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말해 짐승돌, 인피니티 G37 세단

발행일자 | 2010.03.30 21:09

베스트셀러 인피니티 G37 세단이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2006년 G35 세단이 국내에 처음 들어온 후, 2008년 가을, 디자인 변경 없이 과감하게 파워 트레인을 한번 변경했었는데, 이번에는 파워 트레인을 그대로 두고 디자인과 사양을 변경한 뉴 모델을 선보인 것이다. 변화의 비중으로 본다면 파워 트레인의 변화가 더 중요한 이슈이겠지만, 디자인의 변화가 따른 이번이 페이스리프트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글, 사진 : 박기돈 (RPM9 팀장 / 트위터 http://twitter.com/nodikar)

한 마디로 말해 짐승돌, 인피니티 G37 세단

G37 세단은 잘 알려져 있듯이 고급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의 가장 핵심 모델이자, 닛산의 스카이라인과 혈통을 같이하는 모델이다. 그런데 G37 세단은 전세계에서보기 드문독특한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컴팩트 세단에 해당하는 모델임에도 고성능 V6 3.7 엔진 하나만 고집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이 급의 컴팩트 세단이라면, 4기통 2리터나 2.5리터가 기본으로 적용되게 마련인데, 인피니티는 무려 330마력이나 뿜어내는 V6 엔진을 기본으로 적용하고 있다.

결과는 인피니티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화되었고, 특히 G37 세단은 강력한 스포츠 세단으로 아주 굳건히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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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35 세단이 처음 들어왔을 때 엔진은 3.5리터 315마력이었다. 세계 10대 엔진을 연속해서 수상한 VQ35HR 엔진이다. 이 엔진은 이 후 G37 쿠페의 등장에 맞추어 배기량이 3.7리터로 확대되면서 최고출력이 333마력으로 늘어난 VQ37VHR 엔진으로 진화했다. G37 쿠페가 등장할 때는 엔진만 바뀌었고, 변속기는 기존의 자동 5단이었다. 이 후 이 엔진이 적용된 G37 세단이 등장할 때는 최신형 7단 자동 변속기도 함께 선을 보였고, 출력은 330마력으로 조정되었다. 물론 동시에 G37 쿠페에도 7단 자동 변속기가 적용되었다.

한 마디로 말해 짐승돌, 인피니티 G37 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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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마력은 과연 어느 정도의 힘일까? 절대 수치로 설명하기 어렵다면, 스포츠카의 대명사 포르쉐 911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포르쉐 911이 1997년 996으로 진화하면서 포르쉐 전통의 공냉식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이 수냉식으로 바뀌었는데, 이 때 배기량은 3.4리터였고, 최고출력은 300마력이었다. 이 후 2001년 996 페이스리프트 때는 배기량이 3.6리터로 바뀌었고, 최고출력은 320마력으로 높아졌다. 강력한 스포츠카 포르쉐 911이 320마력으로 세상을 호령하던 때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G37 세단의 330마력이 어떤 위상을 갖고 있는지 가히 짐작할 수 있다. 그 후 911은 997에서 3.6리터로 325마력을 얻어내다가 2008년 직분사 시스템을 더하고 나서야 345마력으로 올라서게 되었다. 이처럼 911의 3.6리터 엔진의 변화를 감안해 볼 때, 330마력짜리 G37 세단은 ‘그냥 한마디로 말해서 스포츠카’라 불러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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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G37 세단은 파워 트레인에 변화가 없는 만큼 예쁘게 다듬은 외모가 포인트다. 이전 G37 세단도 그처럼 강력한 파워를 가지고 있음에도 아담하고 예쁜 디자인 때문에 젊은 남성은 물론 많은 여성들에게서도 사랑을 받았는데, 새롭게 바뀐 G37 세단은 한번 더 예뻐졌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크고, 세련된 모습으로 살짝 바뀌었고, 검정색 눈동자로 더 초롱초롱해진 블랙 배젤 헤드램프는 눈꼬리가 살짝 더 올라가면서 눈매가 화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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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감이 높아진 범퍼와 범퍼 아래 공기 흡입구의 모양도 바뀌었다. 크롬링을 더한 안개등을 감싸고 있는 격자 부분이 헤드램프와 위 아래로 대칭을 이루고 있어 과감하면서도 안정적인 앞모습을 연출한다. 뒷모습도 훨씬 더 유려해 졌다. 전체적으로 G37 쿠페의 물 흐르는 듯한 라인을 조금씩 가져다가 곳곳에 붙여 놓은듯하다. 프리미엄 모델에는 새롭게 디자인된 17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되는데, 시승차는 스포츠 모델이라 이전과 동일한 18인치 휠이 그대로 적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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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에도 약간의 변화가 더해졌다. 기어 레버 주변의 변화가 가장 두드러지는데, 기존 한지 느낌의 알루미늄 트림이 물결 무늬 트림으로 바뀌었고, 기어 레버 좌우 가장 자리에는 크롬으로 엑센트를 주어 마무리 했다. 기어 레버 아래 시트 히팅 다이얼 주변도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계기판 조명이 붉은 색에서 흰색으로 바뀌면서 차분한 분위기가 더해졌고, ECM 룸미러도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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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키의 도어 버튼은 운전석과 동반자석에만 마련되어 있지만 도어의 버튼을 눌러 문을 열면 네 문이 동시에 열리는 것은 편리하다. 시트는 상당히 편안하면서도 몸을 잘 지지해 준다. 변화된 부분은 아니지만 시트를 움직이면 동시에 연동되어 조절되는 계기판이나, 근육질의 스티어링 휠, 촉감과 조작감이 좋은 시프트 패들 역시 여전히 반갑다. 터치 스크린으로 조작되는 네비게이션이 기본 모니터에 적용되어 있어 편의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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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가 자랑하는 보스 오디오 시스템도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잘 설계되고 셋업된 보스 오디오는 강력한 비트에도 떨림 없이 강렬한 느낌을 잘 전달한다. AUX 단자가 센터 콘솔에 마련되어 있어 MP3 플레이어나 PMP, 게임기 등과 연결해 생생한 영상과 사운드를 즐길 수 있지만, 여전히 USB 메모리를 이용한 MP3는 지원하지 않고 있는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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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G37 세단의 운동성능 이야기로 돌아오면, 결국 이 차의 성격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G37 세단은 분명 엔트리 패밀리 세단이면서, 동시에, 강력한 스포츠 세단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물론 안락한 패밀리 세단을 원하는 이들에겐 승차감이 많이 딱딱할 수 있고, 스포츠카처럼 몰고 싶은 이들에겐 고속 코너링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다. 하지만 G37 세단은 그 두 가지 성격을 절묘하게 잘 조율해 냈다고 평가하고 싶다.

