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스트] SUV 제동성능 1위 그리고 꼴찌, “왜?”

발행일자 | 2013.06.11 11:24

무게중심과 높이, 서스펜션 세팅 그리고 타이어 형상과 재질에 따라 제동력 좌우

제동력. 사전적 의미로는 움직임을 멈추게 하거나 조절하는 힘을 뜻한다. 자동차에 있어 제동력은 더할 나위 없이 매우 중요한 요소다. 위험에 그만큼 빠르게 대응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그렇지만 무턱대고 강하게 멈춰 세울 수도 없다. 밸런스가 무너지고, 심한 경우 차체가 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자동차의 제동력은 브레이크 성능과 타이어 접지력을 감당할 수 있는 밸런스가 영향을 미친다. 브레이크의 경우 디스크 크기와 냉각성능이 중요하며, 타이어는 넓으면서도 적절한 컴파운드가 접지력을 높일 수 있게 돕는다. 또한 밸런스는 차 무게와 낮은 무게중심과도 연관이 있다. 결국 세 요소가 어우러져야 빠르게 멈춰 설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최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진행된 제1회 다음 카테스트 SUV편에서는 볼보 XC60이 제동성능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속 100km로 달리다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멈춰 설 수 있는 거리가 38.0m로 가장 짧았다. 반대로 가장 멀리 미끄러진 건 지프 랭글러 루비콘 언리미티드로 54.0m였다.

테스트 장비는 GPS 기반의 V박스이며, 테스트 방법은 전문드라이버가 시속 100km로 주행한 후 일정 구간에서 급제동 한 다음 거리를 V박스로 측정하는 방식으로 세 번씩 진행해 평균을 냈다. 테스트 장소는 인제 스피디움 서킷 내 직선 코스.

▲ 볼보 XC60 서킷 주행장면
<▲ 볼보 XC60 서킷 주행장면>

볼보 XC60은 ‘스스로 멈춰 서는 차’로 유명하다. 게다가 평소 ‘안전’에 있어선 지독하리만큼 고집스런 볼보여서 납득할 만하다는 게 일반적 평이다. 평가 차종은 2.4리터 디젤 직렬 5기통(D5)엔진을 탑재한 AWD모델이다. 값은 6,670만원.

이와 관련, 볼보자동차코리아 관계자는 “XC60의 높이는 1,600mm에 불과하다. 무게중심이 낮다. 또한 앞바퀴에 17인치 벤틸레이티드 디스크와 2피스톤 캘리퍼가, 뒷바퀴엔 16인치 벤틸레이티드 디스크와 1피스톤 캘리퍼가 어우러진다. 여기에 패드를 디스크에 가깝게 이동시켜 제동시간을 단축시키는 RAB 기능이 더해졌고, 서스펜션은 차 앞쪽의 급격한 하중 이동을 막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균형 있게 작용해 빠르게 멈춰 설 수 있다는 것.

▲ 지프 랭글러 루비콘 언리미티드 오프로드 주행장면
<▲ 지프 랭글러 루비콘 언리미티드 오프로드 주행장면>

이와는 반대로 가장 먼 거리를 달려 멈춰선 지프 랭글러는 전형적인 오프로더다. 참가 차종 대부분이 온로드 주행을 주 목적으로 하며, 오프로드는 ‘옵션’인 반면 랭글러는 오프로드를 주로 하며, 온로드 주행이 옵션이다. 그만큼 차체 구조나 세팅이 일반 차종과는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바위와 바위 사이도 엉금엉금 지나갈 수 있다.

테스트 차종은 랭글러 4도어 2.8리터 디젤엔진을 탑재한 모델이다. 어떤 길이든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는 탓에 출력 보다 오프로드에서의 밸런스와 힘 배분에 집중했다. 최고출력은 겨우 200마력으로, 2.2리터 쏘렌토와 출력이 같다. 값은 4,960만원.

이번 결과에 대해 크라이슬러코리아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랭글러는 어차피 오프로더라는 이유에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오프로드용 차체 설계로 최저 지상고가 높은 탓에 무게중심이 높다. 당연히 제동거리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서스펜션은 높은 바위 등을 타넘을 수 있도록 스트로크가 길게 설계돼 제동시 하중 이동이 많이 발생한다. 여기에 참가 차종 중 유일한 오프로드용 타이어를 끼운 상태였고, 만약 비포장 도로에서 테스트를 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 강조했다. 그렇지만 "온로드 위주로 개발된 차종과 같은 기준에서 비교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테스트는 차종 별 성격과 특성을 확실히 파악할 수 있는 기회”라며 “차를 구입할 때 목적에 맞도록 충분히 살펴야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라 조언했다.

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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