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까지 유지, 내년 철수
제네럴모터스(GM)가 오펠 브랜드의 중국 시장 철수를 단행한다.
오펠은 지난 28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내년 1월을 기점으로 중국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몇 년간 이어진 판매 실적 부진과 생산비 부담 등이 주된 이유다. 결국 약 20년간 중국을 지켜온 이 브랜드는거대한 자동차 시장에서 모습을 감추게 됐다.
GM과 업계 등에 따르면 오펠은 지난 1993년 아스트라(Astra)를 앞세워 중국에 진출했다. 당시 20만위안(약 2000만원)이라는 가격과 독일 풍격의 디자인은 중국인들로부터 인기를 얻었고, 오메가(Omega)와 벡트라(Vectra)를 연이어 출시하며 연 수입 30만위안 정도의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상당량이 팔려나갔다.
하지만 최근에는 폭스바겐 등 경쟁업체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3년간 중국 내 판매량은 2011년 약 5,000대, 2012년 약 4,500대, 2013년엔 4,365대에 그치는 등 판매량이 꾸준히 하락했다. GM의 다른 브랜드 뷰익(BUICK)이 지난해 중국에서 315만대를 팔아치운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한 인건비 상승과 함께 높아지는 생산비용으로 GM으로서는 더 이상 투자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야운촌(亞運村)의 자동차 시장 부회장인 옌징후이(颜景辉)는 "GM의 이번 발표가 갑작스러웠지만 놀랍지는 않다"면서 "중국 자동차 시장이 신속하게 발전하면서 브랜드별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펠은 중소 브랜드로 전락하고 있고, 소비량도 많지 않고, 지명도 또한 낮은 탓에 베이징 지역 딜러가 지난해 문을 닫아버렸다"고 평가를 덧붙였다.
이에 오펠은 "그동안 중국 소비자에게 좋은 인상으로 자리했으며, 부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수리와 품질 보증 서비스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향후 몇 년간은 서비스센터를 유지하면서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베이징상바오(北京商報)는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정작 영업 관계자의 권익 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것. 따라서 내년 철수 시점 전까지 영업 관계자들과의 협의가 이뤄질 것을 촉구하고 있다. 오펠은 현재 중국에 22개의 오펠 공식 딜러와 55개의 특약 서비스센터를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GM이 향후 중국 시장에서 뷰익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펠의 칼 토마스 노이만 CEO는 이번 철수에 대해 "기업 효율적 측면에서는 오히려 늦은 결정"이라며, "뷰익은 이미 중국 시장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협력을 통해 훌륭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차재서 RPM9 기자 jscha@etnews.com
© 2024 rpm9.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