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닛산의 삼총사 `370z` `큐브` `알티마`

발행일자 | 2013.06.21 07:56

릴레이 시승기 #2 '닛산' 편

`GT-R`을 필두로 60여종의 차를 만드는 `닛산`은 새로운 가치창출을 목표로 하는 회사다. 디자인과 기술로 안전하고 성능 좋은 차를 만들며,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이 회사의 시작은 닛산 모터가 설립된 1933년으로 보고 있다. 이로부터 50년이 흘러 1983년쯤엔 닛산 브랜드 차종이 전 세계에서 팔리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는다. 이후 지금까지 다양한 차종을 세계시장에 팔아왔다. 아울러 닛산은 이미 1960년대부터 스포츠카를 만들었고, 1970년대엔 모터레이스에도 눈을 뜨기 시작한다. 1980년대엔 본격적으로 고성능 레이싱카 개발에 착수하는 등 기술 고도화에 집중했다. 1989년엔 럭셔리 라인업인 `인피니티` 브랜드를 론칭하며 재도약을 꿈꿨으며, 1999년엔 르노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고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로 새 출발을 알렸다. 서로의 강점과 전문성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이런 노력으로 `GT-R`과 같은 상징적인 슈퍼카를 만들어냈고, 보다 편하지만 레이싱 DNA를 담은 `370z`는 물론이고 `큐브`처럼 독창적인 컨셉트의 차종도 내놔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특히 중형 세단의 강자 알티마는 닛산 기술력의 산물 중 하나로 꼽힌다. 닛산의 대표 차종인 `370z, 알티마, 큐브` 세 차종을 잇따라 시승했다.

▲ <퓨어 스포츠카를 지향한다. 닛산 370z. /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 <퓨어 스포츠카를 지향한다. 닛산 370z. /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370z

닛산 `Z`시리즈의 최신 버전인 370z는 북미시장을 겨냥한 스포츠카다. 보닛은 길쭉하고, C필러는 깎아놓은 듯 급격하게 선이 정리된다. 스포츠카의 전형이다. 게다가 네 바퀴 위를 감싸는 펜더는 불쑥 튀어나와있다. 잘 다져진 근육질 몸매를 떠오르게 한다. 겉모양만 봐도 충분히 잘 달릴 것 같이 생겼다. 실제 성능도 만만찮다. 3.7리터 V6 엔진에서 333마력을 뿜어낸다.

실제 주행감은 요즘 독일차의 냉정한 핸들링과 다른 맛이 있다. 운전자의 실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퓨어 스포츠카`에 가깝다. 엔진룸은 앞쪽에 있지만 최대한 차 가운데 쪽으로 자리했다. 그래서 `프론트 미드십`이라 부른다. 또한 구동방식은 뒷바퀴굴림(FR)이다. 여기에 묵직한 스티어링휠도 특성을 표현하는 요소다. 무게감 탓에 이리저리 돌리다 보면 `운동` 한다는 생각마저 든다. 370z의 앞뒤 움직임은 매우 공격적이어서 꽤나 섬세하게 다뤄줘야 성을 내지 않는다. 전형적인 FR 스포츠카다.

가속할 때 느낌은 꽤 좋다. 실제 성능도 뛰어나지만, 미묘한 느낌을 잘 살려냈다. 그렇지만 안정성이 좋아 실제 속도보다 느리게 느껴진다. 운전할 땐 조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여기에 섬세한 핸들링과 액셀링, 브레이킹은 필수다. 분명 자기 절제가 필요한 차다. 검객들이 싸움에 나서기 전 명상을 하듯, 운전자들도 레이스에 나서기 전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퓨어 스포츠카의 대명사 `로터스`보다야 많이 편하고 전자장비의 도움도 많이 받을 수 있지만, 포르쉐와 비교하면 거친 편이다. 그게 370z의 매력이다. 값은 5790만원.

