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통뼈, 뉴 아우디 A8 4.2 콰트로

발행일자 | 2011.01.09 23:57

삼성이 소니를 이길 수 있을까? 10년 전 이 물음에 ‘Yes’라고 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세상은 그렇게 변해 간다. 그렇다면 아우디가 벤츠를 이길 수 있을까? 이제 우리는 어느 누구도 ‘No’라고 단언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글, 사진 / 박기돈 (RPM9 팀장)

알루미늄 통뼈, 뉴 아우디 A8 4.2 콰트로

아우디의 최고급 모델 A8이 새로 나왔다. A8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등, 경쟁 모델에 비해 늦게 출발했지만 특별한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바로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ASF)과 4륜 구동 콰트로 시스템이다. 두 시스템 모두 데뷔 당시에 독보적인 시스템으로 주목 받았던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고, 지금도 그 특별한 가치는 높이 평가 받고 있다. 아니 오히려 아우디의 이런 독보적인 시스템이 앞서 달리는 벤츠와 BMW에 거꾸로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 고급차치고 알루미늄 패널 쓰지 않는 차가 없지만, A8은 아예 뼈대가 전부 알루미늄이다. 그만큼 기본 뼈대 무게가 더 가볍다. 그리고 벤츠나 BMW도 각 모델 별로 다양하게 4륜 구동 모델을 갖추고 있지만, 아우디는 아예 모든 A8을 탁월한 콰트로 시스템을 갖춘 모델로만 생산한다.

A8의 1세대 모델은 이름이 A8이 아닌 ‘V8’이었다. 1988년 등장한 V8은 지금 아우디의 상징이 된 콰트로 시스템을 장착하고 등장했다. 전설적인 랠리카 ‘아우디 콰트로’를 통해 입증한 콰트로 시스템을 양산 승용차에 적용한 것이다. 그리고 그 후속모델이자 A8이라는 이름을 처음 사용하게 된 2세대 A8은 1994년 등장하면서 이전 V8의 콰트로 시스템에다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을 더했다. 이로서 콰트로 시스템과 ASF가 A8의 상징이 된 것이다. 물론 이 후 2002년 등장한 3세대와 이번에 새로 등장한 4세대 A8 역시 콰트로와 ASF를 기본으로 갖추었으며, 첨단 기술을 더해 더욱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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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매력적인 요소들로 인해 A8은 앞서가는 두 모델을 위협하는 경쟁자로 크게 성장했다. 물론 최근에는 아우디 모델 전체가 호평을 받고 있는 디자인 때문에도 인기가 더 많이 높아졌다. 현재 아우디 디자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싱글 프레임 그릴은 3세대 A8 등장 당시까지만 해도 적용되지 않았었는데, A8의 최상위 그레이드인 12실린더 모델이 등장하면서 싱글 프레임 그릴로 차별화 했다가 후에 전 모델로 퍼져 나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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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A8은 3세대 모델이 그 이전 모델에 비해 획기적인 디자인 변화를 거친 것에 비하면, 디자인 변화는 그리 크다고 보기 힘들다. 보다 현대적으로 세련되게 다듬었다고 볼 수 있는 정도다. 그리고 그 디자인 변화의 핵심은 세계 최초로 적용된 풀 LED 헤드램프다. 그 동안 주간 주행등으로 주목을 끌었던 LED를 마침내 헤드램프에 적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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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엇보다 차체가 더 커졌다. 전장×전폭×전고가 5137×1949×1460mm, 휠베이스 2992mm로 선대 모델보다 각각 75, 55, 16, 48mm가 확대됐다. 차체 길이만 본다면 거의 롱휠베이스 모델 수준으로 확대된 셈이다. 경쟁모델의 차체 길이는 벤츠 S클래스가 5095mm, BMW 7시리즈가 5072mm다. 차체 비례로 본다면 길고 넓지만 키는 상대적으로 낮아서 매우 날렵하고 강인해 보이는 인상이다.

