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JD파워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신차용 친환경 타이어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타이어가 파손돼도 일정 거리를 달릴 수 있는 런플랫 타이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연료 효율과 안전을 위해 적용한 새로운 타이어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이유가 무엇일까. 타이어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 시장의 특성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첨단 기능 보다는 오래 쓸 수 있어야 하며, 접지력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요즘은 예전과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새로운 소재와 기술의 발달로 어느 한쪽 성능을 강화하며 다른 한 쪽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이다. 쉽게 보면 실리카 같은 소재를 씀으로써 타이어가 굴러가며 생기는 구름저항을 줄이면서도 젖은 노면의 제동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사용되는 실리카 고무는 4세대다. 그동안 폴리머와 실리카를 섞기 어려웠지만, 기술 발달로 점점 강하게 결합시킬 수 있게 됐고, 새로운 성능을 찾아낼 수 있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고영훈 금호석유화학 상무는 “타이어 수명을 늘리려면 카본블랙을 많이 쓰면 된다”며 “하지만 환경 문제 등 한계가 있어서 유럽은 이미 첨단 소재와 기술을 접목한 고기능성 제품이 인기”라고 전했다. 또한 “미국 시장도 점차 패러다임이 바뀌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국내에서도 새로운 소재를 활용한 제품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봤다. 실리카는 ?-트랙션을 강조하는 만큼 비가 잦아진 국내 도로 환경에 잘 어울린다는 주장이다. 그는 “국내 소비자들이 유럽지향적 성향이고,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에서 통한다고 보기 때문에 일본 및 글로벌 화학업체들도 국내시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화학회사 랑세스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10명 중 7명은 친환경 타이어를 살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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