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보이스 시즌2(보이스2)’(11) 시즌1과 시즌2로 예상하는 ‘보이스 시즌3’

발행일자 | 2018.09.18 17:21

이승영 연출, 마진원 극본, OCN 토일드라마 <보이스 시즌2>(이하 <보이스2>) 제11화의 부제는 제10화와 같은 ‘혐오의 시대’이다. 시즌1이 공포였다면 시즌2는 혐오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시즌1과 시즌2에 공포와 혐오가 같이 있기는 하지만, 시즌1은 공포가 더 부각되고 시즌2는 혐오가 더 부각됐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느끼는 감정의 결은 다를 수 있다.
 
시즌2와 시즌3가 동시에 기획됐기 때문에 시즌1과 달라진 시즌2를 살펴봄으로써 시즌3의 뉘앙스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제11화까지 안세하가 맡은 곽독기 캐릭터는 시즌3를 위해 질주하지 않고 행동을 절제한 캐릭터로 생각할 수 있었는데, 마지막화에서는 시즌3가 아닌 시즌2의 반전을 위해 절제한 캐릭터라는 것을 알려줬다.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매우 잔인한 권율! 그렇지만 집중이 되지 않는다. 뜬금없이 즉흥적이고 잔인한 행동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 그 이유는?
 
<보이스2>에서 권율(방제수 역)은 매우 잔인한 역할이다. 그런데 그 잔인함이 무섭다고 하는 시청자들도 있지만, 의외로 집중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시청자들도 있다. 뜬금없이 즉흥적으로 잔인한 행동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시즌1이 공포에 초점을 맞췄다면, 시즌2는 혐오에 더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시즌1에서 김재욱(모태구 역)과 김뢰하(남상태 역)의 행동은 공포이다. 이들은 등장부터 공포감을 주기 때문에, 이들의 잔인한 행동을 보면 시청자들은 더욱 공포감을 느낀다.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반면에 시즌2에서 권율이 하는 행동은 무서운 행동이라기보다는 혐오스러운 행동이다. ‘권율의 행동은 공포스럽다.’라는 시야로 관람할 때 몰입이 안 된 시청자들은 ‘권율의 행동은 혐오스럽다.’라는 시야로 관람하면 더욱 와닿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공포와 혐오는 비슷한 면이 있긴 하지만 엄연히 다르다. 혐오를 공포의 시야로 볼 경우 사람에 따라서 몰입이 잘 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시즌1에서는 공포를 자아내는 인물이 용의자였다면, 시즌2에서는 동선 위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용의자이다. 공포스러움은 잘 감추기 힘들지만, 혐오의 마음은 상대적으로 잘 숨길 수 있기 때문에 동선 위에 있던 어떤 사람이 극도의 혐오를 가지고 있는지는 잘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전개는 빠른데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기도 하는 <보이스2>
 
<보이스2>가 전개는 빠른데 속도감이 늦다고 말하는 시청자들이 있다. 이진욱(도강우 역)의 과거가 드러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에 답답함이 생긴 시청자들은, 빠른 전개에도 속도감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보이스2> 제11화에서는 이진욱이 이하나(강권주 역)에게 일본에서의 자신의 과거를 자세하게 이야기했다. 12화의 드라마에서 거의 마지막인 제11화에 숨겨진 이야기를 알려주는 것이 매우 잘못된 설정은 아니다.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그렇지만, 최근 인기를 누리는 드라마들은 드라마 초반에 제시한 의문점을 드라마 중반을 넘기기 전에 푸는 경우가 많다. 결론이 다 난 거 아닌가 생각하게 만들면서, 새로운 후반부의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보이스2>는 <보이스3>의 전반부 역할을 하게 되면서 속도감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다.
 
이진욱은 본인의 기억으로는 아직 진실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에 있다. 블랙아웃은 생존을 위한 이진욱 내부의 무의식이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무의식의 선택에 대한 이유와 근거를 시청자들은 아직도 알지 못하는데, 너무 오래 궁금함을 가지게 만들면 지친 시청자들은 아예 관심을 끊는다는 점을 <보이스2> 제작진들은 간과한 것 같다.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권율의 어린 시절 체벌! 현재 권율의 뒤에 있는 사람은 후원자인가, 배후 조정 세력인가?
 
<보이스2>에서 권율은 엄마에게 어릴 적부터 체벌을 받으면서 자랐다. 체벌을 한 후 안아주고 감싸줘 성장을 하게 만든 게 아니라, 체벌을 통해 악마를 키웠다는 점을 제11화는 보여줬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들보다 지독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반복해서 말한 엄마는 “더러운 피”, “역시 너 같은 건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라는 표현을 서슴없이 했다. 권율이 삐뚤어진 원인은 철저하게 엄마에게 있다고 볼 수 있다.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성인이 돼 일으키는 대부분 문제의 직간접적인 시작과 원인은 어릴 적 성장과정에 있다. 아빠나 엄마에 의해 형성된 아이의 내면이 성인이 된 후 문제를 일으키는 근원이
 
멀쩡한 사람인데 어떤 특정한 상황이나 조건에서만 문제를 일으킨다면 원인은 반드시 있는 것인데, 대부분 그 원인은 어릴 적에 겪었던 이슈일 수 있다. 본인과 부모 모두 그 문제점의 원인을 의식의 차원에서는 모를 수 있다는 점은 더욱 위험하다.
 
의식이 견디기 힘들기 때문에 억누르거나 감춘 것을 무의식은 반드시 명확하게 알고 있는데, <보이스2>에서 풀리지 않은 무의식의 선택 이유가 <보이스3>에서 제대로 풀릴지 궁금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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