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 애스턴마틴이 전기차 기술 기업 루시드 그룹(Lucid Group)과 신규 공급 계약을 체결해 고성능 전기차를 개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계약은 애스턴마틴의 전기화 전략과 장기 성장 촉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런던 증권거래소에서 6월 26일(현지 시각) 오전에 발표된 이번 계약에 따르면, 애스턴마틴은 첨단 전기차 모델을 위한 파워트레인과 배터리 시스템 설계· 제조 분야의 기업 루시드 그룹으로부터 전기차 관련 최첨단 기술을 받게 된다. 루시드 그룹의 파워트레인과 배터리 관련 기술은 애스턴마틴의 새로운 자체 배터리 전기 자동차(Battery Electric Vehicle, 이하 BEV) 플랫폼의 핵심 요소가 될 예정이다.
애스턴마틴의 전기화 전략은 애스턴마틴의 친환경 전략 ‘레이싱. 그린.(Racing. Green.)’ 확장의 한 축으로, 향후 5년간 첨단 기술을 위해 20억 파운드(한화 약 3조3107억원) 이상 투자 계획이다. 투자는 ICE(내연기관)에서 BEV 기술에 이르기까지 단계적으로 확대 시행 예정이다.
로렌스 스트롤(Lawrence Stroll) 애스턴마틴 회장은 “루시드와의 공급 계약은 애스턴마틴의 향후 전기차 중심 성장을 위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다. 애스턴마틴의 전략과 요구 사항에 맞춰 루시드를 선택했고, 이를 통해 미래 BEV 모델들을 위한 업계 최고 성능과 뛰어난 혁신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스트롤 회장은 “루시드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한 막대한 자금뿐만 아니라 애스턴마틴의 최고기술자인 로베르토 페델리와 그의 팀이 이미 개발 중인 연구를 통해 애스턴마틴의 울트라 럭셔리, 고성능 전략에 걸맞은 더욱 향상되고 차별화된 주행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이제 메르세데스-벤츠를 포함해 두 개의 세계적인 공급업체를 확보하게 됐고, 이를 통해 애스턴마틴의 전기화 전략을 위한 개발과 투자에 지원받을 예정이다. 또한, 최근 발표한 지리(Geely)와의 장기 파트너십을 통해 지리의 다양한 기술과 부품뿐 아니라 핵심 전략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 대한 전문성을 활용할 기회를 얻을 것”이라며, “이번 발표는 애스턴마틴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한걸음”이라고 말했다.
애스턴마틴은 과거에도 지능적이고 적응력이 뛰어난 차량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바 있다. 애스턴마틴이 개발한 이번 새로운 비스포크 플랫폼은 하이퍼카, 스포츠카, GT, SUV 등 애스턴마틴의 미래 전기화 모델들의 기반이 될 예정이며, 그 첫 모델은 2025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전에 애스턴마틴의 첫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미드엔진 슈퍼카인 ‘발할라(Vallhalla)’를 오는 2024년 출시할 예정이며, 2030년까지 핵심 제품군을 모두 전기화한다는 장기적 목표 아래, 오는 2026년까지 모든 애스턴마틴의 새 모델에 전기 파워트레인 옵션이 제공될 예정이다.
또한, 애스턴마틴은 메르세데스-벤츠와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다양한 기술들을 계속해서 받을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현재와 미래의 애스턴마틴 차량을 위한 파워트레인과 전기·전자 아키텍처 등을 제공한다.
로베르토 페델리(Roberto Fedeli) 애스턴마틴의 최고기술자(CTO)는 “루시드와의 계약은 애스턴마틴 전기화 전략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며, 업계 최고의 파워트레인 및 배터리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한다. 이는 애스턴마틴 자체 연구개발과 연계돼 하이퍼카, 스포츠카, SUV를 포함해 미래의 모든 애스턴마틴 모델에 적용 가능한 하나의 비스포크 BEV 플랫폼을 개발할 수 있게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자체 파워트레인 역량을 지속해서 강화해 애스턴마틴 고객들이 좋아하고 기대하는 특유의 스릴 넘치는 퍼포먼스와 강렬한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밝혔다.