330마력에 달하는 파워를 아주 매끄럽게 뽑아 낼 줄 아는 G37 세단은 초기 G35 세단에 비해 상당히 세련된 파워를 구사한다. 분명 더 빨라졌지만 과격하지 않다. 매끄럽게 출발해서 좀처럼 지치지 않고 고속 영역까지 차고 나간다. 변속은 무척이나 매끄럽고, 기어를 내릴 때는 깔끔하게 힐앤토를 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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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 상태에서 급가속하면 50, 80, 135, 195km/h에서 변속이 이루어진다. 200km/h를 넘어서도 가속은 지치지 않고, 5단 6,500rpm 부근에서 240km/h를 살짝 넘기면서 속도 제한에 걸린다. 많이 아쉽다. 변속은 7,300rpm 정도에서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고속 영역에서의 주행 안정성이 초기 G35에 비해서 많이 향상되었다. 많이 거칠었던 야생마가 잘 조련된 준마로 다시 태어난 것에 비유할 수 있겠다.

빠르지만 세련된 G37 세단을 돌변하게 만들 수도 있다. 기어 레버를 좌측으로 밀어 수동모드로 바꾸면 야생의 거친 성질이 상당히 되살아난다. D모드에서는 정지상태에서 2단으로 출발을 하지만, 수동모드가 되면 당연히 1단부터 폭발적인 파워를 뽑아 쓸 수 있다. 그리고 7,300rpm 정도에서 자동으로 변속이 이루어지던 것도 수동모드에서는 7,500rpm까지 올라가고, 그대로 두면 연료가 차단된다. 따라서 연료 차단이 되기 전에 재빠르게 시프트 패들을 당겨서 변속을 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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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 레버가 눈으로 보나 손으로 만지나 수동 변속기 레버를 많이 닮아 레버를 위 아래로 움직이면서 기어를 바꾸는 것도 상당히 즐거운 일이고, 스티어링 칼럼에 고정된 시프트 패들을 한 두 손가락으로 까닥거리며 변속하는 것도 아주 만족스럽다. 시프트 패들은 모양도 예쁘지만 절도 있는 조작감도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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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모드에서는 엔진 사운드도 더 직관적으로 전달된다. 매끄러운 회전 질감과 함께 호쾌하게 상승하는 엔진 사운드 덕분에 수동모드로 회전수를 고회전대에 붙잡아 두면서 달리는 맛이 완전 스포츠카다. 굳이 욕심을 내자면 전자식 스포츠 서스펜션을 적용해서 보다 더 다이나믹한 주행을 함께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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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도 좋아할 만한 꽃미남 외모에 터질듯한 근육을 셔츠 속에 감춘 G37 세단은 요즘 유행하는 ‘짐승돌’이라는 말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차다. 거기다 수동모드는 소매 끝을 조여 붙이고, 지퍼를 올리고, 운동화 끈을 조여 매는 것 같은 동작이다. 언제든지 튀어나갈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으니 이제 화려한 퍼포먼스를 즐길 차례다.

또 하나 반가운 것은 더욱 높아진 사양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프리미엄의 경우 100만원, 스포츠의 경우 30만원이 낮아진 것이다. G37 세단 프리미엄 4,890만원, 스포츠 5,26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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