▲ &lt;닛산의 대표 중형 세단, 알티마(ALTIMA) /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gt;
<▲ <닛산의 대표 중형 세단, 알티마(ALTIMA) /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알티마 3.5

알티마 3.5ℓ 모델은 균형 잡힌 주행감각이 특징이다. 2.5ℓ 모델이 편안한 패밀리 세단임을 강조한다면, 3.5는 스포티세단에 가깝다. 273마력의 강력한 힘을 최신 버전의 엑스트로닉-CVT(무단변속기)가 잘 받아준다. 특히 성능과 효율의 조화가 놀랍다. 시속 200㎞로 달릴 때 가속 페달에 힘을 주고 있으면 5000rpm이상을 유지하지만, 힘을 살짝 빼면 rpm(분당엔진회전수)이 3000 조금 넘는 수준까지 낮아진다. 일반적인 변속기라면 기어비 때문에 불가능한 수치다. 게다가 패들 시프터가 달려 있어서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기에도 충분하다.

그리고 스포츠 모드와 일반적인 D레인지는 차이가 분명하다. 스포츠 모드로 놓으면 높은 엔진 회전수를 유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실제 변속기엔 `기어`가 없지만, 마치 여러 단계로 나눠 기어를 바꾸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고속으로 달리다가 갑자기 속도를 줄이면 일정 수준까지 rpm을 높이면서 엔진브레이크 효과와 함께 빠르게 다음 상황을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차의 좌우 흔들림(롤링)은 잘 억제됐고, 서스펜션의 위아래 스트로크는 적당한 편이다. 무중력시트라 부르는 특수 설계된 시트에선 편안함이 느껴진다. 오랜 시간 운전을 해도 허리 통증이 거의 없다. 고속안정성도 탁월해서 불안하지 않다. 핸들은 방정맞지 않고 진중하다. 강력한 성능과 효율, 안락함과 세련됨까지. 여러 특징을 잘 버무려 논 게 알티마의 특징이다. 3.5 SL CVT 모델의 값은 3770만원.

▲ &lt;박스카의 원조. 닛산 큐브(CUBE) /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gt;
<▲ <박스카의 원조. 닛산 큐브(CUBE) /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큐브

큐브 1.8SL, 2,560만원짜리 최고급형을 탔다. 기본형과 달리 큼지막한 국산 내비게이션이 탑재됐고, 휠도 1인치 늘려서 16인치가 들어간다. 풀오토 에어컨도 탑승객의 편의를 돕는다. 나머진 같다. 머그컵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큐브는 `자연`그대로의 감성을 담아낸 게 핵심이다. 천장은 수면 위 파장이 이는 듯한 모양이고, 실내 공간 곳곳은 비슷한 테마로 구성돼 있다. 편안함과 실용성을 함께 추구한 실내 구성이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네모난 상자처럼 생긴 탓에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꽤나 효율적이라는 점이다. 뒷좌석 등받이를 접지 않을 땐 소형 SUV와 별반 다를 게 없지만, 시트를 접으면 텐트 두 개, 의자 네 개, 테이블 한 개, 매트와 화로, 장작 등 온갖 캠핑장비를 다 넣어도 공간이 남는다. 생김새 덕을 톡톡히 봤다. 게다가 트렁크 도어는 냉장고처럼 가로로 열려 여닫기 쉽고, 높이도 적당해서 짐 싣기 편했다. 물론, 이렇게 극단적으로 짐을 가득 실었을 땐 사람은 두 명 밖에 타지 못한다.

1.8ℓ 가솔린 엔진은 120마력을 내는데, 힘이 달릴 것 같지만 생각보다 잘나간다. 변속기는 CVT. 서스펜션은 단단한데다 저중심 설계로 흔들림이 적다. 일반 도로에선 운전도 편하고, 안정감이 좋았다. 그래서 대형 SUV들이 주로 다니는 오프로드도 살짝 달려 봤는데, 바퀴가 크지 않은 데다 최저지상고가 낮아 SUV처럼 맘 편히 타긴 어려웠다. 세단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렇지만 앞바퀴굴림방식(FF)을 쓰기 때문에 딱히 못 가는 길도 드문 편이다. 세단의 안정감과 밴의 실용성을 섞어 개성 넘치는 디자인으로 표현한 차다.

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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