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뮬러SAE] ‘열정을 먹고 도전으로 달린다’ (1)

발행일자 | 2014.05.17 15:49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매년 열리는 국제대회. 120여개 대학 참가해 실력 겨뤄…

뜨거운 열정으로 똘똘 뭉친 대학생들의 도전이 시작됐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시에서 막 오른 `포뮬러 SAE 미시건 2014(Formula SAE Michigan 2014)`는 세계 자동차 공학도들의 실력을 겨루는 경연장이다.


이달 17일까지 미시건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Michigan International Speedway)에서 열리는 포뮬러 SAE 대회는 전 세계 120여개 대학의 공학도들이 포뮬러 경주차를 직접 설계, 디자인, 제작해서 경쟁하는 국제 행사다. 이 대회에 참가한 결국 젊은 엔지니어들이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경험과, 공동작업 기회를 가짐으로써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 학생의 공학적 설계능력과 창의, 문제해결능력, 공학적설계능력을 끌어올리는 게 목적이다. 우리나라에선 국립 금오공과대학교 Automania, 영남대학교 CMDM, 국민대학교 Kora 등 세 팀이 참가했다.

자동차 전문지 ‘RPM9(알피엠나인)’에서는 미국 현지에서 펼쳐지는 이들의 도전과 활약을 생생하게 전할 예정이다. 더불어 참가한 이들의 소감을 바탕으로 문제점을 되짚어 보고, 우리나라 대학과 협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오늘부터 3일간 현지 소식을 풀어놓을 이승주 군은 국립 금오공과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또 ‘한국대학생자동차연구회(AARK)’ 회장을 역임했고, 모비스통신원으로 활동하는 등 자동차에 죽고 사는 열혈 청년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공학도들의 좌충우돌 도전기를 들어보자. –편집자-

DAY One, May 14th.

대학마다 오토바이 엔진을 가지고 다소 시끄러운 자동차를 만드는 친구들을 한 번쯤은 봤을 거다. 자작자동차를 만드는 학생들이다. 전국의 많은 대학엔 이러한 자동차를 직접 만드는 학생들이 많다.

이들이 만드는 차는 크게 오프로드용 바하(baja)와 온로드 타입의 포뮬러(formula)로 구분할 수 있다. 매년 여름 열리는 ‘대학생 자작자동차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국제대회도 열린다. 매년 5월 미국 미시건에서 열리는 포뮬러 SAE가 그것. 우리는 2006년부터 꾸준히 도전하고 있다. 올해는 우리와 함께 국민대학교, 영남대학교가 참가했다. 이들의 이야기도 함께 전할 예정이다.

▲ <사진1>  인천공항에서 출정 다짐을 하는 오토매니아
<▲ <사진1>  인천공항에서 출정 다짐을 하는 오토매니아>

지난 5월9일, 가진 것이라곤 ‘열정’뿐인 사내 열 세명이 뭉쳐 세계 각국의 자동차공학도들이 모이는 미국 디트로이트로 향했다. 오토마니아(Automania) 팀은 팀장 이배(금오공대3년)를 중심으로 1학년에서 4학년까지 다양하게 구성됐고, 지난해부터 차를 설계 및 디자인해 직접 만들어 완성했다. 미국 대회에선 자동차 공학도로서의 역량에 초점을 맞춰 비용, 공정, 성능, 설계해석, 비즈니스 다양한 부문으로 평가를 받게 된다.

▲ &lt;사진2&gt; 렌터카업체에 방문해 예약을 확인하고, 계약했다.
<▲ <사진2> 렌터카업체에 방문해 예약을 확인하고, 계약했다.>

13시간의 비행 끝에 디트로이트에 도착했다. 한국시간으로 금요일 12시30분 비행기였는데, 시차 때문에 미국에서도비슷한 시간에 도착했다. 우선 차를 빌리기 위해 이동했다. 경기장뿐만 아니라 묵을 숙소 주변은 대중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아서 차가 필수다. 또 인원이 열 세명이나 돼 차를 세 대 빌리기로 했다.

의욕이 너무 앞선 탓이었을까. 자동차를 빌리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카드 해외한도가 막혀 결제가 되지 않았다. 대부분 대학생인 점을 생각치 못했다. ‘만 25세 이하 운전자’에게 적용되는 비싼 보험료로 인해 렌트비가 높아진 탓이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있다. 우여곡절 끝에 마쯔다 CX-5, 쉐보레 말리부, 캡티바 등 3대를 빌렸다. 국내에서 만나볼 수 없는 말리부 페이스 리프트모델과 마쯔다 CX-5라 오래 고민할 것도 없이 눈길이 갔다.

▲ 왼쪽부터 마쯔다 CX-5, 쉐보레 말리부, 캡티바
<▲ 왼쪽부터 마쯔다 CX-5, 쉐보레 말리부, 캡티바>

다음은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다. 대회에 참가할 차를 가지러 가야 한다. 나무로 제작된 컨테이너는 한국에서 2주전에 먼저 보냈다. 통관절차가 까다로워서 먼저 미국땅에 보내야 했다. 그리고 차를 실을 트럭을 한대 더 렌트했다. 재밌는 건 움직이는 거리까지 요금에 포함된다는 사실이다. 예산이 한정돼 있어서, 숙소와 대회장을 오가는 거리를 계산해 계약해야 했다.

▲ 16인치급 트럭. 10만 마일을 달린 꽤 오래된 차라 상태가 멜랑꼴리하다.
<▲ 16인치급 트럭. 10만 마일을 달린 꽤 오래된 차라 상태가 멜랑꼴리하다.>

공항 근처 물류업체에 도착해 컨테이너를 인도받을 준비를 했다. 국제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서 차 제작비용보다 큰 돈이 드는 건 물류비다. 해외 대학과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 팀들이 국제 국제대회에 참가하기 어려운 점이 ‘비싼 물류비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해외무대에 꾸준히 도전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춘 팀이 손 꼽을 정도로 적다는 점이 아쉽다.

한국에서 여러 다짐을 하며 보낸 나무 컨테이너를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보낼 때 팀원들의 이름과 각오를 쓴 메시지를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다. 컨테이너를 트럭에 싣고, 앞으로 묵을 앤아버로 출발했다. 오랜 비행 시간과 36시간으로 길어진 하루가 몸을 무겁게 만들지만, 새로운 환경에 대한 설렘과 대회의 긴장감 탓에 마음 만은 가볍게 느껴진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차를 정비하고, 대회 준비 과정을 전할 예정이다. 굿 나잇!

잠 못 드는 밤, 미국 미시건에서...

글,사진 / 이승주 통신원 seungjoo2208@nate.com

정리 / 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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