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A 2013]보쉬-콘티넨탈이 보는 자율주행차의 현재와 미래

발행일자 | 2013.09.13 09:50

`친환경차는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니다`

10일 개막한 제65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친환경차는 `현재`였다. BMW i3, 폴크스바겐 e골프·e업에서 보듯 친환경차가 본격 양산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미래` 자리를 대체한 것이 운전자 도움 없이 안전하게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 자동차`다. 메르세데스-벤츠와 보쉬, 콘티넨탈 등 세계적 완성차 및 부품 업체들이 이번 모터쇼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대거 들고 나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향후 10년 안에 자율주행 기술을 선점한 업체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냉정한 판단에 따른 조치다. 세계 자동차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보쉬와 콘티넨탈의 자율주행기술 개발 담당 최고 책임자로부터 자율주행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디어크 호하이젤(Dirk Hoheisel) 보쉬그룹 전장 및 카 멀티미디어 사업부 총괄 회장

▲ 디어크 호하이젤(Dirk Hoheisel) 보쉬그룹 전장 및 카 멀티미디어 사업부 총괄 회장
<▲ 디어크 호하이젤(Dirk Hoheisel) 보쉬그룹 전장 및 카 멀티미디어 사업부 총괄 회장>

디어크 호하이젤 보쉬그룹 전장사업부 총괄 회장은 자율주행 자동차 상용화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꼈다. 2020년을 언급했으나 완전한 상용화보다는 반 자율주행 자동차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IT 업체와 협력보다는 단독으로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대답이 의외로 여겨졌다.

△1층 전시장에 자율주행차가 있었다. 현재 기술 수준은?

-두 대의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한 대는 독일에서 시험 중에 있고, 다른 하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발한다.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확한 센서와 외부 연결성이 중요하다. 향후 5~7년 안에 완전 자율주행차가 나오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

우리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3단계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첫 번째는 무인자동주차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주차장에서 운전자가 내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완전 자동주차가 가능한 기술이다.

두 번째 단계는 고속도로 주행시 차선을 변경하는 것이다. 현재 시속 40㎞에서 차선 변경이 가능한 기술까지 와있고 단계별로 속도를 늘리고 있다. 마지막이 반 자율주행차인데, 운전자가 자동주행을 관찰하고 있다 문제가 생기면 즉시 개입하는 수준이다. 2020년에는 이 단계까지 가능 할 것으로 전망한다.

△IT 업체와 협력은?

물론 계획이 있다. 현재 미국 스탠포드대학과 알고리듬에 관해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다만 보쉬는 내비게이션과 같은 카 멀티미디어에 대한 다양한 경험 및 프로젝트를 수행했기 때문에 당장의 공동개발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상용화로 가는데 있어 가장 큰 장벽은?

-운전자는 차를 직접 제어하고 싶어 한다. 이를 대체할 만한 기술이 나오는지가 관건이다. 아마도 나이가 어린 다음 세대는 자율주행차에 훨씬 더 친근감을 가질 것으로 믿는다. 다른 하나는 기술의 신뢰성이다. 자율주행차는 기술의 신뢰성이 완벽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단계별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 업체의 자율주행기술 수준은?

만도 등 한국 업체들도 자율주행 관련 부품 기술을 개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 고객의 기술을 평가할 만한 지식은 갖고 있지 않다. 한국 내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다른 자동차 및 부품 메이커들과 협업을 할 생각이다. 한국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관심이 아주 많다.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는?

-정확히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부서가 있는 게 아니라 연관 부서가 한꺼번에 일하기 때문에 정확한 금액 산출은 어렵다. 대략 5000명의 엔지니어가 일을 하고 있다.

◇크리스천 센거(Christian Senger) 콘티넨탈 자동차 시스템 및 기술 개발 담당 수석부사장

▲ 크리스천 센거(Christian Senger) 콘티넨탈 자동차 시스템 및 기술 개발 담당 수석부사장
<▲ 크리스천 센거(Christian Senger) 콘티넨탈 자동차 시스템 및 기술 개발 담당 수석부사장>

크리스천 콘티넨탈 수석부사장은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해 확신에 찬 어조로 이야기했다. 그는 크게 볼 때 자율주행은 기술적 문제라기보다는 비용 및 제도적 문제라는 관점을 유지했다. 기술적으로는 크게 문제가 없고, 2020년이면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자신감이었다. 특히 IT 업체와의 협력을 강조하며, 한국 업체를 언급해 주목된다.

△오늘 모터쇼에서 IT 업체와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자율주행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센서와 빅데이터 기술이 중요하다. 이는 완성차와 부품 업체 협력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 IT 회사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많이 뛰어들어야 한다. 오늘은 빅데이터를 잘 다루는 IBM과 협력하기로 했다.

자율주행에서 빅데이터가 중요한 이유는 센서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코너나 1㎞ 전방은 센서로 정보 수집이 불가능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이 길을 먼저 지나간 차량에서 정보를 수집해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 분석해 다른 차량에 전송해줘야 한다. 이 역할을 IBM이 담당하게 된다.

△자율주행이 언제 가능하다고 보나

-2020년이면 완전 상용화가 가능해진다. 7년 후면 `디지털 운전사`가 등장하는 것이다. 콘티넨탈은 BMW와 올해 초부터 공동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내년 말이면 유럽 3개국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을 시연할 수 있는 기술력이 확보된다. 이미 미국 네바다주에서 면허를 받아 3만5000㎞를 달렸다.

△걸림돌은 무엇인가

-우선 가격이다. 사실 비용을 무한대로 투자할 수 있다면 지금도 자율주행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이는 무의미하다. 자율주행차 가격을 떨어뜨린다고 해도 일반 차에 비해서는 비쌀 것이다. 소비자들이 이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게 가능하려면 차에서 인터넷도 할 수 있고 영상통화도 가능해지는 등 소비자가 피부로 느끼는 편리함을 제공해야 한다.

법제화도 문제다.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이를 법에서 허락해야 한다. 보험사도 마찬가지다. 자율주행차를 도입하면 지금보다 사고가 더 줄어든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어떤 투자를 하고 있나

-콘티넨탈 안에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있다. 여기에 전체 13개 사업부 중 6개가 참여하고 있다. 연간 1억유로를 투자해 1300명의 엔지니어가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데 매달리고 있다. 작은 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자동차 회사와 부품사가 협동해야 가능하다.

△한국 업체 기술 수준은?

-현대·기아차나 현대모비스, 만도 등이 지금까지 잘 해왔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도 잘 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기술 수준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자율주행 기술은 매우 다양한 산업에서 참여해야 한다. 현재 한국 IT 업체와도 협력을 하고는 있지만 이름을 밝힐 수는 없다.

프랑크푸르트(독일)=김용주기자 |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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