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내 자동차 유종별 판매량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전기차 판매는 7만2419대로, 전년 동기 5만157대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역시 16만467대에서 18만8668대로 많이 증가했다.
반면 휘발유(33만7406대→32만5196대)와 경유(6만3922대→4만8310대), LPG(6만8902대→6만27대) 자동차는 감소 추세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충전소가 적은 LPG 차가 이 정도 판매된 건 불리한 여건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경유 자동차 판매가 금지된 1t 트럭 시장에서 LPG 차의 선전은 두드러진다. 1분기 LPG 1t 트럭 판매량은 1만9221대로 전기 1t 트럭(4055대)보다 다섯 배 가까이 많았다. 운송 거리와 속도가 생명인 이 시장은 전기 트럭보다 LPG 트럭이 유리하다.
LPG 차는 미세먼지 배출량이 적고, 2차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인 '질소산화물' 배출량도 현저하게 적은 친환경 자동차다. 유종별 질소산화물 배출량 비교 시험 결과, LPG 차의 배출량은 0.006g/㎞로 경유차의 질소산화물 배출량 0.560g/㎞ 대비 93분의 1에 불과하다. 차량 배출가스(미세먼지, 질소산화물, 온실가스 등)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차량 연료별 환경피해 비용'을 살펴보면 경유가 1126원/ℓ, 휘발유는 601원/ℓ인데, LPG는 246원/ℓ로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이런 추세 속에 최근 스타리아 LPG 모델을 시승했다. 스타리아 LPG는 일정 부분 1t 트럭과 시장을 나눠 갖는 모델이다. 시승차인 화물 운송용 '카고'를 비롯해 다 인원 이동용 '투어러', 고급 승용 '라운지', 통학차 '킨더' 등 용도에 맞춘 다양한 라인업이 특징이다.
시승차인 2024 스타리아는 연식 변경 모델로 ▲C타입 USB 충전기 ▲현대차 로고 모양의 4세대 스마트 키 ▲2D 알루미늄 소재의 엠블럼 등을 적용해 기본적인 상품성을 개선했다. 전방 주차 거리 경고와 하이패스를 모던 트림부터 기본화해 편의성을 높였고, 파워 슬라이딩 도어 닫힘의 작동 속도를 줄이고 경고음을 추가해 안전성을 강화했다.
외관은 스타리아 카고 모델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시승차는 5인승 카고로, 2열 시트를 갖추면서도 600㎏의 적재량을 갖춘 게 특징이다. 3인승 카고 모델은 적재량이 900㎏으로 늘어난다.
이 차의 가장 큰 매력은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파워트레인이다. 스마트 스트림 3.5 LPG 엔진의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는 32.0㎏·m으로, 출발 가속과 추월 가속 모두 꽤 준수한 실력을 보여준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지체되는 모습 없이 시원스레 뻗어나간다. 지금까지 그랜저, 포터 등 다양한 LPG 차를 시승했는데, 스타리아 LPG가 가장 만족스러운 가속 성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성능은 힘 좋은 디젤차의 단종을 아쉬워하는 이들에게 어필할 것이다. 다만 1500~2500rpm에서 44.0㎏·m의 최대토크를 뿜어내는 디젤 모델보다는 중속 구간에서 가속이 다소 아쉽다.
시승차는 다소 통통 튀는 승차감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LPG 연료탱크(봄베)를 장착한 차의 특성인 줄 알았는데, 공기압을 보고 경악했다. 바퀴당 50psi나 들어가 있던 것. 차종마다 다르지만, 공기압은 보통 35~40psi면 충분하다. 화물을 가득 실을 때를 대비한 것일 수 있는데, 시승차는 보통 화물을 싣지 않고 달리는 만큼 이를 고려해 운영하는 게 좋겠다.
연비는 시승차인 카고 모델이 7.0㎞/ℓ이고, 투어러 9인승은 6.7㎞/ℓ, 라운지 7인승은 6.6㎞/ℓ다. 1회 충전 후 주행가능거리는 카고 공인연비 기준 504㎞다.
스타리아 5인승 카고 LPG의 가격은 3078만원, 3인승 카고 LPG는 2998만원으로 디젤 모델보다 30만원 저렴하다. 여기에 윈도 밴, 빌트인캠2, 멀티미디어 내비플러스, 트윈 스윙 도어, 컴포트, 테크 등의 옵션을 추가할 수 있다. 트윈 스윙 도어는 좌우로 열리는 테일 게이트로, 위로 열리는 방식이 불편한 이들에게 어필한다.
이렇게 스타리아 LPG의 매력은 다채롭지만, 향후에는 새로운 경쟁 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기아의 PBV 모델인 PV5가 그 주인공이다. 이 차는 전동화 플랫폼을 기반으로 승용, 카고, 섀시 캡 등 다양한 모델로 선보인다. 앞서 나온 현대 포터나 기아 봉고 전기 트럭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유형의 모델인 만큼, 스타리아 LPG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5월 1일에는 LPG 셀프 주유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6개월의 공고 기간을 거쳐 올해 11월부터 이 법이 시행되면 LPG 차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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