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연말 후폭풍 예고

발행일자 | 2013.11.14 09:33

전기전자 내재화 전략 좌초하나…

현대차그룹, 연말 후폭풍 예고

전격적으로 단행된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임원 인사로 현대자동차그룹 전반의 전기전자 경쟁력 강화 및 수직계열화 전략이 좌초 위기에 봉착했다.

최근 2년 간 보쉬와의 합작 관계 청산, 현대오트론 설립 등 전기전자 기술 내재화를 주도했던 권문식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이 경질되면서 선장을 잃은 모양새다. 한달 앞으로 다가온 그룹 임원 인사를 계기로 연구개발본부 재편, 전기전자 관련 계열사 간 업무 조정 및 합병 등을 망라한 대규모 후폭풍이 불 전망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권문식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의 경질은 현대오트론 설립 등 전기전자 기술 내재화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상의 혼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함께 경질된 김용칠 부사장(설계담당), 김상기 전무(전자기술센터장)는 연구개발본부 내에서 권 사장을 정점으로 하는 전기전자 연구개발 지휘 체계와 일치한다.

특히 권 사장이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취임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고, 경질의 배경이 된 대규모 리콜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생산된 차량이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표면적으로 내세운 이유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실제 대규모 리콜과 관련해 계열사 개발 담당 임원이 지난주 전격 경질된 것으로 전해졌다. 리콜 대상이 된 차량 개발 당시 실무 책임을 물었다는 후문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차량용 반도체 개발 등을 위해 설립한 현대오트론의 전략이 혼선을 빚고 있다는 점에 대해 강한 질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사를 앞두고 현대오트론에 대한 그룹 차원의 감사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져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렸다.

현대오트론이 차량용 반도체 자체 개발을 사실상 포기하고, 전자제어 관련 엔지니어링에 집중하면서 전기전자 기술 내재화 전반의 청사진이 꼬였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 현대오트론, 현대케피코를 포함한 현대차그룹내 전기전자 관련 계열사 간 업무 분장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조짐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오트론의 역할 재정립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권문식 사장은 보쉬가 보유한 현대케피코 지분 인수, 현대오트론 설립 등을 통해 전기전자 기술 수직계열화를 주도했다”며 “이 같은 전기전자 내재화 전략이 혼선을 빚은 것이 이번 인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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