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친환경차 만드는 친환경 공장, 토요타 츠츠미 공장을 가다 (1)

발행일자 | 2013.05.29 15:40

#1 토요타의 친환경 공장은 어떤 곳?

▲ 공장엔 숲을 조성했고, 지금은 반딧불 등 희귀 곤충이 살고 있다.
<▲ 공장엔 숲을 조성했고, 지금은 반딧불 등 희귀 곤충이 살고 있다.>

“토요타 츠츠미 공장 시설은 화려하거나 새롭지 않다. 1970년에 지어진 탓에 ‘낡았다’는 표현이 어울릴지도 모른다. 게다가 최신 설비 가득한 공장을 두고 굳이 왜 오래된 이곳을 방문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공장을 직접 둘러보기 전까지는...”

◈ 하이브리드의 산실 츠츠미 공장


지난 5월22일, 토요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산실인 ‘츠츠미 공장’을 찾았다. 일본 아이치현 토요타시(市)에 있는 이 공장은 밖에서 보기엔 어떤 시설인지 쉽게 알아차릴 수 없다. 높은 콘크리트 담벼락 대신 넝쿨이 벽을 이루며, 수많은 나무와 자연스레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다. 게다가 몇몇 건물은 녹색 잎으로 뒤덮여 있다.

공장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내부로 향했다. 둘러볼 제작공정은 프레스, 용접, 도장 순이다. 프레스 공정은 철판을 고압으로 눌러 모양을 만드는 과정이다. 요즘엔 자동차 회사들이 꽤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정이다. 강하게 만들어야 철을 덜 쓸 수 있고, 차 무게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철판들은 스팟 용접으로 차체 틀을 갖춰간다. 무려 4,000군데를 용접해야 하지만, 1,500여대의 로봇 팔이 쉴 새 없이 달려들어 순식간에 작업을 해치운다. 자동화율은 95%에 이른다. 용접공장에는 총 480명이 일을 한다. 오전 6시쯤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2교대로 운영된다. 주로 기계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로봇에 문제가 없는지 살피는 건 기본, 로봇이 할 수 없는 미세용접은 사람의 몫이다.

가용접 상태의 철판들이 조립되며 점차 틀을 갖게 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차체를 ‘화이트보디’라고 한다. 숙련된 작업자들이 손으로 만지며 차체 표면을 검사한다. 이상이 발견되면 여러 단계의 사포로 매끈한 면을 만들어낸다. 깨끗한 칠을 얻기 위해서다.

▲ 츠츠미 공장 내부
<▲ 츠츠미 공장 내부>

이어 들른 곳은 조립공장으로, 도장이 완료된 반 조립 상태의 차들이 자동으로 이동하는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작업자들이 있는 곳에선 차체가 작업자 머리 위로 지난다. 차 아래 여러 부품을 보다 쉽게 조립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여기서 토요타 특유의 방식을 엿볼 수 있었다. 수요가 유동적이라면, 생산도 유동적으로 실현한다는 게 토요타 방식이다. ‘Just in time’이라는 말도 여기서 나왔다. 불필요한 재고가 쌓이지 않아 완성차 회사와 부품사 모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지도카(자동화)라는 것도 강조했다. 각 공정에서 품질을 만들어낸다는 개념이다. 불량품을 다음 공정으로 보내지 않겠다는 것. 회사를 설립한 토요타 기이치로의 ‘자동직기’에서부터 시작된 품질혁신이념을 이어받았다고 볼 수 있다.

▲ 토요타 츠츠미 공장에선 많은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만들어진다.
<▲ 토요타 츠츠미 공장에선 많은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만들어진다.>

다음으로는 도장 공정을 마친 차들의 외관 검사 장면을 지켜봤다. 형광등을 환히 비추며 검사원이 차 외관 곳곳을 꼼꼼하게 살핀다. 이어 들른 조립공정은 스티어링 휠의 조립각도를 조정하거나, 타이어 위치도 바르게 한다. 헤드라이트도 문제가 없는지 각종 기기로 측정하며 조정한다. 이후 주행검사와 브레이크 검사가 진행되고, 엔진룸과 구동부 검사도 이뤄진다. 1,500여개 항목을 모두 합격해야 소비자들에게 내놓는 ‘완성차’로 인정받게 된다.

▲ 지붕은 솔라 패널로 뒤덮였고, 만들어진 전기는 공장 사용량의 절반쯤을 책임진다.
<▲ 지붕은 솔라 패널로 뒤덮였고, 만들어진 전기는 공장 사용량의 절반쯤을 책임진다.>

◈ 친환경차 만드는 친환경 공장

공장 관계자에 따르면 이곳은 1999년부터 배출물 제로를 달성했고, 2007년부터 본격적인 친환경 활동을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태양광 발전 시설을 예로 들 수 있다. 공장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서 공장 전력의 45%쯤을 충당하고 있다. 발전소에서 끌어오는 전기를 줄일 수 있으니 회사는 물론,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서로 이득이다. 불필요한 전력 생산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건물 바깥엔 광촉매 도료를 칠했다. 식물이 빛과 반응해 광합성을 하듯 건물의 벽이 화학작용을 통해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등의 역할을 한다. 포플러 나무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4000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공기 청정 효과를 낸다고 한다. 또한 공장 바깥엔 아스팔트 주차장 일부를 없애고 ‘숲’을 만들어 놨다. 연못엔 잉어가 헤엄치며, 조성된 숲엔 희귀 곤충도 산다. 또한 지역 주민들과 함께 5만여그루의 나무를 공장과 그 주변에 심기도 했다.

‘친환경 자동차’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하이브리드 차’다. 그 중에서도 토요타는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츠츠미 공장은 ‘프리우스’ 글로벌 생산의 64.5%를 책임지며, 전체 하이브리드 중에서도 무려 32.2%를 만들고 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토요타의 모든 공장 중에서 ‘친환경 공장’의 모범 사례로 손꼽힌다고 한다. 친환경차를 만드는 공장부터 ‘친환경’을 실천하는 셈이다.

아이치현(일본)=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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