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차 리콜, 정말 ‘브레이크등’만 문제일까?

발행일자 | 2013.04.05 00:38

크루즈컨트롤, 버튼시동, 기어변속레버 작동 오류

[기자수첩] 현대차 리콜, 정말 ‘브레이크등’만 문제일까?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는 거니까 안전엔 문제가 없어요…”

현대기아차 관계자의 말이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는 목소리가 크다.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과, 여타 연관 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기아차는 제동등 스위치와 에어백 불량 등의 사유로13개 차종 190만대에 달하는 대규모 리콜을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스위치 관련 문제는 북미와 달리 국내에선 단순히 ‘제동등 불량’ 쯤으로 축소되는 등 리콜 사유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4일 미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이번 리콜은 브레이크와 브레이크등을 연결하는 ‘스탑 램프 스위치(Stop lamp switch)’에 문제가 생긴 탓이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 뒤차에 멈춰 설 것이란 신호를 보내주는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게 된다. 이 경우 뒤따라오는 차가 앞차가 멈춰서는 걸 알아차리기 어려워 사고가 날 우려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그렇지만 유압을 발생시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방식 탓에 스위치 문제와는 별개로 멈춰서는 덴 문제가 없고, 이는 현대기아가 “안전과 크게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는 까닭이다.

[기자수첩] 현대차 리콜, 정말 ‘브레이크등’만 문제일까?

그렇지만 NHTSA는 몇 가지 문제를 더 제기했다. 우선 정속주행장치인 ‘크루즈 컨트롤’ 취소 불능 문제다. 일반적으로 크루즈 컨트롤은 일정한 속도로 달리기 위해 기능을 사용하다가 브레이크를 밟거나 ‘Cancel(캔슬)’버튼을 누르면 기능이 취소된다. 그렇지만 앞차와의 거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능이 취소되지 않아 속도가 계속 유지될 경우, 운전자가 당황할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시동 버튼이 작동하지 않는 것과 기어 변속 레버가 움직이지 않는 문제다. 키를 꽂고 이를 돌려 시동을 거는 게 아니라 스마트키를 지닌 채 버튼을 누르는 방식일 경우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는 것. 이 방식은 브레이크를 밟고 버튼을 눌러야 시동이 걸리기 때문에 브레이크 스위치에 문제가 있으면 밟지 않은 걸로 인식,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이 경우 10초간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시동이 걸린다. 이와 함께 급발진을 막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만 기어 변속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이 역시도 브레이크 스위치 영향을 받는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시동이 걸렸을 땐 변속이 가능하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램프를 켜는 ‘작은’ 스위치 하나에 문제가 생겼을 뿐이지만, 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문제는 생각보다 다양하다고 볼 수 있다. 자동차가 전장화 되며 기능이 통합되고, 여러 차종에 같은 부품을 쓰는 ‘부품 공용화’의 양면성을 보여준 사례다. 이젠 철저한 품질관리가뒷받침 돼야할 시점이 아닐까. 힘겨운 세계 5위권 자동차 메이커 `타이틀 방어전`이 시작된 셈이니, 이번 리콜이 부디 쓴 `약`이 되길 기대해 본다.

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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