반면 휠베이스가 길어지긴 했지만 7시리즈의 3,070mm나 S클래스의 3,035mm보다는 여전히 짧다. A4가 C클래스나 3시리즈에 비해 휠베이스가 더 길어지면서 호평을 받고 있는데, 왜 A6과 A8은 휠베이스를 더 키우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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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도 크게 바뀐 부분이 없는 듯 보이지만 아주 새로운 디자인 요소들이 많이 가미되었다. 가장 크게 눈에 띄는 부분은 센터페시아다. 전통적으로 센터페시아가 자리하는 곳에는 클래식한 아날로그 시계와 덮개로 덮인 DVD/멀티미디어 슬롯, 그리고 몇 개의 버튼들만 있어서 네비게이션 모니터까지 닫아 놓으면 센터페시아가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정작 센터페시아의 요소들은 그 아래로 낮게 깔았다. 에어컨부는 별 차이가 없지만 오디오부는 MMI와 통합해 간편하게 배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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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는 솟아오르는 모니터와 연동되며, 보스의 최고급 사운드를 선사한다. 사실 아우디 A8에 장착된 보스 사운드 시스템을 필자는 무척 좋아한다. 더 고급 옵션인 뱅앤 올룹슨보다 더. 하지만 그건 음악 취향에 따른 것이다. 비트가 강한 음악을 좋아하는 필자에겐 이 보스 시스템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섬세한 사운드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뱅앤 올룹슨 시스템이 더 좋은 선택일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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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시선은 그 아래 기어레버 주변으로 모인다. 자동차에서는 처음 보는 형상의 기어레버는 마치 항공기의 스로틀레버를 닮은 모습이어서 손바닥으로 위에서 감싸듯 쥐고 위 아래로 길게 움직일 것처럼 보이지만, 조작법은 BMW의 기어 레버와 비슷하다. 엄지 손가락 위치에 자리한 버튼을 누르면서 레버를 움직이면 신호만 전달하고 레버는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는 시프트 바이 와이어 시스템이다. BMW의 것과 다른 점은 P를 버튼으로 처리하지 않고, 일반 자동변속기의 P위치에 그대로 두어 P/R/N/D 배열이 그대로다. 주차할 때는 레버를 위로 민 상태에서 한번 더 끝까지 밀어줘야 한다. 기왕 전자식으로 바꾼 김에 그냥 버튼을 눌러 주차하는 방식을 택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전 A8에 있었던 지문 인식 시동 장치는 없어지고 깔끔하게 시동 버튼만 남겼다. 그 옆에는 전자식 주차 버튼과 오토 홀드 버튼이 자리했다. 기어레버 주변은 레버 디자인과 주변의 깔끔한 분위기 덕에 상당히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콘솔 박스에 안에 전화 연결 단자는 있지만, 블루투스가 현재 적용되어 있지 않은 것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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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A8 실내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부분은 시트다. 사실 시트에 엄청나게 많은 관절과 다양한 편의장비를 적용하기 시작한 것은 BMW 7시리즈가 원조다. 벤츠 S클래스도 그 전까지 무척이나 고급스런 시트를 갖고 있었지만 7시리즈 시트 등장으로 자존심을 구겨야만 했고, 이후 더 많은 기능들을 갖추었다. 하지만 아우디는 그러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A8의 시트는 상당히 발전해서 7시리즈 시트 부럽지 않은 정도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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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 시트를 기준으로 보면 시트 좌측 조작부 맨 앞 쪽에 있는 다이얼을 조작하면 모니터에 그 상태를 나타내 주면서 다양한 관절과 공기 주머니를 통해 최적의 운전자세를 만들어 준다. 말 그대로 7시리즈 부럽지 않다. 거기다 전 좌석에 꽤나 쓸만한 마사지 기능을 더한 것도 훌륭하다.

