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택의 車車車] 카멜레온 같은 매력, 기아 ‘더 뉴 레이’

발행일자 | 2018.02.20 06:30
[임의택의 車車車] 카멜레온 같은 매력, 기아 ‘더 뉴 레이’

경차의 존재감은 경기 영향의 바로미터다. 98년 외환위기 이후나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처럼 경기가 안 좋을 때 경차가 떴고, 경기가 풀리면 경차의 인기가 가라앉았다.

최근 만난 더 뉴 레이는 2011년에 레이가 처음 등장한 이후 7년 만에 나온 신차급 새 모델이다. ‘신차급’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신차 같지만 풀 체인지(완전 변경) 모델은 아니라는 의미다. 기본 플랫폼을 그대로 쓰면서 내외장 디자인에 변화를 줬고, 편의성과 안전장비에 변화를 주었으니 어찌 보면 마이너 체인지 같기도 하다.

앞뒤 모습은 구형보다 확실히 예뻐졌다. 다소 휑했던 라디에이터 그릴은 크기를 줄이는 한편, 그 위에 차체와 같은 색상의 허니콤(벌집모양) 패턴을 넣어 포인트를 줬다. 테일램프는 C자형으로 점등돼 차를 넓어보이게 하는 효과도 얻었다.


[임의택의 車車車] 카멜레온 같은 매력, 기아 ‘더 뉴 레이’

대시보드는 기존 틀을 유지한 채 디테일을 다듬었다. 센터페시아의 송풍구와 모니터를 하나의 틀로 연결해 좀 더 시원하게 보이도록 했다.

반려동물 용품 ‘튜온 펫’ 3종이 적용된 것도 변화 중 하나다. ‘튜온 펫’은 ▲카시트(이동식 케이지) ▲카펜스(1~2열 중간 격벽) ▲2열용 방오 시트커버 등을 각각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해 고객이 반려동물과 함께 안전하고 편안한 운전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차의 주 수요층이 누구인가를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내는 ‘이 차가 경차가 맞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넓다. 기본 트렁크 공간은 협소하지만, 2열 시트를 최대한 앞으로 당길 경우 319ℓ의 적재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임의택의 車車車] 카멜레온 같은 매력, 기아 ‘더 뉴 레이’

특히 2열 시트를 접으면 작은 책장 같은 가구류도 적재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넓어진다. 차체가 높은 데다, 측면 차체가 거의 수직으로 설계된 덕분이다. 다른 경차와 구분되는 레이만의 장점 중 하나다. 요즘 인기 있다는 소형 SUV와 비교하면, 뒤 트렁크만 좁을 뿐이고 실내 활용도는 레이가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센터콘솔 아래와 동승석 아래 언더 트레이, 2열 플로어 언더 트레이 등 실내 곳곳에 수납공간이 마련된 것도 돋보인다.

높은 차체는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한다. 운전이 서툰 초보운전자에게 특히 좋을 설계다. 차체를 그냥 높이기만 한 게 아니고, 머리 위 남는 공간에는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그러나 높은 차체는 ‘양날의 검’과 같다. 기본적인 주행안전성은 괜찮지만, 고속에서의 핸들링이나 측면에서 강한 바람이 불어올 때는 다소 불안한 모습을 노출한다. 시승차는 이 차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큰 사이즈(175/50R15)의 타이어를 장착했음에도 그랬다. 레이가 처음 선보였던 2011년, 제주도에서의 미디어 시승회 때도 이러한 점이 지적된 바 있다.

[임의택의 車車車] 카멜레온 같은 매력, 기아 ‘더 뉴 레이’

레이는 작은 차체의 특성상 설계 자유도가 넓지 않다. 주행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광폭 타이어를 장착한다면 연비와 기동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생긴다.

주행안전성에 미치는 결정적 요소가 서스펜션 세팅과 타이어라면, 관건은 서스펜션 세팅에 달렸다. 현재의 레이 서스펜션은 다소 승차감에 치중한 모습인데, 이보다 살짝 단단하게 세팅하는 건 어떨까. 승차감을 해치지 않으면서 주행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묘수가 있어 보인다.

최대토크 9.6㎏·m는 활용도가 빈번한 3500rpm에서 정점을 찍는다. 경차에서 기대할 수 있는 선에서 충분하다. 다만 저회전 구간에서는 힘이 다소 부족하다. 특히 시속 20㎞ 이하로 속도가 떨어졌을 때 다시 속도를 올리려 하면 반응이 느린 편이다. 따라서 언덕길을 오르거나, 차선 변경 후 속도를 높일 때는 수동 모드의 저단 기어로 변속하는 게 좋다.

[임의택의 車車車] 카멜레온 같은 매력, 기아 ‘더 뉴 레이’

더 뉴 레이의 복합 연비는 14인치가 13.0㎞/ℓ, 15인치를 단 시승차는 12.7㎞/ℓ다. 시가지와 간선도로를 3:7 정도로 나눠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10.2㎞/ℓ의 연비를 나타냈다. 시가지만 달릴 때는 연비가 10㎞/ℓ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다소 아쉬운 연비다. 무단변속기로 연비를 높인 경쟁차 쉐보레 스파크와 대비된다. 최근 기아차가 올 뉴 K3에 적용한 무단변속기(IVT)가 레이 후속에도 적용되길 기대한다.

‘더 뉴 레이’는 카멜레온처럼 다양한 모습을 갖춘 차다. 밀키 베이지, 순백색, 오로라 블랙 펄 등 3가지 색상을 고를 경우 ▲루프 ▲아웃사이드 미러 커버 ▲라디에이터 그릴 ▲테일게이트 가니시 등에 4종의 포인트 컬러와 ▲번호판 LED 램프를 추가할 수 있도록 구성된 ‘튜온 외장 드레스업 패키지’로 자신만의 레이를 만들 수 있다. 게다가 공간 활용도가 높아 소형 SUV의 대체재로써 충분하고, 세컨드카로써의 역할도 잘 수행할 수 있다.

가격은 승용 기준으로 1315~1570만원이고, 최고급형에 풀 옵션(내비게이션, 오렌지 인테리어, 컴포트 패키지)을 더하면 1705만원이 된다. 경차의 틀에서 본다면 다소 높은 가격이지만 소형 SUV 대신 고른다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평점(별 다섯 개 만점. ☆는 1/2)
익스테리어   ★★★★
인테리어     ★★★★
파워트레인   ★★★★
서스펜션     ★★★☆
정숙성       ★★★☆
운전재미      ★★★
연비          ★★★
값 대비 가치   ★★★☆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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