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닛산이 런던의 블랙캡 대체 수요를 잡겠다며 ‘NV200 런던 택시’를 공개하긴 했지만, 지금 당장 22,600명의 런던 택시 운전자가 고를 수 있는 택시 차량은 두 가지뿐이다. 전통적인 블랙캡인 LTI(LTC) TX4와 벤츠 비토(Vito)가 그것이다.
7.6미터의 회전 직경을 비롯한 난해한 법규로 인해 아주 오랫동안 TX시리즈의 자리를 넘볼 수 있는 차는 등장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2008년 6월 이 시장에 뛰어든 벤츠의 상용차 비토는 런던 택시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개량을 감수했고, 결국 시장 점유율을 40%까지 높일 수 있었다.
벤츠 상용차 비토의 트래블라이너(Traveliner) 미니버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비토 택시는 후륜 조향 기능을 통해 회전 직경에 대한 법규를 통과했다. 스페인 비토리아의 메르세데스-벤츠 밴 공장에서 생산된 표준 차량을 영국 코번트리에 있는 현지 업체에서 택시로 개조한다.
운전석과 승객석은 운전자 보호 격벽으로 차단되며, 좌석이 없는 동반석 자리는 화물칸으로 쓰인다. 승객석에는 6명이 탑승할 수 있다. 벤치 시트에 3명이 앉고, 마주 보는 자리에 뒤를 향해 앉을 수 있도록 3개의 접이식 시트가 배치되었다. 공조 장치는 운전석과 승객석에 별도로 설치되어 있다.
차체 양측면의 대형 슬라이딩 도어는 전동으로 여닫을 수 있고, 전동 발판 또한 기본 사양이다. 휠체어 탑승용 경사판은 적재공간에 보관할 수 있다.
엔진은 116마력 2.2리터 4기통 디젤이고, 5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다. 연비는 12.4km/l, CO2 배출은 213g/km이고, 유로5를 만족시킨다. NV200은 물론 TX4와 비교해도 덩치가 큰 만큼, 연비와 CO2 배출면에서 TX4보다 나을 것이 없는 것이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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