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 2’로 살펴보는 착한아이 콤플렉스

발행일자 | 2024.06.28 09:00

월트 디즈니 픽처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제작 <인사이드 아웃 2(Inside Out 2)>는 인간 내부의 감정을 각각의 캐릭터로 구현한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이번 작품에서 주인공인 라일리의 가장 큰 성장은, 기존의 다섯 가지 감정과 새로운 네 가지의 감정의 조화와 공존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라일리가 자신의 모든 행동과 경험을 스스로 인정하고 포용하면서, ‘착한아이 콤플렉스’를 극복한다는 점 또한 놓쳐서는 안 된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스틸사진.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스틸사진.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성장하며 나타나는 새로운 감정

<인사이드 아웃 2>를 보면 감정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기회이자 시간을 제공한다. <인사이드 아웃 1>에서 주인공인 라일리의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를 운영하는 감정은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등 5개였다. 그런데 라일리가 13살이 되면서 <인사이드 아웃 2>에서는 낯선 감정인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가 본부에 등장한다. 그러면서 라일리 내부의 감정끼리 충돌하고 갈등을 유발한다.

디즈니·픽사가 이 작품을 기획할 때, 특정 감정을 특정 사람으로 의인화하지 않고 특정 감정을 모든 사람 내부에 있는 공통적인 요소로 의인화한 것은 심리학적으로 볼 때 무척 올바르고 똑똑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스틸사진.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스틸사진.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어떤 사람은 기쁨, 어떤 사람은 슬픔, 또 다른 사람은 불안으로 나누지 않고, 한 사람 안에 기쁨, 슬픔, 불안 등 여러 감정이 공존한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이건 특정 사람에게 이름표를 붙여 그 사람을 낙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척 중요하다.

◇ 나쁜 감정은 없다! 진짜?

<인사이드 아웃 2>에서 모든 감정은 라일리를 위해 움직인다. 어떤 상황에서는 특정한 감정의 행동이 라일리를 망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 당시 그 특정한 감정이 하는 행동은 스스로 느끼기에 라일리와 라일리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스틸사진.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스틸사진.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새롭게 등장한 감정인 ‘불안’은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다. 그래서 제멋대로이고 기존 감정들과 계속 충동한다. 애니메이션 속에서도 자기가 주도권을 가지려고 매우 적극적으로 나선다. 불안이 가진 긍정적 효과 중 하나인 동기부여와 행동의 증가가 잘 표현되고 있다.

영화 속 전체적인 상황을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불안’은 라일리에게 큰 위험이다. 하지만 잠재적인 문제에 대해 준비하고 계획하며, 다른 감정들을 움직이게 만든다. 즉 라일리 내부에 있는 각각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조직화할 수 있게 만든다. <인사이드 아웃 2>에서 라일리의 감정 지능을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게 만든 주연은, 애니메이션 속 빌런처럼 보인 ‘불안’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스틸사진.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스틸사진.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착한 아이 콤플렉스’의 극복! 부정적인 정서와 감정도 나의 감정이다?

<인사이드 아웃 2>를 보면, 라일리의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의 기존 감정들은 라일리의 나쁜 경험은 모두 없애고 오롯이 좋은 경험만 라일리에게 남기려고 한다. 이건 라일리를 착한 사람으로 만들려는 긍정적이고 교훈적인 요소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라일리가 ‘착한아이 콤플렉스’를 갖게 만든다고도 볼 수 있다. 어린 시절 주 양육자로부터 버림받을까 두려워하는 유기공포는, 아이가 부정적인 정서와 감정을 숨기고 타인의 말에 순응하면서 착한 아이가 되려는 경향을 보이는 심리적인 방어기제로 작용한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스틸사진.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스틸사진.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인사이드 아웃 2>에서 라일리의 성장은, 기존의 다섯 가지 감정과 새로운 네 가지의 감정의 조화와 공존에서 가장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그렇지만 라일리가 자신의 모든 행동과 경험을 스스로 인정하고 포용하면서, ‘착한아이 콤플렉스’를 극복한다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영화 속에서 ‘착한아이 콤플렉스’라는 개념이 직접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라일리의 극복에 공감하며 눈물 흘리는 관객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영화를 보며 자신의 과거를 돌이켜보는 관객 중에는, 어쩌면 20대 이상의 어른 관객들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스틸사진.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스틸사진.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애니적 감성의 3D 표현법 + 실사 같은 3D 표현법 + 오히려 눈에 띄는 2D 표현법

<인사이드 아웃 2>에서 애니메이션 표현의 다양성은, 감정의 다양성을 전달하기 위한 의도가 내포됐을 수도 있다. <인사이드 아웃 2>는 애니적 감성의 3D 애니메이션을 주로 사용하지만, 하키 장면에서는 3D 실사 영화 같은 카메라 워킹을 보여준다. 스포츠를 표현할 때의 현실 같은 역동감과 긴박감을 부여하는 과감함도 발휘한다.

하지만 ‘파우치’, ‘깊이 숨겨둔 비밀’ 캐릭터 등을 표현할 때는 오히려, 기존의 2D 애니메이션 기법을 사용한다. 현재 라일리 내부에서 억압된 감정,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요소를 2D로 표현한 것인데, 어쩌면 <인사이드 아웃 3>에서 부각될 캐릭터나 감정의 암시일 수도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 2024 rpm9.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주요뉴스

RPM9 RANKING


위방향 화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