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높게 평가할 건 없을 것 같습니다. 괜히 시스템만 복잡해진 것 같아요.”
지난 16일(현지시간) 일반인 입장이 시작된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만난 현대차 환경기술센터장 이기상 전무는 “벤츠의 플러그 인 수소연료전지차 GLC F-CELL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같이 답변했다.
이 전무는 “GLC F-CELL의 경우 수소와 전기를 함께 충전해서 주행거리를 늘리는 개념인데, 굳이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 필요가 있나 싶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봐도 수소 충전소와 전기 충전소 두 가지 모두 충분히 보급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두 시스템을 모은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양산 예고한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차의 경우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국내 기준 580㎞인 반면, GLC F-CELL은 수소로 400㎞, 전기로 50㎞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주행거리 인증기준의 경우 한국이 유럽보다 더 까다로운 점을 감안하면 두 차의 차이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이 전무는 또한 “현대차도 이런 시스템을 연구해봤고, 기술적으로 어려울 건 없다”면서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러 개발 도중에 드롭(중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벤츠가 이런 선택을 한 이유에 대해 “수소연료차로서 3~4번째 양산업체가 되는 것보다는 뭔가 색다른 시스템을 내세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메르세데스-벤츠의 GLC F-CELL은 세계 최초의 플러그 인 수소연료전지차를 내세운 차다. 수소연료차의 빠른 충전, 긴 주행거리의 장점을 갖추면서도 충전 인프라의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전기 충전 기능을 추가한 게 특징이다.
이기상 전무는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연료를 넣어 전기를 생산하는 개념인데, 플러그 인 시스템을 넣게 되면 원가가 더 높아져서 경제적인 이득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의 디터 제체 회장은 이번 모터쇼에서 “2022년까지 모든 라인업에서 전기 버전을 출시하겠다”고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디젤 엔진은 여전히 뛰어난 시스템이며, 디젤을 없애는 것보다 개선해나가는 것이 좋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과거에 “벤츠가 전기차 개발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을 때 “우리는 이미 전기차를 개발해놨으며, 인프라가 구축될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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