7시리즈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7시리즈에 처음 적용된 기능 중에 도어를 열면 일정한 간격으로 정해진 스토퍼 대신 사람이 열어 놓은 그 상태로 문을 잡아주는 장치가 있었는데, 지금은 벤츠 S클래스에도 적용되었다. 뉴 A8에는 아직 그 기능을 넣지 않아서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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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휠베이스 모델이 아니지만 뒷좌석의 고급스러움도 빠지지 않는다. 다양한 관절 조절과 냉난방에 마사지 기능이 더해진 시트와 뒷좌석 전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모두 갖췄다.

스마트키 기능으로 도어 핸들의 버튼을 눌러 문을 잠그면 사이드미러가 자동으로 접힌다. 시동을 걸면 자동으로 펼쳐진다. 이 기능은 벤츠와 푸조가 먼저 적용했었고, 지금은 국산차에도 적용되고 있는 기능인데, 재미있게도 유럽 3사가 살짝 다르게 세팅했다. BMW는 버튼을 눌러 도어 잠금을 해제하면 바로 사이드 미러가 펼쳐지고, 벤츠는 문을 열면, 그리고 아우디는 시동을 걸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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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V8 4.2 FSI로 기존과 같은 배기량이지만 출력이 350마력에서 371마력/6,800rpm으로 높아졌다. 최대토크는 45.4kg.m/3,500rpm이다. 필자의 기억에 3세대 A8 초기, 스탠다드 휠 베이스 3.7모델의 경쾌하고 안정적인 달리기가 무척 인상 깊었었는데, 이후 롱휠베이스 모델들은 그 경쾌함이 조금 부족했었다. 이번 시승차도 마침 스탠다드 휠베이스 인데다 출력은 그 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높다보니 달리기가 무척이나 경쾌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부족함을 느낄 수 없다.

0~100km/h 가속에 걸리는 시간이 5.7초이니 웬만한 소형 스포츠카 수준이다. 가속력뿐 아니라 연비에서도 장점을 보이는 8단 자동 변속기가 장착되다 보니 100km/h로 주행할 때 회전수는 불과 1600rpm에 머문다. 급가속 기준으로 각 단의 변속속도를 살펴보면, 60, 90, 140, 180km/h에서 변속한다. 그리고 210km/h에서 속도제한에 걸린다. 아니 왜 210km/h일까? 독일 자동차들은 자율적으로 250km/h에서 속도제한 했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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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로 주행하다 레버 옆의 버튼을 누르지 않고 기어레버만 아래로 한번씩 내릴 때마다 D와 S모드가 번갈아 바뀐다. 8단 1,600rpm으로 달리고 있다가 S모드가 되면, 7단으로 내려가면서 회전수는 2,000rpm으로 높아진다. 늘 이야기해 왔지만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S모드는 참 좋은 기능이다. 자동 변속의 편리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확실히 더 스포티한 주행을 선사해주니 말이다. 벤츠나 BMW의 S모드보다 좀 더 스포티하게 세팅되어 있다.

MMI의 CAR를 선택하면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를 통해 컴포트, 오토, 다이나믹 운전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이들 3가지 모드는 자동차가 각각의 모드에 맞게 알아서 세팅해 주는데, 네번째 인디비주얼을 선택하면, 엔진/기어박스, 에어 서스펜션, 스티어링, 벨트 텐셔너를 각각 컴포트, 오토, 다이나믹 중 개인이 원하는 상태로 설정할 수 있다. 엔진/기어박스를 다이나믹으로 선택하면 기어에서 S모드를 선택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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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는 오토나 컴포트로도 만족할 만한 주행이 가능하다. 충분히 안락하면서도 안정감에서 모자람이 없는 정도다. 즉, 어떤 선택에서도 고속 주행 안정성은 탁월하다. 독일차라는 타이틀이 어디 가겠는가? 특히 에어서스펜션이 장착되어 있어 다이나믹을 선택하더라도 분명 컴포트와 차이가 나긴 하지만 극도의 하드코어를 지향하지는 않는다. 결국 유러피안 럭셔리 세단이 허용하는 안락함과 주행안정성의 경계 안에서 개인의 취향과 주행 상황에 최척화 할 수 있다고 하겠다.

