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택의 車車車] 말 잘 듣는 예쁜 동생, 볼보 XC40

발행일자 | 2018.08.28 00:51
[임의택의 車車車] 말 잘 듣는 예쁜 동생, 볼보 XC40

볼보 XC40의 발표회장에 탤런트가 등장하자 기자들이 수군댄다. 기자보다는 ‘팬심’을 앞세워 너도나도 휴대폰 카메라를 들이댄다. 요즘 잘 나가는, ‘국민 연하남’ 정해인이 주인공이다.

정해인의 깔끔하고 순수한 인상은 XC40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볼보자동차코리아의 모델 선정이 탁월했다는 느낌. 이만식 마케팅 담당 상무는 “우리가 모델을 섭외한 이후 몸값이 엄청 올랐다”며 웃는다. 그만큼 모델 선정을 잘했다는 깨알 같은 홍보다.


XC40의 트림은 모멘텀, 인스크립션, R-디자인 등 세 가지가 나온다. 가장 먼저 만난 차는 R-디자인이다.

[임의택의 車車車] 말 잘 듣는 예쁜 동생, 볼보 XC40

R-디자인의 실내는 전반적으로 스포티한 느낌이다. 털이나 수모섬유를 두드려 시트 모양으로 압축한 펠트에 오렌지색을 입혀 발랄한 분위기로 만든 게 색다르다.

고급스러움을 중시한다면 인스크립션이 더 낫다. 모멘텀과 R-디자인에는 스피커가 8개 장착되는데, 인스크립션은 우퍼와 서브 우퍼를 포함해 13개의 하만 카돈 스피커가 장착된다. 물론 8개의 스피커를 장착한 R-디자인의 음 재생 능력도 상당히 좋다. 예전부터 볼보는 카오디오에 남다른 공을 들여온 브랜드였는데, XC40도 마찬가지다.

운전석 공간은 상위 모델인 XC90, XC60의 아이덴티티를 잘 살리면서도 XC40만의 효율성을 잘 완성했다. 스마트폰 화면 전환 방식을 택한 9인치 센터 콘솔 디스플레이는 시원한 시인성이 인상적이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전용 공간이나 글로브 박스 도어의 접이식 고리, 갑티슈 보관 공간 등의 아이디어도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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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뒷좌석은 등받이가 앞으로 서 있는 탓에 다소 불편하다. 차체 구조를 보면 등받이를 더 눕힐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마도 트렁크 크기를 확보하기 위해 이 정도에서 타협한 것으로 보인다. 볼보자동차 이현기 매니저는 “XC40에 적용된 새로운 소형차 전용 모듈 플랫폼(CMA)에서 지적 받는 부분”이라고 인정한다.

여러 사양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국내에 들어오는 모델의 파워트레인은 T4 가솔린 한 가지로 통일했다. 최근 디젤 모델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적당한 선택으로 보인다.

차체가 작고 가볍고 가속감은 경쾌하다. 직렬 4기통 2.0ℓ 싱글 터보 엔진의 최고출력은 190마력, 최대토크는 30.6㎏·m다. 최고출력은 4700rpm에서 나오지만, 최대토크가 1400~4000rpm의 넓은 구간에서 나오는 덕에 답답한 느낌이 전혀 없다.

[임의택의 車車車] 말 잘 듣는 예쁜 동생, 볼보 XC40

게다가 과거 볼보 엔진에서 느껴졌던 다소 큰 흡기음이 사라졌다. 정숙성에도 크게 신경 쓴 티가 역력하다.

앞 서스펜션은 스트럿, 뒤 서스펜션은 멀티링크 타입을 택했다. R-디자인의 승차감은 다소 튄다. 스포티함을 살리기 위한 세팅이겠지만, 다소 딱딱하게 느껴진다. 235/50R 19인치 타이어가 다소 오버 스펙인 건 아닐까. 이어서 탄 모멘텀은 235/55R 18인치 타이어가 장착돼 있는데, 이 차의 승차감이 훨씬 낫게 느껴진다. 너무 물렁거리지 않으면서도 좌우 롤링을 잘 억제해 놓고 있다. 볼보자동차 이현기 매니저는 “R-디자인은 다른 트림과 서스펜션 세팅의 차이가 크다”면서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해서 다소 딱딱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한다.

XC40은 전 트림에 4륜 구동이 기본이고, 조향 지원 충돌 회피 기능과 시티 세이프티, 도로 이탈 보호 시스템, 파일럿 어시스트Ⅱ 등 동급에서 가장 풍부한 안전장비가 기본으로 마련된다.

[임의택의 車車車] 말 잘 듣는 예쁜 동생, 볼보 XC40

조향 지원충돌 회피 기능은 역주행으로 달려오는 맞은 편 차량을 피하게 해주는 것으로, 시속 60~140㎞ 사이에서 작동한다. 파일럿 어시스트Ⅱ는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는 동안에 최고시속 140㎞까지 안전하게 차선을 유지하게 달릴 수 있게 도와준다. 이번 시승회에서는 이 기능을 충분히 활용해보지 못했는데, 추가 시승을 통해 확인해볼 예정이다.

인증 연비는 도심 9.2㎞/ℓ, 고속도로 12.2㎞/ℓ, 복합 10.3㎞/ℓ다. 이 부분 역시 추후 좀 더 길게 타보고 제대로 평가를 하고 싶다.

요즘 볼보는 과거의 묵직함을 벗어던지고 젊은 감각을 뽐내고 있다. 가격은 모멘텀이 4620만원, R-디자인이 4880만원, 인스크립션이 5080만원. 차의 완성도와 안전·편의장비를 고려하면 경쟁력도 상당히 높다.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직장인이나 어린 아이를 둔 가장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차다. 물론,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연하의 남친을 태워도 아주 잘 어울린다.

평점(별 다섯 개 만점. ☆는 1/2)
익스테리어    ★★★★
인테리어       ★★★★☆
파워트레인    ★★★★
서스펜션       ★★★★
정숙성          ★★★★
운전재미       ★★★★☆
연비             ★★★★
값 대비 가치   ★★★★☆

총평: 잘 생겼고 믿음직하다. 연상녀에게 사랑 받고 싶은 남자들에게 ‘강추’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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