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페이톤 V8 4.2 4모션

발행일자 | 2011.01.31 14:12

회사이름이 국민차(폭스바겐)라고 소형차만 만들란 법 있나요?

이제는 세계 3위, 유럽 최대의 자동차 생산 그룹이 된 폭스바겐은 지난 2002년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와 경쟁할 만한 대형 럭셔리 세단을 세상에 선보였다. 바로 폭스바겐 페이톤이다. 그룹 내 럭셔리 브랜드인 아우디의 기함 A8과 플랫폼을 공유해 개발했으며, 이후에는 페이폰 플랫폼으로 수퍼럭셔리 브랜드 벤틀리의 최신 모델도 개발했다. 이쯤 되면 페이톤이 비록 폭스바겐 마크를 붙이고 있긴 하지만 그 가치는 높이 평가 받을 만 하다.


글, 사진 / 박기돈 (RPM9 팀장)

폭스바겐 페이톤 V8 4.2 4모션

페이톤은 2번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지금의 2011년형에 이르렀다. 시승차는 V8 4.2리터 엔진을 장착한 노멀 휠 베이스 모델이다. 롱 휠 베이스 모델에 비해 자가 운전에 더 적합하고 경쾌한 주행 성능이 매력이다.

새로운 페이톤은 폭스바겐 다우면서 가장 럭셔리한 스타일을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절제된 선 속에서 고급스러움과 강인함을 발견할 수 있고, 최근의 작은 변화로 원숙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다.

폭스바겐 페이톤 V8 4.2 4모션

디자인 변화의 핵심은 디자인 수장인 발터 드 실바의 새로운 폭스바겐 패밀리 룩의 적용이다.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의 양쪽 끝 부분을 살짝 꺽어주고, 헤드램프와 리어램프에 LED를 적용했다. 대형 세단에도 화려한 선들이 많이 사용되는 요즘인지라 페이톤의 단아한 디자인은 보는 이에 따라 다소 지루해 보일 수도, 혹은 더 고급스러워 보일 수도 있겠다.

폭스바겐 페이톤 V8 4.2 4모션

실내도 한층 세련되게 바뀌었지만 독일 출신 모범생의 이미지는 여전하다. 전체적으로는 크게 바뀐 게 없지만 워낙 많은 부분을 뜯어 고쳐서 안 바뀐 곳을 찾기도 어렵다. 약간 경직되듯 반듯했던 모습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변화는 운전석에 앉아서 처음 손이 닿는 스티어링 휠에서부터 감지된다. 디자인이 한층 부드러워지고 손으로 쥐는 부분에 볼륨도 넣었다. 계기판은 상단 모니터를 확대하면서 방향지시등이 들어가던 원 2개를 없애 훨씬 안정적인 느낌이지만 여전히 촘촘히 박힌 눈금은 지나치게 숫자에 예민한 독일의 정서를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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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바람이 나올 때만 커버를 열어주는 공기 배출구는 지금도 참신하다. 클래식한 시계 주변의 고급스러운 우드커버가 부드럽게 작동되는 모습은 아주 사치스럽기까지 하다. 동승한 지인에게 슬쩍 구경시켜 주기 참 재미있는 기능이다.

폭스바겐 페이톤 V8 4.2 4모션

많이 변한 부분은 터치 스크린과 통합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예전에는 모니터를 보면서 외부의 버튼과 다이얼로 조절을 해야 했지만 이제는 메뉴 버튼을 눌렀을 때 뜨는 화면을 터치만 하면 된다. 대표적으로 서스펜션 충격 흡수 정도를 조절하는 버튼은 같은 자리에 있지만 1~4단계 선택은 슬라이드 바로, 에어 서스펜션 차고 조절도 터치 버튼으로 조작한다. 물론 한글 메뉴와 네비게이션이 지원된다.

폭스바겐 페이톤 V8 4.2 4모션

지난 번 아우디 A8 시승기를 쓰면서 비행기의 쓰로틀 레버처럼 수평바를 가진 T형 기어 레버를 처음 본다고 썼었는데, 이제 보니 페이톤에서 먼저 만났었다. 물론 아직 페이톤은 시프트 바이 와이어는 아니다.

폭스바겐 페이톤 V8 4.2 4모션

엔진에는 변화가 없다. V8 4.2리터 가솔린 엔진으로 335마력과 43.8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뉴 페이톤 출시 당시엔 상품성 개선 효과가 커서 엔진에 대한 아쉬움이 없었지만, 현재는 아우디가 A8에 371마력의 신형 엔진을 얹고 있어서 페이톤으로서는 뒤쳐지는 느낌이 들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변속기도 당시 최고로 평가 받았던 자동 6단이지만 지금 A8은 8단 시프트 바이 와이어 방식으로 진화했다.

하지만 페이톤의 충실한 주행 성능은 신뢰를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6.9초 만에 정지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파워도 넉넉하고, 속도제한이 걸리는 250km/h까지 지치지 않고 바늘을 밀어 올리는 뒷심도 훌륭하다.

폭스바겐 페이톤 V8 4.2 4모션

100km/h로 주행할 때 회전수는 6단에서 1,850rpm을 나타내지만, 기어 레버를 내려 S모드가 되면 5단 2400rpm으로 상승한다. 아울러 토크 영역이 높아지면서 엑셀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시원시원한 달리기를 선사한다. 수동모드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운전자가 회전수를 제어할 수 있지만 시프트 패들이 없는 점은 아쉽다.

물론 4륜구동 4모션과 에어 서스펜션이 제공하는 안정감과 안락함은 동급 최고 수준과 전혀 차이가 없다. 오히려 최근 동급 모델들이 예전의 유러피안 안정감보다는 안락함을 더 강조하는 추세인 것을 감안하면 페이톤의 주행 감각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폭스바겐 페이톤 V8 4.2 4모션

페이톤이 어쩔 수 없는 럭셔리카임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은 소프트 클로징 도어다. 문을 닫을 때 살짝만 붙여 주면 차체가 문을 빨아 들여 닫아 준다. 롱 휠베이스 모델을 선택하면 뒷좌석의 VIP를 위한 다양한 편의 장비들과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그리고 속도와 차간 거리까지 조절하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누릴 수 있다.

가격은 여전히 프리미엄 브랜드의 동급 모델과 비교하면 1~2천만원 가량 싸다. V6 3.0 TDI 모델은 9130만원, V8 4.2 노멀 휠베이스 모델이 1억 1280만원, 롱 휠베이스 모델이 1억 3790만원이다.

폭스바겐 뉴 페이톤 V8 4.2 4모션 갤러리
<폭스바겐 뉴 페이톤 V8 4.2 4모션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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