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U 통합에 차 경쟁력 달렸다

발행일자 | 2013.11.14 08:50

각국 통합제어 기술 개발 `열풍`

전자제어장치(ECU) 통합이 자동차 업체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 업계는 물론이고 각국 정부까지 나서 통합을 지원하고 나섰다. 우리나라도 정부가 팔을 걷어붙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소프트웨어(SW) 융합형 부품 기술개발사업 일환으로 진행되는 `국제 안전기준 부합화를 위한 섀시안전 통합 제어모듈 개발 과제`가 확정됐다.자동차부품연구원 등 8개 기관 및 기업, 대학이 참여해 이달부터 2017년 10월 31일까지 4년 간 진행된다. 총 사업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1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과제는 섀시(조향·제동·서스펜션 등)와 충돌안전(에어백·안전벨트 등) 분야(도메인) 간 물리적·기능적 융합을 위한 통합 제어모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조향과 제동 에어백, 안전벨트를 각각 담당하는 전자제어장치(ECU)를 하나의 ECU에 통합하는 작업이다. 이론적으로 싱글코어 4개가 하던 작업을 쿼드코어 하나가 처리한다.

특히 국제 안전기준인 ISO 26262와 오토사(AUTOSAR)에 부합하는 멀티코어 통합제어 사양과 애플리케이션 SW를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ISO 26262와 관련해서는 위험도 최고등급인 ASIL D를 준수하기로 했다. 오토사 부문에선 멀티코어 기반 오토사 4.1.1을 적용한 아키텍처 및 SW를 개발하기로 했다. 이는 모두 현 세계 최고 기술과 동등하거나 앞선 기술이다.

▲ 업체별 ECU 수량 추이
<▲ 업체별 ECU 수량 추이>

ECU 개수가 감소하면서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은 늘어나면서도 생산 단가는 절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자율주행시스템 통합 제어모듈에도 사용할 수 있다. 더욱이 사고 발생시 탑승자의 능동적인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안전과 관련된 도메인의 통합 제어가 무척 중요해진다. 예를 들어 사고가 나면 브레이크가 잡히는 동시에 에어백과 능동안전벨트가 작동해야 한다.

이러한 필요성 때문에 보쉬와 콘티넨탈, TRW 등 세계 최고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2015년 양산을 목표로 통합제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자율주행자동차의 핵심 부품이기도 하다. 독일 정부는 아라미스(ARAMIS) 프로젝트에 4년간 3650만유로를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L사가 해외 유력 부품사와 멀티코어 기반 전기차 통합제어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 과제를 진행하는 배경에는 `전장화`라는 자동차 산업의 근본적 변화가 자리한다. 안전성과 편의성 확대를 위해 자동차는 점차 전자기계가 돼가고 있다. 전장부품이 늘면서 전장화율은 40%를 넘어선 상황이고 임베디드 SW는 대당 1억라인이 넘을 정도로 복잡도가 증가했다. 더욱이 신차 개발기간이 과거 32개월에서 20개월 수준으로 대폭 줄면서 전장부품 하드웨어와 SW의 결함에 따른 고장위험이 크게 늘었다. 이는 곧 리콜이나 급발진 사태로 발전할 위험성이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컴퓨터나 스마트폰에서와 같이 자동차에서도 차량용 반도체(마이크로 프로세서)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으나, 소비전력 및 발열 증가 문제가 발생하면서 멀티코어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2006년 토요타는 50개 수준인 ECU 개수를 5개로 줄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아직 성공하진 못했지만 ECU 개수 줄이는 것이 자동차 업체의 주요 관심사임을 알려주는 좋은 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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