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트카의 일생
그럼 컨셉트카의 일생은 어떻게 될까. 컨셉트카는 여러 모터쇼에서 공개된 후에 그 기능을 상실하고 폐기되기도 한다. 메이커의 박물관에 영구적으로 보관되는 경우도 있고 영화에 나오기도 한다. 팔리는 경우도 있다. 쌍용은 회사 운영이 어려웠을 때 켄 그린리가 디자인한 솔로 시리즈를 팔기도 했다. 경매에 나오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드물게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외부에 유출되는 경우도 있다. 현대가 1993년 선보였던 HCD-2는 티뷰론의 원형이었는데, 2000년에 강북 광진 뷔페 사거리 근처의 카센터에서 봤다. 마침 전에 알던 튜닝숍의 사장이 거기에 있어 연락이 와서 가봤다. 카센터 사장은 양평 근교의 개인 주택에 전시돼 있는 것을 사 왔다고 했다. 차 상태는 형편없었지만 모터쇼가 아닌 외부에서 컨셉트카에 직접 앉아보고 이것저것 만져본 경험을 특별했다. 이후 인터넷에 소문이 나자 현대가 곧장 회수해 갔다. 사진을 찍어놓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다. 어떻게 HCD-2 같은 기념비적인 컨셉트카가 회사 밖으로 나갔는지는 알 길이 없다.
컨셉트카는 종류도 상당히 많다. 현실과 거리가 먼 모델부터 당장 양산해도 이상하지 않는 모델까지 다양한 형태의 컨셉트카가 나온다. 애초에 대놓고 양산형이라고 알리는 경우도 많다. 요즘 특징 중 하나는 비현실적인 컨셉트카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차 안 팔려서 모터쇼도 불참하는 판에 뜬금없는 컨셉트카 제작 비용도 줄여야 하는 게 주된 이유이다. 근래에 나온 컨셉트카의 대부분은 곧 양산되는 경우가 많다. 컨셉트카의 현재가 우리의 미래다.
사실 양산으로 이어진 컨셉트카를 모두 다루려면 한도 끝도 없다. 따라서 최근의 컨셉트카와 곧 출시될 모델에만 한정해 분유를 고르는 엄마의 마음으로 (내 맘대로)스텝 엄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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