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내성적인 보스’(1-2) 캐릭터라이징이 확실한 윤박, 박혜수

발행일자 | 2017.01.17 21:49

tvN 월화드라마 ‘내성적인 보스’가 첫 방송은 빠른 전개와 강력한 미장센과 함께 주요 등장인물의 캐릭터라이징을 확실하게 하고 진행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극도로 내성적인 보스 은환기(연우진 분)와 대비되는 인물인 강우일(윤박 분)도 인상적이고, 초강력 친화력을 가진 채로운(박혜수 분)도 특징이 확실한 인물이다.

‘내성적인 보스’는 제목부터 내면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건의 전개와 더불어 등장인물의 성격과 마음, 내적 갈등과 트라우마 등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통 로맨스를 표방했기에, 소통 중에서 내면의 소통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추측된다.

‘내성적인 보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내성적인 보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강우일, 가지지 않은 자가 올라갈 수 있는 최대의 자리까지 올라간 능력자, 그러나 그의 내면은?

‘내성적인 보스’에서 강우일은 잘생기고 능력 있는 매력남이다. 자신의 실력으로 공동대표의 자리에 올라왔고, 특유의 쇼맨십으로 업무를 처리할 줄도 알기에 직원들로부터 인기도 많은 인물이다.

그러나, 오너이면서 공동대표이자 친구인 은환기의 아이디어를 자신의 아이디어로 변신하고, 다른 직원들을 위로하면서 은근히 은환기를 디스하는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준다. 극소심 캐릭터인 은환기와는 다르게, 강우일은 극적극 캐릭터이다.

‘내성적인 보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내성적인 보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렇지만 강우일은 친구인 은환기에게는 솔직하다. 친구의 아이디어를 자신의 아이디어로 포장하지만, 그렇게 행동한 것과 그 이유를 친구인 보스에게 털어놓는 솔직함을 가지고 있다.

이런 모습은, 강우일과 은환기가 대립 구조를 펼치더라도 케미를 유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며, 강우일 또한 지금보다도 더 매력적인 캐릭터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랄 수 있게 만든다.

‘내성적인 보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내성적인 보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잘 들어보면 강우일은 프레젠테이션 때 자신의 발표가 친구의 의견이라고 표현했는데, 드라마 속 인물들은 강우일이 스토리텔링을 위해 친구의 의견이라는 형식을 채택했을 것이라고 받아들였을 것이다. 아마 시청자들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본인과 시청자들만 알고 드라마 속 다른 사람들은 모두 모르는 내용은, 시청자들을 우월적 지위에 올려놓아 드라마를 볼 때 더욱 적극적으로 자신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이게 만든다. ‘내성적인 보스’는 이런 시청자의 심리를 충족하고 있다.

‘내성적인 보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내성적인 보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채로운, 초강력의 친화력을 가졌는데, 마냥 착하지만은 않고 날카로운 분석력과 판단력, 행동력을 지닌 캐릭터

채로운은 초강력 친화력을 지닌 인물이다. 신데렐라 캐릭터를 연상할 수도 있지만, 무척 주도적이고 현실 인식이 빠른 캐릭터로 기존의 신데렐라와는 차별성이 많다. 채로운은 날카로운 분석력과 판단력, 행동력을 가지고 있다.

‘내성적인 보스’에서 각기 다른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은환기, 강우일, 채로운의 공통점은 똑똑하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핵심을 꿰뚫는 분석력과 판단력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모두 뛰어나다. 행동력에 있어서는 극소심한 은환기는 거의 0에 가깝고 강우일과 채로운은 매우 높은 숫자를 가지고 있다는 큰 차이점이 있다.

‘내성적인 보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내성적인 보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채로운이 우연히 보스의 방에 갔을 때 채로운의 모습은 2단, 3단, 4단의 만화 같은 구성으로 펼쳐졌다. 채로운의 캐릭터는 만화 같은 독특한 면을 포함하고 있고, 캐릭터가 동시에 2개, 3개, 4개라는 암시일 수도 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강우일에게 채로운은 첫 방송부터 돌직구를 날린다. 신입사원인 채로운이 공동대표인 강우일에게 두 사람은 모두 같이 문 밖에 있는 사람이라는 공통점을 가졌다고, 자신이 강우일과 동일한 범주의 사람이라 표현하는 것은 무척 놀랍다.

‘내성적인 보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내성적인 보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실생활에서 채로운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거나, 엿들었거나 아니면 전해 들었다면 이야기 자체에 놀라기 보다는 채로운을 걱정하는 마음이 먼저 들었을 것이다. 첫 방송을 보면 ‘내성적인 보스’는 감정의 전개, 내면의 도약도 빠르게 이뤄질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채로운의 대사는 강우일의 내면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암시라고 볼 수도 있다. 강우일의 미래에 대한 드라마 속 성지말일지도 모른다. 이런 핵심을 직선적으로 말하는 것은 채로운과 은환기가 첫 방송에서 보여준 공통점이다. 그 두 사람과 접점에 있는 강우일의 반응이 앞으로 궁금해지면서 기대된다.

‘내성적인 보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내성적인 보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채로운이 뮤지컬 배우 출신이라는 설정 또한 주목된다. 다양한 전개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인데, 채로운이 펼칠 행동에 대한 개연성과 당위성을 확보했고, 은환기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라는 캐릭터라이징을 확실히 했다.

‘내성적인 보스’ 첫 방송은 화려하게 시작했다. 메인 주인공 중에 특A급 배우가 없는데, 조연급은 상대적으로 비중 있는 배우들이 많다. 화려한 시작, 돋보이는 조연 속에 특A급 배우를 캐스팅하지 않은 것은, 특A급 독보적인 캐릭터를 소화할 연우진, 박혜수, 윤박이 이 드라마로 특A급 배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만든다. tvN의 마력을 믿어본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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