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색채 짙은 미국 럭셔리 SUV, 짚 그랜드 체로키

발행일자 | 2010.10.26 19:53

아메리칸 정통 오프로더, 짚의 프리미엄 SUV 그랜드 체로키가 유러피안 경쟁력으로 무장하고 새롭게 등장했다. 그랜드 체로키는 1992년 짚 브랜드의 최상위 모델로 등장한 이후 400만대 이상 판매된 모델로 터프한 정통 오프로더 짚의 이미지에 세련된 도시 감각를 더한 짚의 기함이다.

글, 사진 / 박기돈 (RPM9 팀장)

유럽 색채 짙은 미국 럭셔리 SUV, 짚 그랜드 체로키

특히 이번에 선보인 뉴 그랜드 체로키는 크라이슬러 그룹과 피아트 그룹 간의 전략적 제휴 이후 최초로 국내 시장에 선보이는 풀 체인지 모델이어서 두 그룹간의 제휴가 어떤 시너지를 발휘하는지 점검할 수 있는 첫 지표이자 향후 크라이슬러 그룹이 내놓을 모델들의 방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난 7일 크라이슬러 코리아는 자동차 전문 기자들을 영종도로 초청해 뉴 그랜드 체로키를 직접 시승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비록 길지 않은 시승이었지만 ‘미국차’로 싸잡아 분류되던 낮은 품질이 새로운 그랜드 체로키를 통해 완전히 바뀌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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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디자인에선 모던하면서도 간결한 라인에서 강인함이 묻어나고, 어딘가 정리되지 않은 듯했던 라인들은 세련되게 다듬어졌다. 특히 지난 세대에서 두 개의 원을 이어 붙여 다소 어색했던 헤드램프가 단정하게 바뀐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든다. 램프 앞에는 짚 그릴 모양의 아이콘을 부착했다. 전반적으로 직선이 강조된 라인 속에 BMW X5도 살짝 숨어있고, 랜드로버도 언뜻 비친다. 하지만 전면의 7개 슬롯 그릴과 원형 헤드램프, 사다리꼴 휠 아치 등에서 정통 짚의 혈통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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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크기는 4,822x1,943x1,782mm이고, 휠베이스는 2,915mm다. 길이가 72mm 늘어난데다 휠 베이스는 135mm가 증가해 전체 크기뿐 아니라 실내 공간이 더욱 여유로워진 점이 돋보인다. 휠과 타이어는 고급형에는 265/60R18 사이즈가, 오버랜드 모델에는265/50R20 사이즈가 장착된다. 20인치 알로이 휠은 디자인도 상당히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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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도 한층 고급스러워졌다. 여전히 심플하긴 하지만 이전 모델에 비하면 디자인도 많이 세련되었고, 무엇보다 부품 하나하나의 재질과 마무리가 훨씬 깔끔해졌다. 센터페시아에서 센터터널로 이어지는 알루미늄 느낌의 패널이 대표적이다. 질감도 좋고 마무리도 훌륭하다. 데시보드를 가로지르는 우드 그레인은 약간 싼 느낌이 든다. 색이 좀 더 은은했으면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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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마무리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데시보드를 가죽으로 감싸고 스티치를 넣은 마무리다. 대형 고급 세단에서나 볼 수 있는 마무리에서 고급스러움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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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 장비도 대거 확충되었다. 스마트키 시스템과 스타트 버튼이 적용되었고, 한국형 내비게이션과 함께 터치 스크린 모니터와 30GB 하드디스크도 마련했다. 오디오는 506와트 12채널의 알파인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장착되었는데, 세팅의 문제인지 기대 만큼 매력적인 사운드를 들려주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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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한결 스포티한 느낌을 살렸고, 전체적인 재질에서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다. 1, 2열 모두 열선 시트가 적용되고, 상위 트림인 오버랜드 모델에는 운전석에 통풍 시트가 장착된다. 2열 시트는 각도 조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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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그랜드 체로키에는 새로 개발한 3.6 펜타스타 V6 엔진이 장착되었다. 알루미늄 실런더 블록과 가변밸브 타이밍 기술이 더해졌고, 최고출력 286마력/6,350rpm, 최대토크 35.9kg.m/4,300rpm의 파워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기존의 5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되었지만 새롭게 개발중인 다단 변속기가 향 후 적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다임러 크라이슬러 시절부터 사용하던 변속기는 레버를 좌우로 움직이면서 변속하는 타입이어서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기에는 다소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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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마력이 충분히 여유 있는 힘이기도 하지만 뉴 그랜드 체로키는 출발과 함께 부드러움과 여유가 확실하게 전달되었다. 특히 엑셀에 대한 반응 면에서 탁월한 개선이 이루어져 독일 럭셔리 SUV 수준의 응답성과 파워가 돋보였다.

이처럼 안정적이고 여유 있는 주행 감각을 실현한 데는 높아진 차체 강성과 세련된 서스펜션 세팅 기술이 어우러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구형 대비 146% 향상된 차체 강성은 약간의 오프로드 주행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없을 뿐 더러 몸으로도 단단해진 차체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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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서스펜션 세팅도 유럽스타일이다. 이전 그랜드 체로키들은 출발과 정지 시 앞이 들리거나 고개가 숙여지는 등의 반응에서 미국적인 성향이 짙었지만 새로운 그랜드 체로키는 상당히 안정적이고 부드럽게 급가속과 급제동을 소화해 낸다. 온로드에서는 정숙성과 안정적인 주행감각이 돋보였고, 오프로드에서는 신뢰감을 주었다.

향 후에 적용될 에어 서스펜션은 이날 시승 모델에는 적용되지 않았는데,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되면 최저 지상고를 165 ~ 271mm까지 조절할 수 있어, 상황에 따라서 가장 적합한 지상고를 선택할 수 있다. 지상고를 최대로 높이면 당연히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향 후 적용될 또 다른 매력적인 장비로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들 수 있다. 이 시스템은 1세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단순히 앞 차와의 거리만 측정하는 데서 진일보해서 상대적인 속도까지 계산해서 차간 거리를 유지해주므로 보다 안전하다고 크라이슬러가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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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그랜드 체로키에는 정통 오프로더 브랜드인 짚의 기함답게 최신 4륜 구동 시스템인 셀렉-터레인이 최초로 적용되었다. 랜드로버의 터레인 리스폰스를 닮은 셀렉-터레인 시스템은 기어 레버 아래쪽에 위치한 다이얼을 돌려서 샌드/머드, 스포츠, 스노우, 오토 등의 모드로 변경할 수 있어 최적의 주행 성능을 실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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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것처럼 짧은 시간 동안의 시승이었기에 상세한 부분까지 테스트해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뉴 그랜드 체로키는 전반적으로 디자인과 품질, 그리고 성능 모두에서 탁월한 개선이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피아트 그룹과의 제휴 이후 크라이슬러 그룹 전반에 걸쳐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면서 품질 개선 또한 확실한 성과를 보인 결과라고 크라이슬러 코리아 안영석 대표가 설명했다.

가격은 기존 모델 대비 약 500만원이 인하되었는데, 여기에는 700만원 상당의 편의 장비가 더 추가된 상태여서 실제로는 약 1200만원 상당의 인하효과가 있다고 한다. 오버랜드 모델이 6890만원, 고급형 모델이 55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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