없이 움직이는 하이브리드는 재미 이상의 즐거움을 준다. 특히 얼리 어답터 성향이 있는 운전자라면 하이브리드는 더 없이 재미난 장난감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하이브리드를 타고 다니면 마치 환경운동가가 된 듯한 주의의 시선을 받을 수도 있다. 한편, 차량 무게가 늘어나긴 하지만 늘어난 무게를 감당하고도 연비가 더 뛰어나니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배터리의 수명과 교환에 대한 우려도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단점은 주행 조건에 따라 연비의 편차가 크다는 점이다. 다이나믹한 주행을 할 경우 일반 휘발유 차량이 동일하게 주행하는 것보다 연비가 크게 좋지 않을 수 있다. 고속도로 주행이 많을 경우에도 그렇다. 즉, 하이브리드는 특정한 주행 요건이 갖추어졌을 때 최대의 연비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평소 얌전하게 운전하고, 도심 주행이 많으며, 정숙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가장 인기가 높은 디젤차 폭스바겐 골프 TDI
<가장 인기가 높은 디젤차 폭스바겐 골프 TDI>

디젤의 장점은 어떤 조건에서도 항상 상대적인 연비가 높다는 점과 강력한 힘이다. 디젤은 다이나믹한 주행을 하더라도 항상 휘발유 차량이 동일하게 주행하는 것보다는 연비가 높다. 웬만큼 다이나믹하게 주행해서는 휘발유 차량이 평범하게 주행하는 것보다 연비가 더 좋을 수도 있다. 그리고, 높은 토크를 바탕으로 한 강력한 힘은 디젤 엔진의 최고의 매력이다. 급가속을 하지 않고 엑셀을 조금만 밟더라도 휘발유 차량과는 비교할 수 없는 높은 토크감을 즐길 수 있다. 물론 평소에 정속 주행을 많이 하면 최고의 연비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겨울철에는 예열을 오래해야 한다든가 하는 것은 이제는 옛일이다.

반면 많이 조용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더 큰 진동과 소음은 단점이다. 장거리 주행도 자주 하고, 다이나믹한 주행도 즐기면서 높은 연비를 원한다면 디젤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사실 자동차를 구입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가격이다. 그런데 디젤이나 하이브리는 일반적인 가솔린 차량에 비해 가격이 더 비싸다. 따라서 높은 연비로 인해 절약되는 연료비가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는 차량 가격을 상쇄할 수준이 될 정도로 평소 주행거리가 많은 편이라면 디젤이나 하이브리드는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기간은 구체적인 운행 조건이나 모델에 따라서 천차만별이겠지만 메이커 측에서 평균으로 제시하는 기간은 보통 2~3년 정도인 경우가 많다.

재미있는 것은 디젤과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배기량 2천 cc 정도의 준대형, 혹은 중형 차량의 경우 디젤과 하이브리드 모두 휘발유 차량에 비해 약 2~300만원 정도가 더 비싼 편이다. (하이브리드의 경우 정부 지원금 등을 포함한 경우다.)

그런데, 국산차의 경우 승용차에 디젤이 라인업 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 점은 하이브리드에 유리하다. 대표적으로 쏘나타의 경우 지난 NF 쏘나타 때는 디젤 모델이 있었지만, 현재의 YF 쏘나타에는 하이브리드 모델만 추가되어 있다.

반면 수입차의 경우에는 디젤의 가격이 일반 가솔린 차량과 비슷한 수준인 경우가 많이 있다. 이는 브랜드 자체의 엔진 가격 정책에 의한 것이거나 옵션 등에서 가격을 조정해 디젤 판매를 늘이기 위한 정책 등에 의한 경우다. 특히 유럽산 모델의 경우 일부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하고 있지만 디젤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국산 승용차로 디젤을 구입하고자 하는 수요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지만 아쉽게도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것이 무척 유감이다. 특히 현대기아차 그룹이 하이브리드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디젤 승용차를 구입할 기회는 더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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