애스턴마틴처럼 내연기관 엔진으로 익히 알려진 브랜드가 하이브리드 및 순수 전기차 파워트레인으로 전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다. 루시드의 최첨단 파워트레인 기술과 메르세데스-벤츠의 첨단 전자 부품을 핵심으로 하는 애스턴마틴의 전기차 모델들은 지속가능한 차세대 기술을 통해 퍼포먼스와 다이내믹스의 조화를 전달할 계획이다.
이번 전기화 전략의 장점으론 뛰어난 배터리 시스템의 효율성을 꼽을 수 있으며, 이는 패키징과 중량 측면에서 큰 이점을 제공한다. 또한, 에너지 배출 및 회생 속도와 효율성을 제어하는 인버터 기술, 무한대로 조정 가능한 4륜 토크 벡터링을 가능케 하는 트윈 모터 기술도 포함된다.
각 바퀴에 전달되는 동력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것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애스턴마틴 엔지니어들은 기존 주행 경험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차원의 강렬함과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바퀴마다 전달되는 토크를 정밀하게 측정함으로써 세심한 소프트웨어 통합이 가능해져 애스턴마틴 BEV 모델마다 같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사용하지만, 고유의 뚜렷한 다이내믹성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최고 수준의 드라이빙 다이내믹을 지속해서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목표는 애스턴마틴 퍼포먼스 테크놀로지스(AMPT)에서 지원한다. 애스턴마틴 아람코 코그니전트 포뮬러원(Aramco Cognizant Formula One) 팀을 컨설팅하는 AMPT는 포뮬러원에서 얻은 전문 지식과 방식들을 애스턴마틴 로드카(공도 주행용 차) 프로그램에 적용한다. 이는 신속한 문제 해결 능력과 기술의 이전으로 개발 속도를 가속화하고 효율성을 높이며 퍼포먼스를 개선하도록 한다.
액티브 에어로다이내믹과 저항 감소는 BEV 모델의 효율성을 높이고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크게 이바지할 예정이다. 또한, 지능형 파워트레인 관리로 충전 시마다 최대한의 주행거리를 끌어낼 수 있다. 더 오래도록 주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모든 애스턴마틴 BEV 모델 개발의 최우선 목표다. 액티브 냉각 통풍구와 휠 아치 및 하체 주변 공기 흐름 관리는 배터리 전기 파워트레인의 강력한 파워와 즉각적인 토크 전달에 필요한 타이어의 충격을 줄여준다.
애스턴마틴은 BEV 모델 라인 개발을 보완하고 퍼포먼스와 효율성의 기준을 한 단계 높이고자 다른 파트너와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장기 기술 파트너인 브렘보(Brembo)는 브레이크 패드의 압축과 수축을 전자적으로 제어하는 새로운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Brake-by-wire)’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차량의 주행거리를 늘리고 브레이크의 응답성을 개선해 패드의 마모와 미립자 배출량을 줄인다. 또한, 피렐리(Pirelli)와의 협업으로 광범위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각개의 타이어에 가해지는 하중을 높은 신뢰도로 측정함으로써 더 정확한 실제 주행거리를 계산할 수 있는 센서 시스템인 ‘피렐리 사이버 타이어(Pirelli Cyber Tyre)’를 탑재한 ‘P 제로 R 타이어(P Zero R tyre)’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루시드 그룹과의 공급 계약 체결은 친환경 울트라 럭셔리 고성능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애스턴마틴의 노력을 보여준다. 세계 최고 수준의 ICE, PHEV, BEV 로드카 개발에 노력하고, 가장 에너지 효율적인 내연기관 엔진을 통해 포뮬러원이란 모터스포츠의 정점에서 우승에 도전하는 등 전사적으로 시행되는 ‘레이싱. 그린.’ 친환경 전략은 미래 세대를 위한 우수한 자동차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자 하는 애스턴마틴 브랜드의 상징이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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