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당분간 전동화 없을 것”

발행일자 | 2023.08.19 19:40
[인터뷰]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당분간 전동화 없을 것”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가 3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열렸다. 이 대회는 유럽과 북미, 아시아에서 열리는 람보르기니의 레이싱 토너먼트 대회로, 참가 선수들이 람보르기니 우라칸 슈퍼 트로페오 에보2 모델로 경주를 펼치는 원 메이크 레이스다. 모든 시리즈는 여섯 개의 라운드로 구성되며 Pro, Pro-Am, Am 및 람보르기니 컵(Lamborghini Cup)의 네 개 클래스로 운영된다. 아시아, 유럽, 북미 지역 챔피언십이 모두 확정 이후 진행되는 람보르기니 그랜드 파이널(Lamborghini Grand Final)에서는 각 대륙에서 우승한 선수들이 모여 최종 레이스를 벌인다.

18~19일 열리는 인제스피디움 경기는 올해 ‘슈퍼 트로페오 아시아’의 4라운드다. 이 경기에 참석한 프란체스코 스카르다오니 람보르기니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괄을 만나 운영 계획과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 세계적으로 슈퍼 트로페오 시리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람보르기니 판매가 늘어나는 것에 비해 이 레이스가 잘 알려져 있진 않은 것 같다. 이 시리즈를 통해 어떤 홍보 효과를 기대하는지 궁금하다.

[인터뷰]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당분간 전동화 없을 것”

“람보르기니는 이번 한국 개최를 통해 기존 람보르기니 고객뿐 아니라 많은 가망고객에게 모터스포츠 문화의 입지를 다지고, 람보르기니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것을 중요히 생각하고 있다.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8위 시장으로 매우 중요하다. 시장은 상업적 측면뿐 아니라 트렌드 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한국은 최신의 트렌드와 디지털화, 전동화 트렌드 수요가 많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람보르기니는 이 대회를 통해 한국에서 모터스포츠 문화를 끌어올리고 레이스와 일상 모두에서 브랜드를 연결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슈퍼 트로페오 경기를 본 고객이 STO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차와 브랜드의 연결성이 떠올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쟁력 있는 한국인 드라이버 유망주나 선수를 선발해 글로벌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인지?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는 ‘영 드라이버(Young Driver)’라는 모터스포츠 드라이버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재능 있는 드라이버를 발굴하고, 슈퍼 트로페오와 같은 레이스와 연결해주고 있다. 현재 람보르기니는 호주 출신 드라이버 육성 중이며 이전에는 중국인과 일본인 드라이버를 섭외한 바 있다. 미래에는 우리의 공식적인 한국인 드라이버를 선발할 것이고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한다.”

[인터뷰]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당분간 전동화 없을 것”

▲한국에서는 이런 레이스를 돈 많은 이들의 취미 생활로 치부해 격하하는 등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견해가 있다. 모터스포츠 문화를 위해 조언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슈퍼 트로페오는 고객 레이스로 시작했다. 또한 고객이 경주함으로써 드라이빙의 수준과 차원을 높이고 프로 드라이버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길러주고 있다. 각각 아마추어·프로 레이스로 나누어 코칭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아마추어는 더 많은 경험을 제공해 다음 레벨(프로)로 건너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어린 드라이버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아마추어는 레이싱을 위한 그들의 꿈을 이루는 것이다. 유럽은 모터스포츠 문화가 매우 성숙한 시장으로 챔피언십, 젠틀맨 드라이버 간의 연결 고리가 잘 발달해 있다. 우리는 고객들에게 단순히 슈퍼 스포츠카를 끄는 꿈뿐만 아니라 레이싱과 관련된 꿈까지 이루도록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람보르기니는 공도용 자동차와 경주용 자동차 간의 연결 고리를 만들고 싶다. 한국에서 모터스포츠 문화를 발전/성장시켜 나가고 이러한 연결 고리를 만들기 위해 한국에 지속해서 투자할 계획이다.”

▲람보르기니 역시 최근 굿우드에서 SC63을 공개하고 WEC와 IMSA 진출을 선언해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람보르기니가 모터스포츠 팬들과의 접점을 어떻게 늘릴 것인지 궁금하다.

“다양한 곳에서 모터스포츠가 활성화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한 예로 람보르기니는 더 많은 모터스포츠 팬들과의 교감을 위해 온라인 스트리밍을 진행하고 있다. 매우 많은 한국 팬들이 접속하고 있으며, 이는 매우 고무적이다. 한국에서도 모터스포츠는 점차 인기를 높여갈 것으로 생각한다. 람보르기니는 슈퍼 트로페오 레이스 시리즈를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더 많은 관중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 세계 모터스포츠 팬들과 교류해 왔다. 각 레이스 라운드가 다른 국가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레이스의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하고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다른 레이스팀에 정기적인 업데이트를 하는 것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모터스포츠 팬들과 교류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인터뷰]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당분간 전동화 없을 것”

▲슈퍼 트로페오에서 전동화 모델 투입 시점은?

