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자율주행에 사활 걸었는데…손 놓은 현대·기아차

발행일자 | 2013.09.13 10:21
▲ 양웅철 현대차그룹 부회장(가운데)이 10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보쉬 전시관을 찾아 볼프-헤니히 샤이더 보쉬 자동차부문 총괄부회장(오른쪽)으로부터 자율주행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양웅철 현대차그룹 부회장(가운데)이 10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보쉬 전시관을 찾아 볼프-헤니히 샤이더 보쉬 자동차부문 총괄부회장(오른쪽)으로부터 자율주행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운전자가 두 손을 놓아도 안전한 주행이 가능한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관련 기술을 단 한 건도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업체를 망라하고 이르면 2020년 자율주행 상용화 선언이 속속 등장하는 상황에서 현대·기아차의 선행 기술 대응 능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 메세 전시장에서 개막한 제65회 프랑크푸르트 국제모터쇼(IAA 2013)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와 콘티넨털, 보쉬 등 글로벌 톱 완성차 및 부품업체가 공개한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디터 제체 다임러그룹 회장은 이날 메르세데스-벤츠 `S500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차량을 타고 운전자 없이 무대에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자율주행(autonomous driving) 기술이 적용된 이 연구용 차량은 독일 남서부 만하임에서 포르츠하임 간 103㎞의 도로를 실제로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제체 회장은 “자율주행 차량은 완전 무사고 운전 시대로 가는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자율주행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계 2위 자동차 부품업체 콘티넨털은 IBM과 자율주행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주행 중인 자동차가 생산하는 정보를 수집해 저장한 뒤 이를 가공해 다시 주변 자동차에 보내 자율주행을 돕는 기술이다. 콘티넨털은 IT업체와 협력을 강화해 오는 2020년 자율주행 자동차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전시장에 직접 제작한 자율주행 차량을 선보인 보쉬 역시 기술개발을 강화해 2020년 고속도로상에서 자율주행차 상용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전시회에 앞서 일본 닛산도 2020년 자율주행차 상용화 계획을 밝힌 바 있어, 자율주행 기술이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최대 화두로 등장하는 모양새다.

이처럼 자율주행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관통하는 화두로 등장했으나 현대·기아차는 두 손을 놓은 모습이다. 신차로 공개한 현대차의 신형 i10과 기아차 쏘울 후속모델은 디자인과 일부 편의사양만 바뀌었을 뿐 이렇다 할 신기술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기대를 모은 기아 콘셉트카 `니로(Niro)` 역시 특별한 차세대 기술을 선보이지 못한 채 공개 과정에서 미숙한 행사 진행으로 빈축을 사기까지 했다.

이 와중에 현대·기아차 최고경영진은 자율주행 기술 동향 파악에 분주했다. 보쉬 전시관을 찾은 양웅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전시된 자율주행차에 큰 관심을 보이며 5분 넘게 설명을 들은 뒤 볼프 헤니히 샤이더 보쉬 자동차부문 총괄부회장과 협력방안을 긴밀히 논의했다.

현장에서 기자와 만난 양 부회장은 “현대·기아차도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기술력이) 많이 부족하다”면서 “상용화가 쉽지 않은 만큼 부품사와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독일)=김용주기자 |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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