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스파크가 튄다. 쉐보레 스파크S

발행일자 | 2013.05.15 02:04
[시승기] 스파크가 튄다. 쉐보레 스파크S

한국GM이 16일부터 판매할 경차 신모델 ‘쉐보레 스파크S(Chevrolet Spark S)’를 14일 시승행사를 통해 미리 만나봤다.

스파크S는 함께 출시되는 ‘2014년형 스파크’보다 성능을 강화하고 고급 사양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핵심은 ‘GEN2’ 가솔린 엔진과 ‘C-TECH’ 무단변속기, ESC를 비롯한 안전사양, 그리고 쉐보레 마이링크(MyLink)로 축약할 수 있다.

[시승기] 스파크가 튄다. 쉐보레 스파크S

GEN2 엔진은 기존 스파크의 것(GEN1)과 배기량이 995cc로 같으나 동급 최초로 듀얼 가변밸브 DOHC를 적용하는 등의 변화를 통해 최고출력 5마력, 최대토크 0.2kg·m의 성능 향상을 이뤘다. 75마력의 힘은 여전히 기아 모닝의 82마력에 뒤지는 것이나, 9.6kg·m의 토크수치는 같아졌다. 단, 모닝은 3,500rpm에서, 스파크S는 4,600rpm에서 최대토크가 나오므로 실용적 측면에서도 여전히 모닝의 우세를 점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열세를 만회하고도 남을 수 있는 변수가 바로 C-TECH 변속기다. 한국지엠은 마티즈 CVT의 악몽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서도 이번 신차에 다시 무단변속기를 적용했다. 전 세계 무단변속기 시장 점유율 49%의 자트코(Jatco) 제품이고, 부변속기와 메탈벨트 등 최신 CVT기술들을 채용해 마티즈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르노삼성을 포함한 르노, 닛산, 인피니티 등이 훨씬 크고 힘센 차들에까지 애용하고 있는 무단변속기가 바로 자트코 제품이긴 하다.

[시승기] 스파크가 튄다. 쉐보레 스파크S

C-TECH 변속기는 북미시장에 수출되는 스파크의 70% 이상에 적용되고 있기도 하다. 모닝, 레이에 4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하고 있는 기아차도 모닝의 연비를 강화한 ‘에코플러스’ 버전과 레이 터보에는 CVT를 쓴다. 스파크(S)를 기준으로 CVT의 장점을 살펴보면, ‘수동변속기 기준 8단에 해당하는 넓은 기어비’를 ‘단차 없이 구현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연비를 비롯한 효율이 좋으면서도 작동이 부드럽다는 것이다.

속도별 정숙성을 나타내는 ‘운전 중 대화가능 지수’를 비교해보면, 스파크의 기존 4단 자동변속기가 주행속도 상승에 따라 급하게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가는 것을 반복하는 반면, 스파크S의 C-TECH는 일직선에 가까운 형태로 완만하게 낮아진다. 이러한 차이는 실제 주행에서도 실감할 수 있었다. 기어 단차에 의한 울컥거림이나 엔진회전수가 튀는 현상이 없다보니 전반적인 주행이 한층 고급스럽고 상냥하게 느껴졌다.

[시승기] 스파크가 튄다. 쉐보레 스파크S

엔진 굉음이 안쓰러워 가속페달에서 힘을 빼는 것도 한결 덜하다. 사일런트 타이밍 체인 등으로 소음을 줄인 탓도 있지만, 힘에 부쳐하는 엔진을 변속기가 미리미리 잘 챙겨주니 페달을 깊게 밟을 일 자체가 줄어든 듯하다.한국GM자료에 따르면, 페달을 30% 밟은 상태에서 0-50km/h 가속을 측정했을 때, 기존 스파크는 11.8초, 스파크S는 8.3초라고 한다.

모닝 역시 4단 AT는 9.7초, CVT는 8.6초로, 무단변속기쪽의 초기 가속이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페달을 20%만 밟았을 경우, 모닝은 4단 AT가 15.1초, CVT가 14초로 1초 남짓 차이 나는 반면, 스파크는 16초, 스파크S는 10.5초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그 와중에 스파크S가 넷 중 가장 빠르단 사실도 눈에 들어온다.)

