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카셰어링 업체 설립
LG그룹이 전방위로 자동차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부품, 설계에 이어 이번엔 이용자에게 필요한 만큼 차를 빌려주는 차 공유(카셰어링) 사업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최근 카셰어링업체 `에버온`을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본금 30억원 중 22억5000만원을 LG CNS가 출자(지분 75%)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공공 부문 사업을 담당했던 송기호씨를 대표이사로 선임해 인력 충원 등 본격적인 사업화에 착수했다.
LG CNS는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에버온을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국내외 전기차 시장이 태동하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전기차를 구매하기 전 체험할 수 있는 카셰어링에 비즈니스 기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2009년부터 전기차 충전인프라 사업을 추진해온 만큼 시너지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카셰어링은 필요한 만큼 차를 빌려 쓰고 반납하는 서비스다. 렌터카 사업과 비슷하지만 통상 하루 단위로 차를 빌리는 것과 달리 카셰어링은 시간 단위로 차를 대여한다.
도심 내에서 짧은 시간 동안 차를 써야 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려 단거리 운행에 강한 전기자동차의 새 수요처로 주목받는다. 실제로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8월부터 서울 시내에서 전기차로 카셰어링 서비스를 진행해왔다. 해외에서도 카셰어링은 대부분 전기차로 이뤄진다.
LG CNS의 에버온 설립이 관심을 끄는 건 그룹 관계사의 자동차 관련 사업 진출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LG그룹은 자동차 시장에 진출하지 않았지만 각 계열사가 유관 분야에 깊게 발을 담가왔다. LG화학(배터리), LG이노텍(모터·센서), LG CNS(충전), LG하우시스(범퍼·카시트), 브이이엔에스(자동차 설계) 등이다. 핵심 부품에서 자동차 설계까지 다양하다. 자동차를 대여·운행하는 계열사까지 설립하자 LG가 자동차 사업 진출에 한 발 더 다가섰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운전자의 이용 패턴을 알아야 자동차 성능 개선 등을 추진할 수 있다”며 “에버온이 비즈니스 모델 발굴뿐 아니라 개발의 중요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의 행보에 자동차 업계도 큰 관심을 보였다.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의 한 임원은 “비즈니스에는 영원한 아군도 적군도 없는 것 같다”며 LG의 자동차 사업 확대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현대차는 LG화학 배터리를 구매하는 주요 고객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에 LG 배터리를 썼다. 레이 전기차에는 SK 배터리를 적용했다. 현대차 측은 부인하지만 업계는 견제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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