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아베오 해치백 "2편은 더 재미있다"

발행일자 | 2011.02.17 15:23
쉐보레 아베오 해치백 "2편은 더 재미있다"

GM대우가 쉐보레 브랜드로 출시한 2번째 모델, 아베오를 시승했다. 아베오는 GM대우의 소형 세단, 해치백이었던 젠트라,젠트라X의 후속 모델이다. 국내에서는 낯선 이름이지만, 젠트라 이전모델이었던 칼로스 시절부터 해외에서는 아베오라는 이름이 사용되어 왔다. 이번 아베오는 5도어 해치백과 4도어 세단 모델이 각각 3월과 5월에 출시되는데, 시승행사를 통해 해치백 버전을 먼저 만나봤다.

글/ 민병권 (rpm9.com 에디터)


사진/ 박기돈 (rpm9.com 팀장)

쉐보레 아베오 해치백 "2편은 더 재미있다"

길이 4,040mm, 폭 1,735mm, 높이 1,515mm의 차체를 가진 아베오는 첫 눈에 젠트라보다 커진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바디-인, 휠-아웃의 쉐보레 디자인 특징과 함께 전폭이 넓어지면서 한결 안정감 있고 튼튼하게 보이게 된 것이 강점이다. 뒤에서 보면 나란히 달리는 준중형 해치백을 압도할 정도의 시각적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국내외의 경쟁 모델들과 차별화된 디자인도 일정 수요를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17인치 휠을 끼운 시승차들은 순정 사양으로도 ‘핫 해치 룩’을 보여주고 있었다.

쉐보레 아베오 해치백 "2편은 더 재미있다"

얼굴은 미국에서 팔던 쉐보레를 그대로 축소한 것처럼 보일 만큼 자연스럽다. 쉐보레 마크를 중심으로 양분된 그릴보다 오히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밖으로 돌출된 네 개의 원형 헤드램프다. 모터사이클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하는데, (듣고 보니 과연 그렇긴 하지만) 그전에는 BMW가 연상됐었다. BMW가 원형 헤드램프를 투명 커버 안쪽으로 옮기기 시작한 지도 20년이 넘은 것 같다.

쉐보레 아베오 해치백 "2편은 더 재미있다"

공기역학을 따지는 요즘 시대에 이런 스타일의 램프 하우징을 다시 볼 수 있게 될 줄은 몰랐다. 그래서 반갑고, 신기하고, 멋지다. 그런데 실린더 주변에 오물이 끼면 청소할 때 조금 번거롭지 않을까? 라세티 프리미어(이하 ‘라세티’)에 적용된 대시보드 직물커버와 마찬가지로, 만든 이들의 답변에 따르면 ‘문제 없다.’ 앞과 비교하면 정도가 덜하지만 테일램프 역시 외부로 노출된 형태를 취했다. 그러고 보니, 간만에 앞뒤가 따로 놀지 않는 GM대우(쉐보레)차를 보는 것 같다.

쉐보레 아베오 해치백 "2편은 더 재미있다"

측면에서는 라세티와 마찬가지로 유리창 하단에 크롬 라인을 넣은 것이 눈에 띈다. 세단은 괜찮은데, 해치백은 C필러 쪽과의 연결이 부자연스럽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이하 ‘마티즈’)와 마찬가지로 ‘3도어 룩’의 5도어를 만들기 위해 뒷문 손잡이는 C필러 부근에 숨겼다. 앞문 손잡이에 크롬을 입힌 것은 이러한 트릭을 더 돋보이게 한다. 무심코 뒷문을 열고자 할 때는 보통 차의 뒷문 손잡이 부분에다 헛손질을 하게 된다.

쉐보레 아베오 해치백 "2편은 더 재미있다"

아베오의 휠베이스는 2,525mm로, 젠트라보다 45mm가 늘어났지만 엑센트와 비교하면 45mm가 짧다. 그래도 높이 앉는 뒷좌석은 별다른 불만을 갖기 어려울 만큼의 공간을 뽑아놨다. 차폭이 넓어져 시각적으로는 차고가 낮아진듯한 인상을 주지만 수치상으로는 구형보다도 살짝 높아졌고, 후방 유리를 향해 낮아지는 지붕선이 완만해 충분한 머리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쉐보레 아베오 해치백 "2편은 더 재미있다"

다행히 이것은 후방 유리가 탑승자의 머리 위까지 위치하게 되는 세단의 뒷좌석에도 해당되는 내용이다. 발 공간, 무릎 공간의 여유나 앉은 자세도 딱히 준중형 급에 대한 욕심을 갖게 하지 않는다. 가운데 팔걸이는 없지만 소형차인 만큼 단점이랄 수는 없다. 도어의 바깥 손잡이가 위로 올라오면서 측면 유리 면적을 좁히긴 했지만 시야는 마티즈 때만큼 갑갑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쉐보레 아베오 해치백 "2편은 더 재미있다"