굳이 비교하자면 S클래스의 안락함이나 7시리즈의 예리함과는 또 다른 안정감이 A8에서는 느껴진다. 아니 그래왔었다. 그래서 A8을 타면 늘 마음이 놓인다는 느낌을 받곤 했었다.

물론 에어 서스펜션은 차고 조절이 가능하다. 콰트로 시스템과 에어 서스펜션이 협공을 하면 웬만한 오프로드도, 눈길도 걱정 없다. 콰트로 시스템 덕분에 코너를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돌아 나갈 수 있으며, 경쟁 대형 세단들의 발이 모두 묶여 버리는 눈길에서도 A8은 유유히 달릴 수 있다.

주행성능 이외에 차를 정차시킬 때 브레이크가 다소 예민해 정차하기 직전 울컥하는 반응이 쉽게 나타난다. 부드럽게 차를 정지시키려면 브레이크에 상당이 높은 수준의 긴장감을 더해야 가능할 정도다. 예전 아우디 차들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단점이다.

알루미늄 통뼈, 뉴 아우디 A8 4.2 콰트로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은 차가 많은 도시 고속도로에서도 오른 발에 휴가를 선사한다. 뉴 A8에 장착된 ACC는 차가 완전히 정차할 때까지 작동하는 최신형이다. 그저 스트어링 휠만 잡고 차선을 따라가 주기만 하면 정해 놓은 속도로 달리기도 하고, 차가 많으면 앞 차와 속도를 같이해서 알아서 달려주기도 한다. 차가 너무 막혀서 앞차가 정지하는 상황에는 알아서 차를 세워준다.

앞차에 맞춰서 차가 정지하더라도 몇 초 이내에 앞차가 다시 출발하면 A8도 자동으로 다시 출발한다. 하지만 정지한 상태로 수 초가 지나면 주차 브레이크 상태로 전환되지만 출발할 때 엑셀을 한번만 살짝 밟아주면, 원래 설정해 놓은 속도와 차간거리를 다시 기억해서 자동 주행이 가능하다. 한번 맛들이면 좀처럼 헤어나올 수 없는 편리함이다. 하지만 급하게 끼어드는 차가 있거나 톨게이트에 진입할 때 등의 상황에서는 아직 주의가 필요하다.

알루미늄 통뼈, 뉴 아우디 A8 4.2 콰트로

차간 거리는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1단계는 차간 거리를 가장 가깝게 설정하는 것인데, 속도가 높은 상태에서는 앞차에 거의 닿을 정도라고 느낄 위치에서 급하게 브레이크가 잡힌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경우에도 브레이크가 작동할 때 관성을 좀 크게 느끼게 된다. 반면 2단계나 3단계를 설정하면 앞 차와의 거리를 좀 더 멀리 유지하는데, 브레이크가 비교적 부드럽게 작동한다. 하지만 bumper to bumper 상황에서는 앞차와의 거리가 좀 멀다 보니 수시로 옆차선에서 차들이 끼어드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결국 교통 흐름이 좋을 때는 2, 3단계가 적당하고, 차가 많이 막히는 구간에서는 1단계로 설정하는 게 좋겠다.

아우디는 새로운 모델을 선보일 때 마다 회사의 슬로건처럼 기술을 통한 진보를 실현해 오고 있다. 뉴 A8 역시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의 최고급 모델이 지녀야 할 현존 최고의 기술을 담아 또 한번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가격은 뉴 아우디 A8 4.2 FSI 콰트로가 1억 4천만원,4.2 FSI 콰트로 RSE가 1억 5,700만원이다.

알루미늄 통뼈, 뉴 아우디 A8 4.2 콰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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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아우디 A8 4.2 콰트로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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