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리와 진검승부? 현대 쏘나타 F24 GDi in 제주

발행일자 | 2010.01.28 08:49

지난 세대 에쿠스를 위해 현대가 개발한 최초의 V8 엔진은 직분사 엔진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시기적으로 이른 감이 있었던 에쿠스의 직분사 V8엔진은 완성도 문제 등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그렇게 수면 아래로 사라져 갔었다. 그러다가 전 세계적으로 직분사 엔진 개발이 한창 무르익은 지금, 현대가 다시 직분사 엔진을 들고 나타났다. 2006년부터 3월부터 지난 12월까지 무려 46개월에 걸친 개발 끝에 세타2.4 GDi(Gasolin Direct Injection) 엔진이 마침내 불후의 베스트셀러 YF 쏘나타에 장착된 것이다.

글, 사진 : 박기돈 (RPM9 팀장)

캠리와 진검승부? 현대 쏘나타 F24 GDi in 제주

전 세계적으로 최신 엔진 개발의 가장 중요한 테마이기도 한 직분사 방식의 도입으로 현대자동차의 엔진 개발 능력은 또 한 단계 도약하게 되었다. 이런 GDi 엔진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반영하듯, 현대 자동차는 쏘나타에서 볼륨이 크지 않은 2.4 모델을 위해 별도로 시승행사를 가지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기자단을 제주도로 초청했다.

쏘나타에 있어서 2.4 모델의 비중은 아주 미미해, NF 쏘나타의 경우 약 2%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쏘나타 F24 GDi의 경우, 혁신적인 직분사 엔진 시스템을 얹어 성능이 강력해졌으면서도 연비는 오히려 더 좋은 데다가, 2.0 모델 대비 가격 상승 또한 크지 않아 현대 측에서는 NF 쏘나타 시절보다 약 3배 이상 많은 수준인, 전체 쏘나타 판매 대비 약 6% 정도를 F24 GDi 모델로 판매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캠리와 진검승부? 현대 쏘나타 F24 GDi in 제주

안타깝게도 필자가 시승한 날, 제주도에 비가 쏟아지면서 본격적인 시승에는 무리가 있었지만 쏘나타의 품질력과 새로운 2.4 GDi 엔진의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시승은 제주 돌 문화공원 주차장에서의 토요타 캠리와의 비교 시승과 제주 일대 도로를 달리는 시내 주행으로 구성되었다. 그 동안 쏘나타 2.0과 캠리가 수 없이 많이 비교 대상에 올랐지만 캠리는 2.5리터 엔진을 얹고 있기 때문에 진검 승부를 펼치기에는 조건이 맞지 않았는데, 마침내 쏘나타 2.4의 등장으로 맞수가 된 것이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번에는 캠리에 핸디캡이 있는 상황이다. 캠리는 앞으로 1년 이내에 풀 모델 체인지를 기다리고 있는 이미 한 세대 전 모델이기 때문이다. 아마 완전히 새로운 캠리가 등장하는 시점이 되어야 비로서 쏘나타 2.4와 캠리의 진검 승부는 가능해질 전망이다.

캠리와 진검승부? 현대 쏘나타 F24 GDi in 제주
캠리와 진검승부? 현대 쏘나타 F24 GDi in 제주

뜨거웠던 가격 논란에도 불구하고 베스트셀러로 자리를 굳힌 현대 쏘나타에 걸맞은 화려한 스펙을 갖춘 최신형 세타2.4 GDi 엔진은 전통적인 포트 분사 방식과 달리 정밀한 제어를 통해 연료를 연소실에 직접 분사하는 방식으로 출력 향상과 배출가스 저감의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엔진이다. 이번에 선보인 현대의 2.4 GDi 엔진에는 고압 직접 분사 연료 시스템외에도 흡배기 가변 밸브 타이밍, 가변 흡기 시스템, 전부동식 피스톤 쿨링 젯, 발란스 샤프트 모듈, 롤러타입 타이밍 체인 등이 함께 적용되었다. 이를 통해 배기량 2,359cc 신형 직분사 엔진은 최고출력 201마력/6,300rpm과, 최대토크 25.5kg.m/4,250rpm의 놀라운 성능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캠리와 진검승부? 현대 쏘나타 F24 GDi in 제주
캠리와 진검승부? 현대 쏘나타 F24 GDi in 제주

비교 시승장에 등장한 쏘나타 F24 GDi는 수수한 스타일의 캠리 덕분에 더욱 더 화려해 보였고, 차체도 더 크고 당당해 보였다. 반면 캠리에게서는 오랜 연륜이 베어있는 강렬한 포스가 느껴졌다. 아주 짧은 일반 주행 이후에 슬라럼과 헤어핀 주행 등으로 구성된 비교 시승 코스를 쏘나타와 캠리로 번갈아 주행해 보았다. 너무나 짧은 코스였을 뿐더러 비까지 내려 제대로 된 비교 시승이 되기에는 턱 없이 부족했지만, 두 차의 서로 다른 성향과 능력을 아주 살짝 확인할 수는 있었다. 그렇게 짧은 비교 시승 후 쏘나타 F24 GDi에 나누어 타고 제주의 도로를 직접 달리는 본격적인 시승이 이어졌다.

