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코나 일렉트릭 vs 니로 EV, 당신의 선택은?

발행일자 | 2018.09.20 00:05
[시승기] 코나 일렉트릭 vs 니로 EV, 당신의 선택은?

현대기아차 그룹이 전기차를 시장에 내놓은 건 4년 전인 2014년 봄이다. 당시에 등장한 기아 쏘울 EV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48㎞였다. 이 차에 앞서 나온 현대 블루온이나 기아 레이 EV는 테스트 모델 성격이어서 관공서 보급만 됐으나 쏘울 EV는 일반인이 구입할 수 있는 최초의 국산 전기차였다.

쏘울 EV는 도심 주행에서 큰 문제가 없지만 장거리 주행은 어려웠다. 또, 한 두 차례 도심 주행을 하고 나면 주행 가능거리가 두 자리 수로 떨어지기 때문에 충전소 찾기에 바빴다. 쏘울 EV뿐 아니라 이 시기에 나온 전기차가 대부분 이런 문제를 안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은 주행거리가 늘어나긴 했어도 여전히 200㎞ 이하였다. 그러다 2017년 쉐보레가 주행거리 383㎞의 볼트 EV를 선보이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볼트 EV는 순식간에 완판되며 전기차 시장의 주연으로 떠올랐다.


[시승기] 코나 일렉트릭 vs 니로 EV, 당신의 선택은?

반전의 역사는 현대 코나 일렉트릭이 다시 썼다. 올해 4월 열린 EV 트렌드 코리아에서 데뷔한 코나 일렉트릭은 1회 충전 주행거리를 406㎞로 늘려 주목을 끌었다. 현대차는 올해 1만2000대를 판매할 계획이었으나, 예약 접수 한 달 만에 1만8000대를 신청 받는 기록을 세웠다.

최근 기아차가 선보인 니로 EV는 코나 일렉트릭과 비교해 배터리 용량(64㎾h 또는 39.2㎾h)이나 모터 출력이 똑같지만 차체 크기가 다르다. 이 때문에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코나 일렉트릭보다 살짝 짧은 385㎞다.

기존 차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없애고 무늬를 넣은 앞모습은 두 차 모두 비슷하다. 다만 니로 EV가 단순하게 라디에이터 그릴을 막은 것과 달리 코나 일렉트릭은 범퍼 자체를 새로 설계해 더 신선한 느낌을 준다.

[시승기] 코나 일렉트릭 vs 니로 EV, 당신의 선택은?

타이어는 두 차 모두 215/55R17 사이즈이고 각기 다른 17인치 EV 전용 휠로 멋을 냈다. 특이한 건 코나 일렉트릭에는 넥센타이어만 장착되는 데 비해 니로 EV는 미쉐린 타이어만 장착된다는 점이다. 미쉐린과 넥센의 브랜드 선호도 차이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실내 역시 코나 일렉트릭이 니로 EV보다 살짝 더 미래적인 분위기다. 코나 일렉트릭은 그레이 쓰리톤(3-ton) 컬러가 있어서 좀 더 화사한 느낌이고, 전자식 버튼 변속 시스템으로 차별화했다. 니로 EV의 대시보드는 기존 니로와 큰 차이가 없지만 다이얼식 변속 시스템이 눈길을 끈다. 후진과 중립, 주행은 다이얼을 돌려서 선택하고, 주차는 다이얼 가운데의 버튼을 눌러 조작토록 해 실질적인 조작편의성은 코나 일렉트릭보다 더 낫다.

그렇다면 주행성능은 어떨까. 최고출력 204마력의 똑같은 모터를 달았지만, 코나 일렉트릭의 공차중량(1685㎏)이 니로 EV(1755㎏)보다 가벼운 만큼, 코나 일렉트릭이 좀 더 가볍고 날렵하다. 물론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는 아니고 아주 미세한 느낌의 차이다.

[시승기] 코나 일렉트릭 vs 니로 EV, 당신의 선택은?

연비를 극대화한 에코 플러스부터 에코, 노멀, 스포츠 등 네 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주행모드 통합제어시스템을 갖춘 것은 두 차가 똑같다. 제동 시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패들 시프트가 적용된 것도 같다.

스포츠 모드의 가속감은 시쳇말로 ‘살벌한’ 수준이다. 코나 일렉트릭이 조금 더 빠른 느낌이지만 니로 EV 역시 만만치 않다. 밟는 즉시 가속되는 전기모터의 특성 때문에 내연기관보다 훨씬 더 빠르게 느껴진다.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장비의 정확성은 두 차 모두 훌륭하다. 특히 곡선구간에서도 오랫동안 차선을 유지하면서 달리는 기능은 수입차들과 비교해도 상당히 우수한 수준이다.

[시승기] 코나 일렉트릭 vs 니로 EV, 당신의 선택은?

차체 높이는 두 차 모두 1570㎜로 똑같지만 휠베이스는 니로 EV가 100㎜ 길다. 이 길이 차이 때문에 차체가 위 아래로 움직이는 피칭 현상의 경우 니로 EV가 조금 더 안정적이다.

니로 EV가 결정적으로 돋보이는 건 화물 적재능력이다. 451ℓ의 기본 트렁크 용량을 갖추고 있고, 뒤 시트를 완전히 접으면 1405ℓ까지 늘어난다. 코나 일렉트릭의 트렁크 용량은 명기되지 않았지만 니로 EV보다 좁다. 물론 코나 일렉트릭의 트렁크도 일상적으로 쓰기에는 큰 불편이 없다.

대신 코나 일렉트릭에는 니로 EV에 없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장착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있는 차를 타보면 시선을 돌릴 일이 적어지므로 운전이 확실히 편하다.

[시승기] 코나 일렉트릭 vs 니로 EV, 당신의 선택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코나 일렉트릭이 길지만, 정부 인증 소비효율은 니로 EV가 ㎾h당 5.8㎞, 코나 일렉트릭이 5.6㎞로 니로 EV가 우월하다. 배터리 용량 39.2㎾h의 라이트 패키지의 경우도 니로 EV는 6.1㎞/㎾h, 코나 일렉트릭은 5.8㎞/㎾h로 니로 EV가 낫다. 고속 정속주행 구간이 많았던 이번 시승회에서 니로 EV는 9.8㎞/㎾h까지 찍었다.

연비에서 차이가 있긴 하지만 두 차 모두 충전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건 마찬가지다. 400㎞ 가까운 1회 충전 주행능력은 평상시에 충전을 2~3일 잊고 지내고 좋다는 의미다. 실제로 코나 일렉트릭 시승차를 내줄 때 현대기아차 홍보실 남 대리는 “아마 충전은 필요 없으실 거예요”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니로 EV의 가격은 세제 혜택(개소세 및 교육세 감면) 기준으로 4780만~4980만원이고, 코나 일렉트릭은 4650만~4850만원이다. 서울 기준으로 각종 보조금을 적용한 코나 일렉트릭의 실 구매가는 모던 트림이 2950만원, 프리미엄이 3150만원이다. 같은 조건일 때 니로 EV는 3080만~3280만원이다.

[시승기] 코나 일렉트릭 vs 니로 EV, 당신의 선택은?

전기차의 보급을 발목 잡아온 게 비싼 차 가격과 부족한 충전소, 짧은 1회 충전 주행거리였다면 지금은 이 세 가지가 상당 부분 해결된 상태. 이제는 정부와 지자체가 보조금을 늘려서 전기차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것만 남았다. 코나 일렉트릭과 니로 EV의 선전을 기대한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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