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만에 환생한 벤츠 1호차, F셀 로드스터

발행일자 | 2009.05.02 07:21

1886년, 독일의 칼 벤츠는 자신이 만든 세계 최초의 내연기관 자동차로 특허를 받았다. 지금은 메르세데스-벤츠에 의해 똑 같은 모습으로 여러 대가 복제되어 있는 벤츠 1호차, 즉 ‘벤츠 페이턴트 모터 바겐’이 그것이다. 2009년 탄생한 메르세데스-벤츠의 F셀 로드스터(F-CELL ROADSTER)는 120여 년 전 만들어졌던 벤츠 1호차의 영광을 재현한 것으로, 내연기관이 아닌 1.2kW 연료전지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앞부분은 F1머신을 흉내내 파이버글래스로 만들었지만 바퀴는 ‘말없는 3륜마차’나 다름없었던 1호차처럼 자전거 바퀴 모양의 커다란 스포크를 썼으며 탑승공간을 외부로 노출시키고 바닥에 나무를 까는 것도 잊지 않았다. 시트는 카본파이버 재질로 만든 뒤 손으로 바느질한 가죽마감을 씌웠고 연료전지 시스템을 뒷부분에 놓았다. 운전은 ‘드라이브 바이 와이어’ 방식으로 이루어져 조이스틱으로 조종한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메르세데스-벤츠 진델핑겐 공장의 훈련생 150여명이 참여해 만든 이 차는 25km/h까지 속도를 낼 수 있으며 최대 350km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칼 벤츠의 부인 베르타 벤츠에 의해 이루어졌던 세계최초의 장거리 자동차 주행을 재현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성능이다.

1888년, 벤츠 여사는 두 아이들과 함께 남편이 만든 벤츠(?)를 타고 독일 만하임에서 포르츠하임의 친정집까지 약 100km를 여행했으며, 며칠 뒤 무사히 귀환했다.

F셀 로드스터는 1호차의 족적을 따르되 전체 코스를 되밟지는 않고 비스로흐까지만 주행하는 것으로 기념행사를 마쳤다. 비스로흐는 벤츠여사가 처음 주유를 했던 곳으로, 그때 그녀에게 휘발유을 팔았던 약국-즉, 세계최초의 주유소가 아직까지 남아있다. 주유소라는 개념자체가 없었던 당시에는 약국에서 휘발유를 팔았고, 주로 옷에 묻은 얼룩을 지우는 데 쓰는 고가품이었다. (1호차에는 별도의 연료탱크가 없어서 카뷰레터에 4.5리터의 연료를 채웠다.)

차는 있으나 연료공급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은 지금의 수소/연료전지/전기차가 당면한 상황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벤츠는 올해 안으로 B클래스(마이비)의 연료전지 차량을 소량 생산할 예정이며, 연말에는 스마트 포투의 전기차 버전을 양산해 내년부터 ‘e-모빌리티 베를린’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된다. 에디터 / 민병권 @ www.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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