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뮤지컬] 찬란한 음악도시 부평을 그린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2)

발행일자 | 2016.12.11 22:42

◇ 사랑의 애틋한 마음이 가슴을 설레게 만들다

창작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이하 ‘당아시’)은 사랑 앞에 주저하는 마음을 가슴 설레게 전달한다. 예전 노래뿐만 아니라, 사랑이 시작될 때의 마음에 대한 추억도 소환하고 있는 것이다.

금방 사랑에 빠지고 금방 사랑을 받아들이는 금사빠의 시대에서는 오히려 판타지적으로 느껴지는, 떨려서 제대로 말도 못하는 애틋한 사랑의 마음이 이 작품에 달달하게 녹아 있다.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공연사진. 사진=쇼앤라이프 제공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공연사진. 사진=쇼앤라이프 제공>

이 작품은 주크박스 뮤지컬로 기존의 노래를 활용했다는 측면에서 볼 때, 용생(정욱진, 박화홍 분)과 연희(이지은 분)의 마음은 기존의 노래 가사를 활용해 표현하고 전달한다는 점은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이는 가사를 음미하게 만들고, 음미된 가사로 인해 관객은 더욱 감정이입해 관람할 수 있다. 지금 젊은 세대들이 예전으로 돌아간다면 그들은 사랑을 표현할 때 주저할지 아니면 현재처럼 직설적인 방법을 유지할지 궁금해진다.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공연사진. 사진=쇼앤라이프 제공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공연사진. 사진=쇼앤라이프 제공>

◇ 성악과 기악이 조화를 이룬 창작음악극

‘당아시’는 쇼 장면에서 연주 세션을 무대 뒤로 숨기지 않는다. 성악 노래뿐만 아니라 기악 연주도 시각적으로 부각되고, 그런 시각적 부각에 노래는 더욱 생생하게 들릴 수 있다.

이 작품은 성악과 기악이 조화를 잘 이루도록 창작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작곡의 힘일 수도 있고, 배우와 연주자의 조화일 수도 있고, 마이크의 음량 조절이 잘 됐기 때문일 수도 있다. 가사전달력이 좋다고 느껴지는 점에 이런 영향도 작용했다.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공연사진. 사진=쇼앤라이프 제공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공연사진. 사진=쇼앤라이프 제공>

음악과 함께 신나는 안무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찰스턴 스텝 등 경쾌한 업바운스의 춤은 관객들도 가만히 있지 않고 리듬을 타고 싶게 만든다. ‘당아시’는 쇼뮤지컬이라고 볼 수 있고 그렇기에 콘서트적으로 흐를 수도 있는데, 마이크의 볼륨 등 강약, 완급 조절을 통해 뮤지컬 본연의 매력을 지키려고 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 입체감을 높인 무대장치와 조명

무대 장치인 집 구조물은 여러 개의 부분으로 만들어져 분리 및 재배치가 가능했다. 용생(정욱진, 박화홍 분)이 사는 집은 무대에서 비스듬하게 설치됐는데, 무대를 바라보며 왼쪽 앞부분부터 오른쪽 뒷부분까지 집의 높이가 점점 더 높아진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는 무대를 더 넓게 보이도록 만들면서, 입체감을 강화시킨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는 무대에 개인 의자가 나란히 배치되는 장면이 있는데, 이때 의자의 크기를 약간씩 변형해 무대에서 가까운 쪽에 작은 의자를 배치하고 멀어질수록 큰 의자를 배치해 입체감을 높이는 연출하기도 한다. ‘당아시’에서 집 구조물의 배치도 그런 디테일을 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공연사진. 사진=쇼앤라이프 제공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공연사진. 사진=쇼앤라이프 제공>

‘당아시’의 구조물은 높이가 다르기 때문에 위치를 바꿔 재배치를 했을 때도 새로운 공간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등장인물들의 등퇴장도 같은 높이의 평면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계단을 통해 위치감의 변화를 주면서 이뤄진다는 점도 눈에 띈다.

‘당아시’의 사이키 조명은 무대의 경계를 넘어서 관객석까지 비추기도 했다. 마치 쇼 무대의 조명을 보는 듯했는데, 제작진은 관객을 움직이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된다.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공연사진. 사진=쇼앤라이프 제공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공연사진. 사진=쇼앤라이프 제공>

측면 바닥 조명은 무용 공연에서 자주 사용돼 움직임을 도드라지게 보이도록 만든다. 이번 공연에서 측면 바닥 조명은 칼군무를 채택하지 않은 안무를 다채롭게 만들었다. 천장에서 배우를 비추는 조명은 배우의 약간 뒤쪽에서 위쪽 뒷머리로 조명이 떨어져, 배우들은 직접적인 눈부심을 피하면서 표정관리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설치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내 뜻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세상, 모든 것이 다 끝났다고 생각될 때가 새로 시작할 때라는 메시지를 ‘당아시’는 관객들에게 던진다. 누군가에게 추억의 시간이고, 누군가에게 아직도 생생히 이어지는 현재의 시간인 이 작품이 미래에도 그 누군가에게 추억의 시간이고 현재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재공연이 계속되길 바란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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