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영화] ‘앨리스 공황상태’(감독 김수림) 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70)

발행일자 | 2018.02.07 23:35

김수림 감독의 ‘앨리스 공황상태(Alice in panic)’는 2018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인 단편영화이다. 지금껏 토끼를 쫓다 길을 잃은 앨리스는 추억의 장소와 마주한다.

감독의 의도를 제대로 따라가면 무척 와닿는 영화이지만, 막연히 바라보면 매우 상징적이고 추상적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는 작품이다. 반복해서 던지는 화두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영화 제목을 생각할 필요도 있다.

‘앨리스 공황상태’ 스틸사진.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앨리스 공황상태’ 스틸사진.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 경제 공황, 공황장애 등의 단어를 통해 더 익숙해진 공황

공황(Panic)상태는 두려움이나 공포로 인해 갑자기 생기는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를 뜻한다. 공황 자체보다 경제 공황이라는 단어에 더욱 익숙할 수 있고, 공황장애 (Panic Disorder)를 앓고 있다고 커밍아웃하는 연예인들로 인해 최근에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 불안 증상인 공황발작(Panic Attack)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극도의 공포심과 죽을 것 같은 신체증상의 변화에 호흡 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다.

‘앨리스 공황상태’는 내면의 심리상태를 무척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앨리스가 하는 대화는 내면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는데, 영화 속 앨리스는 공황상태를 외적으로 표출하기보다는 공황상태 앞에서 움직일 수도 없는 동결반응을 보이는 쪽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 앨리스가 마주한 곳은 추억의 장소

‘앨리스 공황상태’에서 앨리스가 마주한 곳이 추억의 장소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거 추억의 장소는 두려움이나 공포가 생기는 원천이 되는 장소일 수도 있고, 아니면 두려움이나 공포 이전의 단계를 뜻할 수도 있다.

두려움이 생긴 원인일 수도 있지만, 두려움을 치유하고 없앨 수 있는 깨끗한 공간이라는 상반된 두 가지 해석이 영화 속에서는 모두 가능하다. 물론 어떤 해석을 내리느냐에 따라 정반대의 정서를 느끼고 선택하게 될 것이다.

‘앨리스 공황상태’ 김수림 감독.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앨리스 공황상태’ 김수림 감독.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 세상의 수많은 앨리스들에게

‘앨리스 공황상태’는 왜 토끼를 쫓는지를 모르고 토끼를 쫓는 앨리스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두 각자의 토끼가 있다고 말하면서, 앨리스는 토끼 없이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르겠다고 말한다.

세상의 수많은 앨리스들에게 감독이 마지막으로 남긴 희망의 메시지는 친절하게 설명돼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디테일을 따라가다 보면 여전히 다분히 상징적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갑자기 생기는 두려움이나 공포는 각자에 따라 다를 수 있고, 또한 특별한 이유 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구체화해서 표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만약, 관객과의 대화(GV; Guest Visit)를 한다면 관객들은 감독에게 앨리스의 내면 심리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할 것인데, 그 질문 또한 각자의 경험과 현재의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제시될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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