[시승기] 스파크가 튄다. 쉐보레 스파크S

스파크S의 엔진 토크곡선 자체가 모든 회전 영역 대에서 종전보다 높은 위치에 표시되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진 않을 것이다. 반응이 떨어지는 등 기존 무단변속기의 성능 상 단점은 부변속기를 통해 상당부분 해결될 수 있음을 신형 SM3를 통해서도 확인한 바 있다.

스파크S는 출발 때 가속페달을 살짝만 건드려도 튀어나가는 것 같은 반응을 보이는 반면, 급가속, 오르막 등 막상 필요할 때는 페달이 한참을 내려간 뒤에야 비로소 적정 기어비를 찾는 것 같아 아쉬움이 없진 않다. 두 사람이 타고 에어컨까지 틀었다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늘어난 힘도 큰 차이를 만들지는 못한다. 아쉬운 대로 ‘L’레인지를 쓰면 좀 더 의도에 맞는 주행이 가능한데, 그렇다고 기어비를 고정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승기] 스파크가 튄다. 쉐보레 스파크S

시승코스는 서울 청담동 행사장에서 경기도 동탄의 반환점까지 약 100km 구간에 마련됐으며, 자동차전용도로의 비중이 높았다. 돌아오는 구간에서 연비를 잘 뽑으면 상품을 준다는 미끼가 걸렸지만 개의치 않고 마음 가는대로 밟고 다녔다. 주행 소음으로 판단하기에는 꽤 속도를 냈다고 생각했으나 실제는 얼마 되지 않기도 했다. 100km/h 정속 주행 시 엔진회전수는 2,200rpm.

이번에 새로 적용된 계기판은 하우징 모양까지 바뀌었을 뿐 아니라 순간연비, 평균연비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으로 확인해보니, 가는 길에는 14.5km/l가 나왔고, 오는 길에는 좀더 분발해서 11.5km/l를 찍을 수 있었다. 시승여건과 주행패턴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 운전 태도나 조건만 잘 맞으면 좋은 연비도 기대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결국 22.1km/l를 뽑아낸 선수들이 상품을 타갔다.

스파크S의 공인연비는 15.3km/l로, 4단 자동변속기의 스파크(14.8km/l)보다 높다.

▲ 스파크S는 통합형 차체 자세 제어 장치(ESC)를 기본으로 채택했다. 여기에는 경사로 밀림 방지 기능( HSA), 코너링 브레이크 컨트롤(CBC), 급제동 경보 시스템(ESS), 전복방지기능(ARP)까지 포함된다.
<▲ 스파크S는 통합형 차체 자세 제어 장치(ESC)를 기본으로 채택했다. 여기에는 경사로 밀림 방지 기능( HSA), 코너링 브레이크 컨트롤(CBC), 급제동 경보 시스템(ESS), 전복방지기능(ARP)까지 포함된다.>

스파크S는 G2크루즈처럼 전자식 진공펌프를 적용했고 파워스티어링도 전동식(EPS)으로 바꿨다. 모닝의 MDPS와 달리 저속에서도 이질감이 없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었지만 감성 면에서는 기존의 유압식보단 못하단 인상을 받았다. 대신 제동시의 느낌은 좋았다. 사실 스파크는 2009년 ‘GM대우’시절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로 처음 나왔을 때부터 서스펜션을 비롯한 하체 혹은 기반이 상대적으로 우수하고 핸들링이 좋단 평을 들었으나 파워트레인이 아쉬움을 남겼었다.

스파크S는 새로운 엔진과 변속기를 통해 비로소 그런 아쉬움을 달래주는 한편, 지난 해 페이스리프트된 외양에 어울리는 성능을 확보하게 됐다. 요즘 추세를 잘 반영한 스마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고급 안전 사양을 대거 갖춘 것도 환영할 일이다. 문제는 이 모두가 그냥 ‘스파크’가 아니라 ‘스파크S’에만 해당되는 내용이라는 점이다.