“제조사가 주도하고 프로 레이서들이 참여하는 타 레이스들의 경우 V8 엔진, 하이브리드 화 된 엔진이 특징이다. 추가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다고 보면 된다. 이와 달리 슈퍼 트로페오와 같이 고객들이 주로 참여하는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와 같은 레이스의 경우,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경주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장비와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 슈퍼 트로페오는 기본적으로 람보르기니 고객들을 위한 레이싱 프로그램이고, 우리는 고객 경주 프로그램을 복잡하게 만들 수 없다. 안전상의 이슈도 존재한다. 이 때문에 슈퍼 트로페오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투입할 계획은 현재 없다. 다만 양산형 모델의 경우 람보르기니는 명확한 전동화 플랜이 있다. 오토모빌리의 전동화 전략(Direzione Cor Tauri)에 따라, 모든 모델 라인업이 ‘하이브리드화’될 것이다. 2024년에 우라칸 하이브리드를 선보일 것이며, 2025년에는 우루스 하이브리드를 소개할 것이다. 최종적으로 오는 2028년에는 첫 순수 전기차인 네 번째 모델이 탄생할 것이다. 이 모델에 대한 소개는 곧 전 세계에 처음 공개될 것이며, 람보르기니 역사상 매우 중요한 발표가 될 것이다.”

▲슈퍼 트로페오는 초기에 가야르도 기반 레이스카 느낌이 있었는데 어느새 GT3에 가까운 퍼포먼스 레이스카가 되고 있다. 이렇게 고출력의 레이스카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레이스카와 양산형 모델의 밀접한 연결 고리가 키워드다. 모터스포츠 카의 기술력을 고객들이 실제 소유하며 누릴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슈퍼 트로페오만이 가지는 특징 중 하나는 매우 국제적인 챔피언십이라는 점이다. 슈퍼 트로페오는 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총 3개 대륙에서 개최되는 국제적인 경기다. 아시아 경우 다섯 개 나라에서 열리고, 최종적으로 우승자를 가려내게 된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유일무이하게 V10 경주용 엔진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V10 엔진이 내는 굉음과 압도적인 퍼포먼스, 긴장감은 많은 모터스포츠. 관중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한다. 앞서 언급했듯, 슈퍼 트로페오 레이스와 우라칸 STO(슈퍼 트로페오에 출전하는 레이스카의 DNA를 바탕으로 제작된 양산형 모델)는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모터스포츠 레이스카와 양산용 자동차와의 연결 고리가 있다. 우라칸 플랫폼은 빠르고 안정적인 특징을 갖고 있는데, GT3로도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 2009년 유럽 시작 이후 미국, 아시아로 발전해왔다. 유럽은 모터스포츠 문화가 굉장히 발달하여 있을 뿐더러 로지스틱스 상의 장점이 있다. 아시아 지역은 하늘길이나 뱃길을 통해 차를 옮겨야 하므로 좀 더 복잡한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무려 100대 이상의 자동차가 이번 슈퍼 트로페오 레이스를 위해 함께 경주하게 되며, 내년의 슈퍼 트로페오 역시 아태지역이 좀 더 많은 관심, 입지를 다질 수 있고, 많은 한국인 선수들을 스카우트할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인터뷰]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당분간 전동화 없을 것”

▲스폰서 중에 ‘블랑팡’이 빠지고 ‘로저드뷔’가 들어온 이유는?

“가치와 비전을 함께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파트너십은 마치 결혼과 같다. 양사가 많은 측면에서 서로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람보르기니는 블랑팡과의 환상적인 파트너십 경험을 가졌다. 다만 시간이 흐르며 지금 시점에서 단순히 시장을 향한 다른 전략을 추구하게 되어서 새로운 파트너십을 로저드뷔와 맺게 된 것이다. 시각이 다른 것일 뿐, 전혀 문제는 없었다. 우리의 비전과 전략은 늘 고객들에게 예측하지 못한 것을 제공하고 있으며, 로저드뷔가 이러한 비전을 공유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선택하게 되었다.”

▲한국타이어와의 협업에 만족하는가?

“레이싱 시리즈를 위한 미팅을 진행했으며, 한국타이어 측은 이번 슈퍼 트로페오 한국 시리즈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겠다는 의사를 밝혀주었다. 한국타이어와의 파트너십에 대해 어떠한 의심의 여지도 없으며, 이렇게 한국에서 슈퍼 트로페오가 개최된 것 역시 이 같은 한국타이어와의 강력한 파트너십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인제=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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