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가 아닌 소리로 소통한다, 수어풍물 창작극 ‘치고받고 놀래’

발행일자 | 2017.02.07 15:40
‘치고받고 놀래’ 포스터. 사진=문화기획단체 소리:D 제공
<‘치고받고 놀래’ 포스터. 사진=문화기획단체 소리:D 제공>

들리지 않는 소리를 찾아 남녀가 떠난다. 마을은 가뭄에 시달리고, 소리를 찾아 천산으로 떠난 그들에게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문화기획단체 소리:D(대표 이상민, 이하 소리디)의 수어풍물 창작연극 ‘치고받고 놀래’ 제3차 공연이 오는 21일부터 26일까지 대학로 해오름 예술극장에서 열린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단군을 배경으로 한 시대극인 ‘치고받고 놀래’는 풍요로운 삶을 살던 곰부족이 가뭄으로 인해 겪게 되는 갈등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식량과 물이 부족해진 부족민들은 서로 약탈을 하고, 그러던 중 곰부족의 물을 지키던 곰탱은 마을의 물을 빼앗기고 그의 친구 곰사는 곰탱을 데리고 부족으로부터 도망친다.

‘치고받고 놀래’ 스틸사진. 사진=문화기획단체 소리:D 제공
<‘치고받고 놀래’ 스틸사진. 사진=문화기획단체 소리:D 제공>

‘치고받고 놀래’에서의 개성 있는 캐릭터들은 관객들의 성향에 따라 어떤 인물에 감정이입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작품이다. 해석의 다양성은 다양한 여운을 남길 수도 있다.

다양한 문화 기획을 통해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소리디는 ‘치고받고 놀래’를 통해 서로 단절된 농인과 청인이 하나가 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2015년 3월 첫 공연 후 같은 해 9월 두 번째 공연이 이뤄졌다.

‘치고받고 놀래’ 스틸사진. 사진=문화기획단체 소리:D 제공
<‘치고받고 놀래’ 스틸사진. 사진=문화기획단체 소리:D 제공>

농인과 건청인이 함께 했기 때문에 기존의 연극들과는 달리 수어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든 대사는 수화와 함께 진행, 청인 배우들은 구화와 수화를 동시에 사용하며, 농인 배우들은 수화를 사용한다. 청인 관객을 위한 자막과 소리를 듣지 못하는 농인 관객을 위한 영상도 함께 준비해 농인과 청인 구별 없이 모든 관객이 공연을 보고 즐길 수 있도록 있다는 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다양한 연출이 추가돼 더욱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안무와 풍물, 무술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직접 참여해, 보다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설곰 역의 김상훈 배우는 “(음악이나 무술) 한 가지에 집중되지 않고 모든 요소들이 전문적이고 조화롭게 어우러진다”며 “부족한 모습일지라도 있는 그대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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