트렁크는 원터치 패드로 열수 있게 돼있고 적재공간은 반듯한 모양을 갖고 있다.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적재함 바닥과 평편하게 연결된다. 작동감이나 확장된 적재공간의 형상은 FM에 가깝다. 이를 위해 트렁크 바닥은 2중 구조로 되어 있다. 두텁게 보이는 바닥판을 젖히면 추가 적재공간이 나타나고, 필요에 따라서는 판을 제거할 수 있는 합리적인 구성이다. 진짜 밑판의 아래에는 스페어 타이어 공간이 있으나 실제로는 펑크 수리키트만 들어있다. 이 부분까지 적재공간으로 쓰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드는 걸 보니 욕심이 한도 없다.

쉐보레 아베오 해치백 "2편은 더 재미있다"

앞좌석 공간은 마티즈와 라세티가 적당히 섞인듯한 모습이다. 전반적인 바탕은 라세티, 독특한 계기판은 마티즈의 것을 응용했다. 헤드램프처럼 모터사이클의 영향을 받은 계기판은 마티즈의 것으로부터 한 단계 더 발전했다. 대시보드에서 연결되는 형상과 배치 면에서도 그렇지만, 기능 면에서도 시인성이 떨어지는 등의 단점을 보완했다. 평균 속도나 연비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현재의 변속레버 위치도 표시된다.

쉐보레 아베오 해치백 "2편은 더 재미있다"

대시보드 일부를 회색 또는 붉은 색으로 입힌 것은 라세티에서 선보였던 직물/인조가죽 마감 대시보드를 연상시킨다. 도어트림까지 연결된 패턴의 색감과 질감이 고급스러운 인상을 준다. 대시보드 양끝의 원형 송풍구도 상당히 그럴듯한 부분이다. 운전대는 라세티/올란도의 것과 같으나 크루즈 컨트롤 부분은 제외시켰다. 스마트 키 옵션이 없어 재래식 키를 꽂아야 하지만 최신 모델답게 열쇠 구멍은 운전석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배치했다. 소형차지만 운전대 위치는 거리조절까지 가능하다. 시트의 등받이 조절 레버는 조작하기가 살짝 불편한 위치에 있다.

쉐보레 아베오 해치백 "2편은 더 재미있다"

아베오는 실내 곳곳에 쓸만한 수납공간들을 배치했다. 대시보드 상단에는 완충 고무가 깔린 선반을 마련했고, 센터페시아의 양 옆에도 괄호를 연상시키는 수납공간을 배치했다. (‘커플 포켓’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글로브박스도 상하 2단이다. 상단의 것을 열면 USB와 AUX 연결단자가 나타난다. 이곳에 연결한 휴대용 기기를 보관할 수 있도록 고무로 완충한 선반을 별도로 구분해놓았다. 젊은 층의 요구를 잘 반영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운전자가 다루기에는 조금 멀게 느껴질 여지도 있다. 오디오 조작부와 비상등 버튼 사이에는 티켓 홀더를, 시거잭 뒤로는 코인 홀더를 배치했다.

쉐보레 아베오 해치백 "2편은 더 재미있다"

시트에 열선은 있으나 에어컨은 수동 다이얼식이다. 다이얼의 조작감이 다소 뻣뻣하게 느껴지는 것은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내비게이션 옵션이 없는 마당에 오디오 부분까지 질감이 떨어져 보이는 것은 개선의 여지가 있다. 이 부근의 다이얼 테두리는 평소 크롬 도금처럼 보이지만 조명을 켜면 아이스 블루로 바뀌게 된다.

쉐보레 아베오 해치백 "2편은 더 재미있다"

일부 품질의 아쉬움이 느껴지는 대목도 있지만, 실내의 공간감과 디자인이 주는 세련된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준중형급이 부럽지 않다고 정리할 수 있다. 현대 엑센트도 그랬지만 소형차의 수준이 확실하게 높아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변속레버의 파지감이나 조작감은 라세티보다 낫다. 레버 형상만 봐도 공들인 티가 역력하다. 특히, 자동변속기의 수동 조작 버튼을 레버 자체에 설정한 것이 특이하다. 쌍용의 렉스턴에서 봤던 방식이긴 한데, 아베오는 스티어링 휠의 변속 장치 없이 레버에만 버튼을 설정하고 있다.

쉐보레 아베오 해치백 "2편은 더 재미있다"

변속 버튼은 레버를 M위치에 놓은 상태에서만 작동한다. 손으로 더듬으면 알 수 있도록 플러스와 마이너스 사이를 볼록하게 구분해 놓았지만, 시승 후에도 그런 버튼이 있었는지 조차 알아채지 못한 이들이 있었을 정도이므로 평상시에 거치적 거릴 만한 부분은 아니다. 버튼을 이곳에 배치한 것은 전투기의 조종간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수동변속기에 익숙한 이들이 자동변속기 차를 탈 때도 버릇처럼 레버 위에 손을 얹는 점을 감안한 것 같다. 그런데, 이 수동 조작은 팔꿈치를 뒤로 뺀 상태에서 조작하게 되는데다, 엄지로 위 아래를 오가며 옆으로 눌러줘야 해서 자연스럽지는 않다.

