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기아자동차가 모닝 어반을 내놓자 쉐보레 역시 최근 2021년형 더 뉴 스파크를 선보이며 침체된 국내 경차 시장에 모처럼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연식변경 모델이다보니 전폭적인 변화는 없지만 그 동안 보여왔던 핵심 경쟁력인 안전성을 무기로 다시 불붙은 ‘경차 대전’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각오다.
스파크는 국산 경차 중 유일하게 한국신차안전도평가(KNCAP)에서 충돌테스트 최고등급인 별 5개(★★★★★)를 인증 받은 모델이다. 안전도 평가 종합점수 역시 1등급(87.7점)으로, 충돌안전성 93.1%(60.5점), 보행자 안전성 67.7%(16.9점), 주행안전성 81%(8.1점) 등 경차 이상의 안전성을 자랑한다.
이는 모닝이 동일한 테스트에서 별 2개(★★)를, 안전도 평가 종합점수는 3등급(77.1점)을 받는데 그친 것에 비해 상당히 우수한 성적이다. 56㎞/h 속도로 고정벽면 정면 충돌 시 운전자석(여성)과 1열 동반석(여성) 탑승객의 머리와 흉부, 다리에 받는 상해값을 점수로 환산한 정면 충돌 테스트 성적도 차이를 보인다. 모닝은 운전석과 조수석 승객 모두 머리에 심각한 상해를 입을 수 있는 최저 등급인 ‘열등’ 등급을 받아 총 16점 만점에 9.5점을 받았지만 스파크는 15.5점의 높은 점수로 크게 앞서는 결과를 보인 바 있다.
스파크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경차 이상의 안전성을 인정받아왔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IIHS) 톱 세이프티 픽(Top Safety Pick)에 선정되기도 한 스파크는 현재 국산 경차 중 유일하게 미국 시장에 수출되고 있는 모델이다. '경차는 위험하다'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든든함으로 바꾼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스파크가 이토록 돋보이는 안전성을 자랑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압도적인 초고장력 및 고장력 강판 비율이다. 쉐보레는 스파크에 동급 최고 수준인 73%의 초고장력 장판과 고장력 강판을 적용해 고강성 차체 프레임을 완성, 차급을 뛰어넘는 안전성을 확보했다.
300만 시간 이상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성능과 안전, 무게 배분 등을 최적화한 설계도 한 몫 했다. 쉐보레는 인장강도 120K 이상의 초고장력강을 스파크의 A필러와 B필러, 내부 측면 패널(Rocker Inner Pannel), 외부 측면 패널, 하단 바 패널, 후면 바 패널 등 승객을 보호하는 부위에 광범위하게 사용했다.
스파크가 높은 충돌안전성을 갖추게 된 또 다른 요인은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프레임 설계방식이다. 스파크는 전방 충돌 시 충격을 위-아래로 분산하는 ‘우물 정(井)’자 모양의 듀얼 크래쉬 로드 패스(Dual Crash Load Path)를 사용한다. 반면, 모닝은 하단 크래쉬 로드 패스가 없는 싱글 크래쉬 로드 패스(Single Crash Load Path)를 적용하고 있다.
전방 추돌 시 충격 흡수에 큰 역할을 하는 엔진 크래들(Engine Cradle) 길이가 긴 점도 기여했다. 스파크는 차량 전면부터 운전석 하부까지 길게 이어진 롱 크래들(Long Cradle)을 적용해 충격이 충분히 흡수되도록 했다. 모닝이 사용하고 있는 숏 크래들(Short Cradle)은 엔진 하부만 받쳐주는 방식이다.
스파크가 갖추고 있는 동급 최대 8개 에어백도 큰 장점이다. 스파크는 경차 중 최초이자 유일하게 뒷좌석에도 앞좌석과 같이 사이드 에어백을 적용해 1열과 2열 승객 모두의 안전을 배려했다.
스파크는 경차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첨단 안전사양들을 동급 최초로 탑재하며 ‘가장 안전한 경차’로서의 지위를 다져왔다. 주행 중 앞차와의 간격이 좁아 충돌 위함이 있을 경우 경고음 등으로 알려주는 전방충돌 경고시스템(FCA)을 비롯해 사각지대 경고시스템(SBSA), 차선이탈 경고시스템(LDWS) 등을 경쟁 모델보다 5년이나 앞서 선보였다. 이런 기능들은 당시 중형급 이상의 세단에서나 볼 법한 첨단 안전 사양들이었다. 여기에 경사로 밀림방지 장치(HSA), 전자식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ESC), 급제동 경보 시스템(ESS)까지 전방위로 빈틈없는 안전을 구현했다. 특히 시속 60㎞ 이하에서 자동으로 긴급제동을 하는 시티 브레이킹 시스템을 통해 잠재적 사고 위험을 경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간 능동적인 안전성을 제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차는 여느 차급들보다 크기가 작고 가볍다 보니 안전에 취약할 것이라는 편견이 많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는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게 되는 세그먼트”라며, “최근 국내 대표 경차 모델들이 강화된 상품성을 앞세워 재탄생한 만큼, 침체돼 있던 경차 시장이 다시 한 번 부흥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라고 말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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