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택의 車車車] 기아차의 끝판대장, ‘더 뉴 카니발’

발행일자 | 2018.09.27 13:57
[임의택의 車車車] 기아차의 끝판대장, ‘더 뉴 카니발’

역사가 깊은 자동차 회사라면 자신들만의 상징적인 모델이 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1980년에 나온 ‘봉고’가 회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모델로 꼽힌다.

기아차는 1980년 전두환 정부 출범 이후 단행된 자동차산업 합리화조치로 인해 승용차를 만들지 못하게 됐고, 상용차와 승합차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 때 기아차는 마쓰다의 ‘봉고’를 들여와 승합차와 소형 트럭을 만들게 되는데, 봉고 승합차는 트럭 발매 1년 뒤인 1981년부터 생산했다.

봉고는 당시에는 생소한 소형 승합차였음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히트 모델로 떠오른다. 한동안 승합차를 ‘봉고차’로 부르게 된 것도 이 때부터다. 덕분에 위기의 기아차는 승용차 라인업의 부재를 극복하고 극적으로 회생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베스타’와 ‘프레지오’ 등의 후속 모델이 나왔으나 봉고만큼의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기아차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1997년에 미니밴 ‘카니발’을 구원투수로 내놓고 다시 한 번 승부수를 띄운다. 봉고와 달리 보닛을 돌출시켜 안전성을 높였고, 승차인원은 9인승 이하로 제한해 고급감을 키우는 데 중점을 뒀다. 이 모델은 카니발2에 자리를 넘겨주기까지 22만대 가까이 판매되며 기아차의 회생에 큰 공헌을 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기아차를 위기상황에서 구해준 건 봉고와 카니발 같은 소형 승합차였고, 이는 RV에 강한 기아차의 이미지를 만드는 발판이 됐다.

[임의택의 車車車] 기아차의 끝판대장, ‘더 뉴 카니발’

최근 시승한 카니발 7인승 리무진은 좀 특별한 모델이다. 올해 상반기에 데뷔한 ‘더 뉴 카니발’ 중에서 ‘하이 리무진’ 등을 제외한 일반 모델 중 가장 고급스러운 차다.

9인승, 11인승의 경우 시트가 4열로 되어 있어 시트 앞뒤 간격이 비좁은 편이지만, 7인승은 3열로 이뤄져 있다. 가장 큰 차이는 고급스러운 2열 시트다. 7인승 리무진의 2열 시트는 앞뒤 슬라이딩 거리가 길고, 손을 걸칠 수 있는 암레스트, 머리를 감싸주는 윙 아웃 헤드레스트가 마련된다. 웬만한 중형 세단보다 한결 편안한 자세를 만들어주는 비결이다. 앉아보면 잠이 스르르 온다.

2열 시트에는 다리를 받쳐주는 레그 서포트도 마련된다. 시트를 눕히고 레그 서포트를 올리면 다리의 피로도가 훨씬 줄어들어 장거리 여행 때 특히 유용하다.

[임의택의 車車車] 기아차의 끝판대장, ‘더 뉴 카니발’

수입차 중에는 토요타 시에나에 이 장비가 마련돼 있다. 시에나의 경우 레그 서포트가 650㎜ 늘어나 다리 대부분을 받쳐주는 데 비해, 카니발은 장딴지 정도까지만 받쳐준다. 길이가 연장되는 기능을 추가하면 훨씬 더 좋은 반응을 얻을 것 같다.

시승차는 최고급형인 프레지던트에 프리미엄 팩, 듀얼 선루프, 드라이브 와이즈2가 장착된 풀 옵션 모델(4395만원)이다. 프리미엄 팩에는 나파 가죽시트와 크렐 사운드, 슈퍼비전 클러스터, 콘티넨탈 타이어가 포함된다.

파워트레인에서 202마력의 최고출력, 45.0㎏·m의 최대토크는 기존 모델과 같다. 여기에 기존 모델에 없는 요소수 방식의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시스템과 8단 자동변속기가 새로 적용된 게 차이점이다. SCR은 질소산화물 같은 오염 물질 저감을 위한 장치니 주행질감에는 큰 영향이 없지만, 8단 자동변속기는 다르다.

[임의택의 車車車] 기아차의 끝판대장, ‘더 뉴 카니발’

가장 돋보이는 건 연비 향상과 부드러운 주행질감. 출발 직후에는 디젤 특유의 묵직함이 있지만 이후 무단변속기처럼 매끈하게 변속되는 감각이 일품이다. 이 감각은 실제로 좋은 연비로 이어진다. 정부 인증 복합 연비는 구형 카니발 7인승이 10.9㎞/ℓ인데 신형은 11.3㎞/ℓ로 올라갔다. 시가지와 간선도로를 4:6 정도로 섞어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10.1㎞/ℓ를 기록했다.

소음이나 주행감각은 흠 잡을 게 거의 없다. 수입 디젤차의 엔진과 비교해도 정숙성은 최고 수준인데, 특히 고속 정속주행 때는 가솔린과 구별이 안 갈 정도다. 서스펜션의 탄성도 미니밴에 최적화되어 있다. 너무 물렁거리면 주행안전성이 불안해지고 너무 딱딱하면 승객이 불편할 수 있는데 그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잘 찾아냈다.

더 뉴 카니발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에 정차 후 재출발 기능을 넣는 한편, 전방 충돌 방지 보조(FCA), 후측방 충돌 경고(BCW), 차로 이탈 경고(LDW) 등으로 안전성이 보강됐다. 다만 승용차 라인업에 적용된 차선 유지장치(LKAS)나 고속도로 주행보조(HDA)는 빠져 있다. LKSA나 HDA까지 장착된다면 장거리 주행이 훨씬 편해지므로 향후 추가되길 기대한다.

[임의택의 車車車] 기아차의 끝판대장, ‘더 뉴 카니발’

카니발은 올해 1~8월 기간 동안 5만1754대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9%의 판매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기아 RV 라인업 평균 증가율 3.7%보다 훨씬 높다.

카니발은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디젤 미니밴의 경쟁 상대가 거의 없는 만큼 앞으로도 꾸준한 역할을 해낼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기아차가 위기에 빠진다면, 그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든든한 구원투수로 나설 것이다.

평점(별 다섯 개 만점. ☆는 1/2)
익스테리어    ★★★★★
인테리어       ★★★★☆
파워트레인    ★★★★☆
서스펜션       ★★★★☆
정숙성          ★★★★☆
운전재미       ★★★★
연비             ★★★★
값 대비 가치   ★★★★

총평: 세단보다 넓고 안락하다. 여행을 즐기는 이에게는 최고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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