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택의 車車車] ‘젊음을 향해 쏴라’ 기아 스팅어 2.0 터보

발행일자 | 2017.08.29 14:38
[임의택의 車車車] ‘젊음을 향해 쏴라’ 기아 스팅어 2.0 터보

주변에서 ‘탈 만한 국산차가 없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잘 만든 차가 없다는 게 아니라 흥미를 끄는 차가 적다는 얘기다. 그러다보니 수입차로 갈아타는 이들이 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수입차를 가장 많이 사는 연령층은 30대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5월에 등장한 기아 스팅어가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출시 59일 만에 계약대수 5000대를 넘기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 지난 6월에 열린 시승회에서 그런 가능성을 충분히 감지했으나 당시 탄 모델은 3.3 터보였다. 또 다른 모델인 2.0 터보의 비중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모델의 성능이 무척 궁금했는데, 최근 2.0 터보 후륜 모델을 만났다.


2.0 터보 모델이 3.3 터보와 구분되는 것 중 하나는 외관의 차이다. 3.3 터보는 보닛에 구멍을 뚫은 것 같은 착시를 불러일으키는 후드 가니시를 비롯해 브렘보 브레이크, 19인치 미쉐린 타이어 등이 기본이고, 3.3 GT 모델에는 기계식 차동기어 제한장치(M-LSD)도 장착된다.

[임의택의 車車車] ‘젊음을 향해 쏴라’ 기아 스팅어 2.0 터보

기아차는 이러한 사양 차이를 통해 고객층을 구분하려 했는데, 2.0 터보 구입 고객 중에 후드 가니시와 브렘보 브레이크, 19인치 휠, 전자제어 서스펜션 등으로 구성된 퍼포먼스 패키지를 고르는 이들이 의외로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기아차는 이들 옵션에다 3.3 터보에만 장착되던 M-LSD를 묶은 2.0 드림 에디션을 이달 중순에 추가했다.

2.0과 3.3 모델의 가장 큰 차이는 역시 엔진 성능이다. 2.0 터보는 최고출력 255마력, 3.3 터보는 370마력이고, 최대토크는 각각 36.0㎏‧m, 52.0㎏‧m다.

숫자로만 보면 두 차의 성능이 매우 큰 차이가 있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2.0 터보의 출력도 결코 낮지 않다. 1400rpm부터 발휘되는 최대토크는 8단 변속기와 조화를 이루며 차를 순발력 있게 이끈다. 다만 3.3 터보를 먼저 타본 이들에게는 역시 출력과 토크 차이가 느껴진다. 특히 급가속을 시도할 경우 3.3 터보는 무섭게 치고 나가지만 2.0 터보는 부드럽게 올라가는 모습이다.

[임의택의 車車車] ‘젊음을 향해 쏴라’ 기아 스팅어 2.0 터보

특이한 점은 2.0 터보를 먼저 타본 후 3.3 터보를 탄 이들은 두 모델 모두 만족한다는 사실이다.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는 게 재밌다.

엔진 성능만 높아질 경우 자칫 고속에서 통제가 불가능해질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2.0 드림 에디션이 아니라면 반드시 퍼포먼스 패키지를 추가할 것을 권한다. 기본형은 만도의 앞 벤틸레이티드 디스크/뒤 솔리드 디스크 브레이크가 장착되지만, 퍼포먼스 패키지는 브렘보제로 앞뒤 모두 벤틸레이티드 디스크가 장착돼 제동 안전성이 훨씬 높다.

강력한 엔진 성능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건 안정감 높은 서스펜션이다. 기아차가 개발 당시 경쟁상대로 꼽았던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BWM 3, 4시리즈, 아우디 A4, 렉서스 IS 등과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수준이다. 전자식 서스펜션을 갖춘 스팅어는 경쟁 상대의 기본형보다 로드 홀딩과 핸들링이 훨씬 뛰어나다. 최근 선보인 미쉐린 PS4 타이어와의 궁합도 좋다.

[임의택의 車車車] ‘젊음을 향해 쏴라’ 기아 스팅어 2.0 터보

스팅어 2.0 터보의 기본형인 프라임 가격은 3500만원으로, 경쟁 수입차에 비해 1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기본형이지만 주행모드 통합 제어 시스템과 패들 시프트처럼 운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있어 ‘가성비’도 상당히 좋다. 풀 옵션을 갖춰도 4000만원 중반대여서 여전히 수입차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

스팅어는 기아차로서 처음 시도하는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이다. 특히 독일 후륜 세단에 맞설 수 있는 최초의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큰데, 현재까지 판매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기아차는 올해 8000대 판매가 목표라고 밝혔는데 이미 이달 중순에 5000대의 계약을 넘겼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1만대 판매도 문제없을 것 같다.

스팅어는 소비자들에게도 의미가 큰 차다. 기아차가 노린 프리미엄 브랜드 외에도 일본과 미국, 독일의 대중 브랜드 세단으로 눈을 돌리던 소비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한 차이기 때문이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굳이 수입차 전시장을 기웃거릴 필요가 없다고 확신한다.

평점(별 다섯 개 만점. ☆는 1/2)
익스테리어     ★★★★☆
인테리어       ★★★★☆
파워트레인     ★★★★☆
서스펜션       ★★★★★
정숙성         ★★★★
운전재미       ★★★★☆
연비            ★★★★
값 대비 가치    ★★★★☆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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