쉐보레 아베오 해치백 "2편은 더 재미있다"

아베오는 일단 1.6 가솔린 엔진만 출시된다. 변속기는 5단 수동 또는 6단 자동이다. 자동변속기는 GM의 소형차 최초로 6단을 적용하게 되면서 요즘 추세를 쫓아갔지만, 140마력을 내는 엑센트의 GDI엔진과 비교하면 아베오의 114마력 에코텍 엔진은 기운이 없어 보인다. 특히, 젠트라X대비 100kg이상 무거워진 몸무게를 생각하면 토크가 같고 출력이 소폭(4마력) 상승한 것은 기대에 못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쉐보레 아베오 해치백 "2편은 더 재미있다"

물론 제원상의 수치만으로 차를 평가할 수는 없다. 아베오가 ‘그 대신’으로 내세우는 것은 저속에서의 토크, 그리고 정숙성이다. 실제로, 아베오의 구동계는 듣기 좋은 음색을 갖고 있으며 높은 회전수에서도 불쾌한 소음이나 진동을 일으키지 않았다. 소형 급에 1.6리터 엔진을 탑재한 만큼 움직임 또한 답답함이 없었다. 다만, 차대에 걸 맞는, 혹은 핫해치룩에 걸 맞는 성능을 위해서는 결국 해외에서 발표된 1.4 터보 엔진에 대한 요구가 나타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쉐보레 아베오 해치백 "2편은 더 재미있다"

GM대우는 엔진의 성능 수치나 일부 사양 면에서 떨어지는 부분들을 만회한다고 할 만큼 아베오의 바디 프레임(Body Frame Integral System) 구조에 공을 들였다. 라세티급과 마찬가지로 상부 차체와 프레임을 일체로 설계해 견고하고 안정된 구조를 제공하는데, 덕분에 일체감과 안정감이 향상돼서 승차감은 물론이고 코너링과 운전 재미가 높다.

"저랑 미시령을 시속 100킬로미터로 내려와 보시면 진가를 아실 수 있을 껍니다!" 라는 것이 개발담당자의 호언장담.

17인치 휠을 끼운 것이 승차감에서는 부담스럽지만 분명 젊은 층이 선호할만한 특성을 가졌다. 승차감은 18인치 휠을 끼운 올란도보다 차라리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쉐보레 아베오 해치백 "2편은 더 재미있다"

풀 가속시의 변속시점은 레드라인에 조금 못 미친 6000rpm을 전후로 40, 67, 107, 140km/h이다. (디지털 속도계의 수치를 읽은 것이므로 오차가 어떨지 모르겠다.) 자동변속기의 반응은 쉽게 몸에 익을 타입은 아니라서, 스포티한 주행을 즐길 경우에는 결국 어색하더라도 수동 변속 모드를 이용하게 될 것 같다. 100km/h 정속 주행시의 엔진 회전수는 2,200rpm. 구동계 소음에 비해 노면 소음이 두드러졌으나 평소의 시승구간이 아니었던 관계로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유보하고 싶다.

쉐보레 아베오 해치백 "2편은 더 재미있다"

아베오 해치백 1.6 자동변속기 모델의 공인연비는 14.8km/L인데, 이번 시승행사에서 66.6km를 주행한 평균연비는 10.6km/L가 나왔다. 참고로, 공인연비는 세단 쪽이 조금 더 좋은 것으로 되어 있다. (15.0km/L)

쉐보레 아베오 해치백 "2편은 더 재미있다"

GM대우는 아베오에 경쟁모델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책정했다. 여기에는 제원상의 열세 외에도 커튼 에어백이 기본이 아닌 옵션인 점, 주행안정장치인 ESC가 아예 준비되어 있지 않은 점등 여러 가지가 반영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소형차를 구매하면서 고급 사양에 대한 대가를 치를 의사가 없는 소비자라면, 좀더 낮은 가격에 디자인이 차별화되고 기본기가 충실한 차량을 소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아베오가 마냥 열세라고만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쉐보레 아베오 해치백 "2편은 더 재미있다"
<a target="_blank" href="http://gallery.rpm9.com/breakEgg/offline_list.html?GalleryType=Thumb&amp;qservice_uid=1&amp;qgallery_uid=708">▲ 쉐보레 아베오 시승사진 갤러리</a>
<▲ 쉐보레 아베오 시승사진 갤러리>

© 2024 rpm9.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주요뉴스

RPM9 RANKING


위방향 화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