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영화] ‘페어플레이’(감독 김경정) 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5)

발행일자 | 2018.02.01 09:12

김경정 감독의 ‘페어플레이(Fairplay)’는 2018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인 단편영화이다. 퇴물 앵커 우병신(김민엽 분)이 부동산 방송 오디션에서 5년 전 악연으로 얽힌 회사 후배 박수진(윤재인 분)을 만나서 운명의 대결을 펼친다.

이 영화는 예상할 수 있는 진행과 예상할 수 있는 반전을 거쳐 예상치 못한 더 큰 반전을 통해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남기는 작품이다. 나를 속인 사람에게 내가 직접 복수하기보다는, 그 사람이 더 큰 속임수에 당하는 것을 봤을 때 통쾌함을 느끼는 것 같은 인간 내부에 숨겨진 마음을 미묘하게 건드리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페어플레이’ 스틸사진.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페어플레이’ 스틸사진.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 딱 맞는 캐스팅! 실생활에 바탕을 둔 적합한 연기!

‘페어플레이’는 딱 맞는 캐스팅을 했다고 볼 수도 있고, 단편영화에서 이렇게 캐스팅하면 페어플레이가 아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연 배우들은 리얼한 연기를 보여줬다.

윤재인은 스포츠 아나운서 출신의 배우이고, 김민엽 또한 아나운서 아카데미 1년 과정을 수료한 배우이다. 디렉팅을 준 김경정 감독은 현직 아나운서로, ‘페어플레이’의 주연 배우들이 아나운서 연기를 잘한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실생활에 바탕을 둔 연기는 여유와 자신감을 갖게 해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페어플레이’ 스틸사진. 사진=윤재인 인스타그램 캡처
<‘‘페어플레이’ 스틸사진. 사진=윤재인 인스타그램 캡처>

◇ 오디션, 시트콤, 스포츠 경기의 재미있는 부분을 잘 선택해 만든 유쾌한 영화

오디션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힘들겠지만 오디션을 관람하는 사람들은 무척 즐거운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면접이라고 하면 보는 사람도 매우 딱딱하게 느낄 수 있는데, ‘페어플레이’는 면접을 오디션식으로 풀어나가면서 과도한 긴장감을 주기보다는 시트콤 같은 재미를 가미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 같은 설정은 두 사람의 대결이 좀 더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게 한다. 짧은 시간에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도록 영화의 밀도를 높였다는 점은 돋보인다.

‘‘페어플레이’ 스틸사진. 사진=윤재인 인스타그램 캡처
<‘‘페어플레이’ 스틸사진. 사진=윤재인 인스타그램 캡처>

◇ 살면서 누구나 비굴해질 수 있다! 그렇지만 비열한 사람이 비굴한 행동을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비굴해진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술수일 수 있다는 것을 영화는 보여준다!

‘페어플레이’에서 과거의 우병신은 비열했다. 여기저기 일에서 제외된 우병신은 먹고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비굴해진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자기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또 다른 술수를 부린 것이었다.

‘페어플레이’ 김경정 감독.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페어플레이’ 김경정 감독.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 영화는 보여준다. ‘페어플레이’의 원작은 엄대용의 ‘페어플레이는 아직 이르다’인데, 이 영화는 세상도 웬만해서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시간상 웃고 즐기는 사이에 단편영화는 끝나는데, 무척 의미 있게 남긴 메시지는 긴 여운으로 남는다. 절대 당하지 않으면서 사는 것도 좋지만, 박수진처럼 쿨하게 져 주고 양보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게 더 행복한 모습이라는 것도 영화가 던져준 행복에 대한 꿀팁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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