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 플랫폼 'MQB'로 엿보는 폭스바겐 그룹 신차들
유럽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인 폭스바겐 그룹이 차급과 브랜드를 뛰어넘어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새 플랫폼 전략 ‘MQB’를 도입한다. 독일어 ‘Modularer Querbaukasten’의 약자인 MQB는 ‘모듈형 가로배치 플랫폼’을 뜻한다. 엔진을 차의 앞부분에 가로로 배치하는 여러 모델에서 두루 쓸 수 있도록 차의 각 부분을 모듈 형태로 나눴다. 쉽게 말하면 장난감 블록을 조립하듯이 각 모듈을 끼워 맞추면 새로운 차가 태어난다는 것이다.
엔진 가로 배치 방식은 대중적인 앞바퀴 굴림 차의 대부분이 채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의 엑센트,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가 모두 이 방식이다. 물론 MQB는 여기에서 파생되는 네바퀴 굴림 차도 포함한다. 유럽 기준의 차급 분류에서는 A0세그먼트에서 B세그먼트까지를 모두 커버할 수 있는 고무줄 플랫폼이다.
가령, 폭스바겐 브랜드에서 이들 세그먼트에 해당하는 폴로, 비틀, 골프, 시로코, 제타, 티구안, 투란, 샤란, 파사트, CC등이모두 MQB의 적용대상이 된다. 차 크기 상으로는 소형, 준중형, 중형, 차종 상으로는 세단과 해치백, SUV와 MPV를 모두 아우른다. 폭스바겐 그룹은 MQB에서30가지 모델을 뽑아낼 전망이다.
앞으로 이러한 모델들은 축거와 윤거가 다르더라도 동일한 조립 라인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된다. 각자 다른 브랜드를 위해 개발된 MQB 모델을 동일한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따라서, MQB 전략은 앞으로 가로배치 엔진을 탑재한 자동차의 디자인과 생산에 있어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MQB는 브랜드나 차급에 상관없이 다양한 차량 구성 요소를 표준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기술의 채용도 가능하게 한다. MQB가 적용된 최초의 신차는 올해 하반기 공개될 7세대 폭스바겐 골프와 신형 아우디 A3이다. 그리고 폭스바겐 그룹 산하의 스코다, 세아트 브랜드에서도 MQB 모델을 내놓는다.
MQB의 특징 중 하나는 모든 엔진을 동일한 위치에 장착할 수 있는 것이다. MQB 전략에는 모듈형 엔진들 역시 중요한 요소로 포함되어 있다. 모듈형 가솔린 엔진 ‘MOB’와 모듈형 디젤엔진 ‘MDB’가 주축이다. MOB는 60~150마력 범위의 EA211 엔진 시리즈이고, MDB는 90~190마력의 EA288 엔진 시리즈로 구성된다. MOB에는 기통 정지 기능을 갖춘 엔진이 포함된다. 폭스바겐에 따르면 4기통 엔진 중 기통 정지 기능을 제공하는 것은 세계 최초로, 주행거리 100km당 0.4리터의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MQB는 이 새로운 모듈형 엔진들을 탑재하기 때문에, 엔진과 변속기 변종이 90%까지 감소한다. 그리고 MQB는 가솔린, 디젤 엔진뿐 아니라 CNG, LPG, 에탄올 연료를 쓰는 엔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구동계 등을 모두 같은 위치에 장착할 수 있다. 폭스바겐은 새로 나올 골프를 바탕으로 한 전기차 ‘골프 블루 e모션’을 2013년에 출시하겠다고 이미 발표한 바 있다.
폭스바겐 그룹은 MQB 덕분에 대량생산 모델은 물론 틈새 모델까지 높은 품질과 매우 경쟁력있는 비용으로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소형차의 경우 현행 모델보다 20% 더 싸게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유럽, 중국, 미국, 또는인도와 같은 신흥 시장 등 아주 다양한 시장의 요구에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차량을 제공할 수 있다.
아울러 폭스바겐 그룹은 첫 MQB 차량들에서 대폭 감소된 차량 중량을 확인시켜줄 예정이다. 또한 안전과 인포테인먼트 부분에 있어서그동안 상대적으로 고급차들의 것으로만 인식되어온 20가지의 혁신적인 기능을 함께 제공한다. 가령, 차세대 아우디 A3와 폭스바겐 골프에는 다중충돌 브레이크가 기본사양으로 적용된다. 최근 독일 ADAC로부터 혁신 상을 수상한 이 기능은 사고 발생 시 첫 충돌 후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이차 충돌 피해를 줄여준다.
MQB는 폭스바겐 그룹 내에서 폭스바겐 브랜드의 주도로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이뿐이 아니다. 아우디는 엔진 세로배치용 모듈 플랫폼 MLB를, 포르쉐는 모듈형 표준 시스템 MSB를 개발하고 있으며, 가장 작은 소형차인 폭스바겐 up!, 세아트 Mii, 스코다 시티고를 위한 ‘뉴 스몰 패밀리’ 시스템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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