지난 11월 이후 다시 만난 쏘나타는 다시 한번 화려한 디자인과 높은 품질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나치게 화려하다 싶은 디자인이야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서 좋아할 수도, 혹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지만, 내 외장의 품질력은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 자부할 만했다. 데시보드 플라스틱의 질감, 화려하고도 세련된 계기판, 센터 페시아 패널들의 정밀한 구성, 버튼과 다이얼의 뛰어난 조작감과 화려한 배경 조명, 이 모든 것들이 감탄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텔레스코픽 기능이 없는 스티어링 휠은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스티어링 휠 자체도 가운데 패드 부분의 화려한 라인이 다소 부담스럽고, 특히 림의 윗 부분만 가죽으로 감싸고, 정작 손으로 잡게 되는 부분은 플라스틱으로 처리한 것은, 마치 가죽 스티어링 휠이 장착되어 있는데, 그 위에다 비닐로 된 스티어링 휠 커버를 덧씌우는 넌센스 같은 설정이다.

신차발표회 행사장에서의 해프닝이 화제가 됐었던 시프트 패들은 18인치 알로이 휠,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와 함께 패키지로 제공되는데, 시승차 중 절반에 장착되어 있었지만,아쉽게도 필자는 그 차량을 시승해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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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세단에 적용된 201마력은 얼마나 강력한 힘을 뿜어낼까? 시승 내내 가장 관심이 모아진 것은 당연히 새 2.4 GDi 엔진의 능력이었다. 주행결과 2.4 GDi 엔진은 매끄러운 회전 상승과 매력적인 엔진 사운드가 돋보였다. 특히 7천 rpm에 육박하기까지 회전이 상승할 때 전혀 스트레스 없이 매끄럽게 상승하면서도 직분사 엔진 특유의 불유쾌한 사운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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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인 파워의 평가에서는 기존 국내 중형 세단에서는 만나보기 힘들었던 강력한 가속 성능을 선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표면적으로 발표된 201마력이라는 수치에는 살짝 미치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도로 주행에서 느낀 이러한 사실은 캠리와의 비교에서도 드러났던 부분이다. 캠리 2.5의 경우 175마력을 발휘하므로 쏘나타 F24 GDi는 캠리 2.5 대비 무려 26마력이나 출력이 높은 데다 중량에서도 캠리보다 약간 더 가벼웠다. 200마력 이하에서 출력 차이 26마력은 사실 엄청난 차이임에 틀림없지만, 실제 가속 성능에서는 캠리보다 확실하게 우세라고는 볼 수 없고, 약간 더 힘이 세다는 정도로 느껴졌다.

현대 자동차의 엔진들이 늘 출력의 수치에 비해 실제 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었는데, 이번 2.4 GDi 엔진 역시 그런 오명에서 크게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쏘타나 2.0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시원시원한 가속이 이루어지고, 일상적인 주행에서 전혀 부족함이 없는 성능임에는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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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도 동급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신형 2.4 GDi 엔진의 향상된 파워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크게 부족함은 없었다. 수동으로 기어를 내릴 때 회전수 보정 기능은 없지만 비교적 매끄럽게 기어 전환이 이루어졌고, 1단을 길게, 2단은 짧게 설정되어 있었다. 한편 80km/h 직전까지도 6단으로 변속이 되지 않는 설정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였다. 일반적으로는 6단은 물론, 7단 변속기들 조차도 70km/h 부근에 이르면 벌써 최고 단수로 전환된다.

이번 시승을 통해 쏘나타, 그리고 현대 자동차의 약점은 여전히 불안정한 하체에 있음이 확인되었다. 쏘나타의 경우 상당히 스포티한 세팅을 지향하고 있어, 서스펜션 세팅이 비교적 단단하고, 요철 등의 표면 정보가 비교적 상세하게 전달된다. 하지만 단단한 서스펜션 세팅에도 불구하고, 주행 안정성은 크게 향상되지 않았다. 특히 고속으로 올라갈수록 안정성이 많이 떨어지는데, 이러한 특성은 기아 K7에서도 확실하게 나타났었다. 중고속에서의 코너링은 물론 직진에서 조차도 노면 장악력이 부족한 것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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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리의 경우 일상적인 주행에서 아주 부드럽게 주행이 가능하지만 고속으로 올라가도 안정성은 전혀 흔들림이 없다. 캠리를 비롯한 토요타와 렉서스 모델들조차 독일의 프리미엄 자동차들에 비하면 주행 안정감은 부족한 것이 사실인데, 쏘나타는 그 정도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100Km/h를 전후하는 영역까지 일상적으로 주행하는 데 있어서 불안한 수준은 절대 아니므로, 일반 고객들로서는 단지 예전에 비해서 많이 단단해졌다고만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를 누비고 다녀야 할 쏘나타로서 이처럼 기본기가 부족한 부분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다.

현대 쏘나타는 분명 잘 만든 차다.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사랑할 만한 차다. 인테리어의 품질 면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 받아야 마땅하다. 그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엔진을 개발하고 선보이는 엔진 개발 능력도 이제는 수준급에 도달했다. 발표된 엔진 출력 수치에 못 미치는 듯한 실제 출력을 개선하고, 친환경적인 엔진 개발에 끊임없이 도전한다면 엔진 부문에서도 최고 수준까지 곧 올라갈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까지 가장 뒤쳐진 부분은 주행 안정성이다. 하지만 이미 i30같은 소형 해치백이나 제네시스, 에쿠스와 같은 대형 후륜 구동 모델에서는 우수한 주행 안정성을 확보한 만큼, 현대 자동차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중소형 세단에서도 탁월한 성과가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쏘나타 F24 GDi 모델은 고급형과 최고급형 두 가지 사양으로 운영되며, 고급형은 2,866만원, 최고급형은 2.992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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