▲ 오토 헤드램프, 속도조절 간헐식 와이퍼, 원터치 트리플 턴 시그널램프, 앞좌석 열선 시트 등의 사양을 갖추었다. 단, 선바이저의 화장거울에는 조명이 없다.
<▲ 오토 헤드램프, 속도조절 간헐식 와이퍼, 원터치 트리플 턴 시그널램프, 앞좌석 열선 시트 등의 사양을 갖추었다. 단, 선바이저의 화장거울에는 조명이 없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샘 바질(Sam Basile) GM 글로벌 경차개발 총괄 임원은 이에 대해 “스파크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합리적인 고객을, 스파크S는 경차 이상의 프리미엄을 원하는 고객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엄밀히 말하면 스파크S는 신차가 아니라 스파크의 신규 상위 트림 개념이다. 외관상 차이도 없다. `S`자 배지 하나도 붙이지 않았다.

C-TECH변속기가 기본 적용된 스파크S의 가격은 LS트림 1,281만원, LT트림 1,373만원이며, 마이링크&후방카메라는 50만원, 커튼에어백은 20만 원짜리 추가 옵션이다. 참고로 일반 스파크 중 가장 비싼 트림인 LT에 자동변속기를 추가하면 1,299만 원이 된다.

▲ 하이패스 기능은 없으나 고속도로 통행료 반값 기능(경차 할인)이 있다.
<▲ 하이패스 기능은 없으나 고속도로 통행료 반값 기능(경차 할인)이 있다.>

한국GM 상품 마케팅 담당 조인상 상무는 “전체 스파크 판매 중 스파크S의 비중은 최대 40%를 목표로 한다.”면서 “7일부터 사전예약을 받은 결과, 지금까지 2014 스파크의 45% 이상을 스파크S가 차지했다”고 밝혔다. 주로 젊은 층을 겨냥했던 기존 경차보다 목표 고객층을 폭넓게 잡고 운전 재미와 고급 사양을 챙긴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글, 사진 / 민병권기자 bkmin@rpm9.com

(주행사진=한국지엠 제공)

▲ 2014년형 스파크는 &lsquo;미스틱 스카이 블루(Mystic Sky Blue)&rsquo;외장 컬러를 추가했다.
<▲ 2014년형 스파크는 ‘미스틱 스카이 블루(Mystic Sky Blue)’외장 컬러를 추가했다.>
▲ 스파크S는 2014년형 스파크와 외관상 차이가 없다. 'S'자 배지 하나도 붙이지 않았다.
<▲ 스파크S는 2014년형 스파크와 외관상 차이가 없다. 'S'자 배지 하나도 붙이지 않았다.>
▲ 시승차로 마련된 스파크S는 165/60R15 금호 솔루스 KH25를 끼웠다.
<▲ 시승차로 마련된 스파크S는 165/60R15 금호 솔루스 KH25를 끼웠다.>
▲ 쉐보레 마이링크(MyLink)는 요즘 고객들이 쉐보레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7인치 풀 컬러 터치스크린을 통해 후방 카메라, 전용 브링고(BringGo) 내비게이션 등 첨단 어플리케이션을 지원한다. MP3 CDP, DMB수신 등의 기능이 빠져있긴 하지만 옵션 가격이&nbsp;경쟁사의 반값 수준이라 메리트가 크다.
<▲ 쉐보레 마이링크(MyLink)는 요즘 고객들이 쉐보레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7인치 풀 컬러 터치스크린을 통해 후방 카메라, 전용 브링고(BringGo) 내비게이션 등 첨단 어플리케이션을 지원한다. MP3 CDP, DMB수신 등의 기능이 빠져있긴 하지만 옵션 가격이 경쟁사의 반값 수준이라 메리트가 크다.>
▲ 2014년형 스파크는 도어록 버튼과 폴딩 리모컨 키를 신규 적용했다.
<▲ 2014년형 스파크는 도어록 버튼과 폴딩 리모컨 키를 신규 적용했다.>
▲ 운전석 풋레스트는 2013년형부터 추가됐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출시 당시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충돌테스트에서 운전자 하체 상해 관련 점수를 높이기&nbsp;위해 풋레스트를 제거했었다고 한다.
<▲ 운전석 풋레스트는 2013년형부터 추가됐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출시 당시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충돌테스트에서 운전자 하체 상해 관련 점수를 높이기 위해 풋레스트를 제거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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