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포커스]-변속기 업계는 다단화, 고단화 경쟁 치열
변속기. 영어로 트랜스미션(Transmission)이라고 부르는, 엔진의 힘을 바퀴에 나눠 전달하는 기계 장치다. 크기가 서로 다른 기어들이 맞물려 자동차의 주행 상황에 따라 엔진 회전수를 조절하게 된다. 일반적인 내연기관(엔진)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 정해져 있어서 이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비책인 셈이다.
자동차가 출발할 때나 오르막길을 올라갈 때는 속도가 느리지만 큰 힘이 필요하다. 이때는 저단 기어가 바쁘다. 엔진 회전수가 높지만 실제 주행 속도는 느린 이유다. 반대로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속도가 빨라지면 점차 높은 기어를 쓰는데, 관성 탓에 엔진 회전수가 높지 않아도 계속 굴러갈 수 있다.
그래서 요즘엔 기어 단 수를 늘리는 경쟁이 치열하다. 10여년 전만 해도 4단, 5단이 대세였지만 지금은 6단은 기본이고 심지어 8단 이상 고단 변속기도 쓰고 있다. 단 수가 늘어나면 엔진 회전수를 촘촘히 활용할 수 있어서 효율이 좋아지고, 가속감이 부드럽다는 장점이 있다.
CVT라는 무단변속기도 등장했다. 기어 대신 벨트를 쓰기 때문에 변속 충격이 없고, 어떤 상황에서든 최적 엔진 회전수를 유지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렇지만 가속할 때 이른바 ‘맛’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어 왔기에 자동변속기처럼 엔진 회전수를 변화시키며 가속하는 아이디어가 접목되고 있다.
듀얼클러치 변속기도 관심거리다. 기어가 맞물린 걸 떼어내는 ‘클러치’가 두 개여서 붙은 이름이다. 각각 홀수 단과 짝수 단을 맡아 변속하기에 변속 시간이 짧고 손실이 적다. 구조적으론 수동 기어박스와 같지만, 자동의 장점을 접목했기에 효율과 편의를 챙길 수 있다. 그러나 건식 혹은 습식 등 작동 방식에 따라 가격과 성능 또한 천차만별이고, 변속할 때 수동변속기 특유의 울컥거림이 느껴지기도 한다.
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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