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포커스]
자동차도 다이어트 열풍이다. 무겁고 덩치 큰 고철덩어리에서 첨단 공학이 접목된 신기술의 집약체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일반적으로 차 무게가 10% 줄면 연비는 6%쯤 좋아진다고 한다. 그래서 엔지니어들은 무게를 줄이기 위해 신소재를 적용하고, 불필요한 부품을 빼 단 1그램이라도 더 줄이려 안간힘을 쏟고 있다.
차 무게를 줄이는 방법은 다양하다. 대표적으론 소재 자체를 바꾸는 방법이 있다. 이는 차체 설계기술의 발달과 맞물린다. 새로운 소재의 ‘물성’에 맞춰 불필요한 구조를 개선, 무게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요샌 강하지만 무거운 철 대신 가벼우면서 튼튼한 알루미늄, 그리고 금속처럼 강하지만 가벼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과 같은 신소재를 많이 쓴다.
이는 경량화를 통한 주행성능향상이라는 취지와도 맞아떨어진다. 지붕이나 보닛 등 차체 일부를 가볍게 만들어 무게중심을 낮출 수 있으며, 나아가 골격 자체를 알루미늄으로 만드는 경우도 늘고 있다. 가속할 때나 코너링 성능도 좋아진다. 소재가 비싼 탓에 고급차에 주로 쓰인다. 랜드로버의 신형 레인지로버는 차체를 알루미늄으로 바꾸면서 무려 420kg이나 가벼워졌다.
또 항공기 소재인 탄소섬유(카본파이버)도 자동차 곳곳에 쓰이고 있다. 탄소섬유가 주는 ‘매우 가볍지만 매우 강한 소재’의 상징성 때문에 극단적인 퍼포먼스를 내는 고성능 스포츠카에 많이 적용되고 있다.
부품 수를 줄이는 방법은 단순하지만 효과가 크다. 가령 그동안 나사 10개를 써서 조립했다면 요즘엔 안전에 문제가 없다면 7~8개이하로 줄이는 추세다. 구조용접착제의 성능향상 때문이다. 덕분에 서로 다른 성질의 소재를 붙이는 일도 가능해졌다. 이음새가 견고해지면서 골격이 더욱 단단해지는 효과는 덤이다. 결국, 탑승자의 `느낌`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불필요한 걸 `슬쩍` 빼는 기술이 유행인 셈이다.
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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